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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로 드러난 경기동부와 진중권의 실체

종북세력 비판하고 탈당했던, 심상정, 노회찬, 조승수까지 끌어들여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대표가 여론조작 문제로 후보를 사퇴했을 때, 진중권은 다음과 같은 멘션을 트위터 상에 올렸다. “운동권 내에서만 떠돌던 ‘경기동부연합’이라는 조직의 이름이 밖으로 드러난 게 가장 큰 타격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정희란 인물을 경기동부연합과 완전히 동일시할 수는 없죠. 둘은 좀 다릅니다” 경기동부연합은 이번 사태 과정에서 처음으로 언론에서 공식화되었다. 이 조직은 무엇이며, 진중권이 이정희를 경기동부에서 분리시킬 수밖에 없는지, 이 사건에 야권 전체가 종북세력에 끌려갈 수밖에 없는 비밀이 담겨져있다.

구 민주노동당 당권파인 NL(민족자주파)계열을 현재 ‘경기동부연합(이하 경기동부)’이라 부른다. 주로 경기 성남 지역에 활동가들이 많아 지역명이 들어갔지만 전국적인 계파이다. 이들 경기동부의 기관지나 다름없는 민중의소리는 ‘경기동부와 친박계는 어떻게 다른가’에서 “진보운동 내부에서는 정파를 ‘의견그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 정파의 유력정치인이 등장하거나 실제 정파 내에서 주도력을 발휘하는 인물이 있어도 진보진영 내부에서는 그를 ‘수장’이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설명해놓았다.

실제로 경기동부에 대해서는 조직의 수장이 누구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오히려 친박계든 친이계든, 친정동영계든 조직의 수장이 책임지는 기성 정당의 정파보다 더 큰 패악을 부리기도 한다. 사실 상 조직 자체가 지하서클화 되어있어, 정상적인 민주주의적 절차로 의사결정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진중권, “주사파는 김정일, 김일성 초상화 앞에서 묵념하고 회의한다”

이들 경기동부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가장 신랄하게 비판해온 인물은 진중권이다. 진중권은 민노당 시절 주사파(경기동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비판한 바 있다.

“당 논평에서 북한을 약간 건드리니까 딴지가 들어오지요. 당내에 프랙션 하러 기어 들어와 있는 쥐사파 애들, 이 참에 확실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도대체 북한이 민중의 생명을 볼모로 잡고 조폭적 행태를 보이는 마당에, 그거 좀 비판했다고, 그것도 아주 완곡한 어법으로 비판했거늘, 저렇게 히스테리컬한 반응을 보입니다. 저것들이 정상입니까? 아무리 북조선이 좋다고 해도 그렇지, 어떻게 핵무기를 들고 설치는 것을 잘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저것들, 미친 놈들 아닙니까? 저런 미친 놈들 하고 무슨 당을 같이 합니까?”

진중권은 또한 “주사파는 김정일, 김일성 초상화 앞에서 묵념하고 회의한다", "배고픈 탈북자가 두만강을 건너다 익사했다는 소식에 주사파는 '남한에도 여름에 익사 사고가 있지 않느냐'는 정신 나간 사람들"이라 맹비난해왔다.

진중권을 비롯, 심상정, 노회찬, 조승수 등 PD계열 운동정파에서는 민노당의 경기동부의 패권적 행위를 비판하며, 2008년 집단 탈당 진보신당이라는 정당을 창당했다. 이들은 “김일성주의에 빠져 패권주의로 민노당을 장악한 자주파와 결별하는 것만이 진정한 진보정치의 시작”이라며 “당 다수파와의 결별 이후 그토록 원했던 진보정치를 위해 새로운 진보정당을 창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딴지일보 정치부장 물뚝심송이 ‘우리 안의 괴물 경기동부’라는 칼럼을 게재하여 이정희 대표의 여론조작과 맞물려 큰 화제가 되었다.

“이정희 본인이 자신이 물의를 일으키는 것을 인정하고 사퇴할 수 있을까? 없다. 그에게는 출마, 그리고 사퇴 등 보통의 정치인이라면 자신의 의사가 최우선 결정 요인으로 작용할 만한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도 자신의 의사보다 더 우선적으로 작용하는 집단의 결정이 머리위에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정희라는 젊은 정치인이 민노당에 이어 통합진보당의 대표자리에 있는 것조차 그들이 결정한 거다. 정진후, 윤원석 모두 마찬가지다”

경기동부라는 주사파 정파에서 이정희, 윤원석 등의 결정을 대신 내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개인적으로 사퇴하고 싶어도, 사퇴를 하지 못하고 시간을 허비했던 이유도 바로 경기동부의 조직에서 결정을 내려야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008년 심상정, 노회찬, 조승수 등의 탈당 후 진보신당 창당으로 최대 위기를 맞을 뻔 했던 경기동부는 이정희라는 차세대 스타를 배출하며 약진했다. 특히 심상정, 노회찬, 조승수는 총선이 다가오자, 과거의 주사파 비판과 진보신당의 동지들을 뒤로 하고 다시 경기동부가 장악한 통합진보당으로 합류한다. 진중권 역시 마찬가지였다.

진중권은 통합진보당이 중심이 된 야권연대를 지지하며, 이정희 대표를 엄호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곽노현 후보 매수 사건, 나꼼수 선관위 조작 사건 등등에서, 진영과 관계없이 옳고 그름을 가려야한다 주장했던 논객 진중권이 이번 이정희 대표의 여론조사 조작 사건에 대해서는 정략만을 주장해온 것이다.

진중권은 이정희 대표의 여론조작이 드러나자“조작의 시도를 했다고 결과까지 조작의 산물이라 볼 수는 없죠. 표차가 꽤 난 것으로 아는데... 지역 유권자의 여론이 그런 걸 어떡합니까”라며, 이정희 대표 측을 두둔했다.

특히 그는 “이번 사태의 경우 이정희가 적어도 그런 일을 사주했을 거라고는 보지 않아요”라며 이정희 대표 측의 해명에 근거없이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민주당 경선불복자들 다시는 당에 받아들이지 말라" 협박성 멘션까지

이정희 대표 등의 여론조작에 반발하여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는 민주통합당 김희철 의원 등에 대해서는 “민주당에 촉구합니다. 이번에 경선에 불복하는 자들, 다시는 당에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천명하세요”라고 경고성 멘션을 날리기도 했다.

여론조작이 확인된 관악을에 대해서는 “이정희-김희철, 재경선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나머지 민주당 후보들은 구질구질하게 굴지 말고 깨끗이 승복하시고. 야권연대를 원한다면, 민주당에서 당적 차원에서 정리해야 합니다. 판 깨지 않기를 바랍니다”라며 논객의 신분을 잊고 사태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진씨가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노골적으로 이정희대표 측을 두둔하며 양당이 힘을 합치라고 선동하는 이유는 눈앞에 다가온 총선 탓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진씨는 “이제 문제의 이상적 해결을 기대할 시점은 지났습니다. 이번 총선의 가장 큰 이슈는 '정권심판'이라는 점 잊지 맙시다”, “최소한 연합해서 과반은 넘겨야죠. 이번 선거가 이길 수 있고, 또 이길 겁니다”라며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승리를 기원했다.

이정희 대표가 사퇴하자 그는 “이정희란 인물을 경기동부연합과 완전히 동일시할 수는 없죠. 둘은 좀 다릅니다”라는 해괴한 왜곡을 시도한다. 이정희 대표가 경기동부가 배출한 인물로서, 국회의원직과 당대표직을 맡게 된 과정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진중권은 대체 왜 이를 분리시키려 드는 것일까?

경기동부에 대해서는 통진당 내 다른 정파들이 모두 비판하지만, 경기동부가 주도한 야권연대의 승리는 권력을 탐하는 세력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경기동부를 예찬할 수는 없어도, 경기동부가 주도한 야권연대의 마스코트 이정희를 부정해서는 야권연대 승리를 주장할 수조차 없게 된다. 진중권이 이정희를 경기동부와 분리하여, 이정희 예찬론을 펼치는 것도 이러한 정략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진씨의 나꼼수 비판만 보고 합리적 진보라 추켜세웠던 보수진영, 머쓱해져

진씨는 2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서는 관악을에 대해서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이 무공천하자고 주장하면서도 "민노당 계열 내 특정한 계파의 문제일 뿐 총체적인 문제점은 아니다” 애써 사태를 축소하고 있다.

역사와 노선이 확연히 다른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오직 총선과 대선 승리만을 노리고, 조작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사적 회사의 여론조사 결과만으로 후보를 선정하는 위험성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것이다. 이에 보수진영에서 진씨의 나꼼수 등 비판만 보고, 그를 합리적 진보라 추켜세웠던 인사들은 머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기동부는 야권 전체로 보면, 큰 세력이 아니다. 그러나 단단한 결집도를 통해, 이들 비판세력이었던 진중권, 노회찬, 심상정, 심지어 유시민까지 권력을 위해 야권연대 판에 끌어들였다. 경기동부가 야권의 권력이 된 이유, 바로 옳고 그름과 진실을 가리고, 오직 권력만을 위해 돌진하는 기회주의 세력 때문인 것이다. 이정희의 여론조작 사건으로 경기동부는 물론 이 권력에 빌붙으려는 기회주의 세력의 실체까지 한 번에 드러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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