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이 추석을 앞둔 17일, 당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한다.
정 고문은 편지에서 “민주주의의 위기가 도래하자 국민이 민주당을 쳐다보기 시작했다”며 “민주당의 존재이유는 무엇일까? 민주당의 존재이유는 민주주의 아닐까. 탄생부터 지금까지 60년 민주당의 역사는 민주주의를 지키고 만들고 되찾기 위한 역사였다”고 주장했다.
정 고문은 편지 곳곳에 “다시 민주주의입니다”라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며, “(민주당이 없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여왕처럼 통치하고 우아하게 군림할 것”이라며 “기득권 세력은 지역 차별, 빈부 차별, 계층 차별의 심각한 격차사회가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라며 쾌재를 부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지지율은 미소로 관리하고 통치는 공안으로 끌고 간다는 신종 유신통치가 시작되는 느낌”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현 시국과 관련해선 “현직 검찰총장을 언론과 권력이 짜고 몰아내는 사태를 지켜보면서 우리 사회에 스멀스멀 공포의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다”며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당원들이 결기를 모아줄 것을 촉구했다고 한다.
시국을 바라보는 입장차이는 정파이해에 따라 있을 수밖에 없지만, 한 때 민주당 후보로 대한민국 대통령에 출마한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민주당의 역사를 제대로 공부해 당원들에게 오도(誤導)시키지 말아야 할 책임이 있다.
무엇보다 '야권연대' 라는 미명하에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한 종북정당과 손잡은 책임에서 정 고문도 그리 자유스럽지 못한 상황에서, 그로인해 오늘날 민주당의 위기를 자초한 책임을 '석고대죄' 해야한다.
통진당은 과거 종북세력이 주축인 민노당이 당의 주축을 이루고 있고, 민주당은 그와는 분명하게 차별화된 노선의 역사를 갖고 있는 정당이었지만 한명숙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를 간과하며 무원칙한 야권연대로 패배를 자초한 책임을 누군가는 져야 하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민주당은 현 동아일보 창간자인 인촌 김성수 등 호남의 지주계급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창당한 한민당이 그 뿌리이다. 이에 이승만 대통령과 함께 건국 일등공신들인 신익희 전 국회부의장, 조병옥 전 경무대장이, 이승만 대통령의 독재에 항거하며, 김성수 등 한민당 세력과 합당하여 1955년에 창당된 것이 바로 민주당이다.
이 민주당은 장면, 박순천, 유진산, 김영삼, 김대중으로 이어져 내려온다. 이러한 민주당이 역사적으로 종북주의 노선을 따랐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심지어 김대중의 민주당 시절에서도 현재의 종북세력과 손을 잡고 선거를 치른 적이 없다. 구 민주계가 비난하는 노무현조차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또한 민주당은 김대중 대통령 집권 시절 IMF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스탠다드식 개방형 금융 및 경제개혁을 단행한다. 이는 군사정권 시절의 관치경제를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방안이었다. 그래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시로 FTA를 연구를 시작했고, 이 연구보고서를 검토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한미FTA를 추진한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근거로 볼 때, 민주당의 정통성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건국과, 4.19 등을 기점으로 한 민주화, 그리고 세계화를 위한 개방이다. 민주당이 그리 떠받들어 모시는 김대중 전 대통령도 누구보다 이런 개혁·개방에 앞장섰던 인사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내 좌파인사들은 선거용으로 김대중을 떠받들고 정작 그 정책은 김대중의 노선과는 달리 완전히 폐쇄주의적 쇄국좌파 노선을 따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민주당의 한명숙 대표는 지난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지금 간첩단 사건의 진원지인 통진당 세력과 오로지 총선과 대선승리만을 위해 원칙과 철학도 없이 손잡았다.
총선결과 민주당은 통진당과의 야권연대를 통해 덕을 본 게 거의 없었다. 민주당내 중도성향의 표심이 날라간 것을 비교해보면 종북세력과의 야권연대를 통해 오히려 손해만 본 것이다.
오히려 민주당의 핵심거점지역인 서울 관악구, 경기 성남, 전남 순천·곡성, 광주 서구, 남원· 순창 지역을 당시 통진당에게 내준 결과를 초래했다.
그로인해 지금 종북논란이 일고 있는 통진당은 이들 지역에서 이상규, 김미희, 오병윤, 김선동 의원 등이 당선됐고, RO 조직의 총책인 이석기 의원과 김재연 의원 등을 비례대표로 배출시켰다.
반면 이들 세력에 맞섰던 관악구 민주당 김희철 후보,성남중원의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 순천 곡성의 민주당 노관규 후보, 광주에선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 남원의 이강래 후보 모두가 통진당 후보들에게 졌다.
이를두고 지난해 대선기간 순천 아랫시장을 방문한 민주당 손학규 고문은 통진당과 무원칙한 야권연대를 한 민주당 지도부의 잘못된 판단을 한 점에 대해 순천시민에게 사죄했다.
지난해 대선 역시 민주당이 패한 결정적인 이유도 국정원의 댓글이 아닌 통진당 대선 후보 이정희가 TV토론서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출마했다”는 발언이었다.
이정희 이 발언으로 최종 후보선택을 하지 못한 중도표심과 50대 이후 세대들이 완전히 돌아선 것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국정원 사건, 채동욱 검찰총장 사건 등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하루에도 신문· 방송· 인터넷· SNS 등 각종 매체를 통해 너무나 상반된 여론을 접하고, 그에 따른 판단을 내린다. 단순 댓글 몇 개에 의해 넘어갈 바보 국민들이 아니다.
정 고문은 민주당과 통진당이 박근혜 대통령을 그리 비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70%에 육박한 반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20% 이하로 계속해서 추락한 이유를 알아야 한다.
박 대통령을 마치 독재자로 폄하하는 정 고문은 70%를 넘나드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도 독재의 강압에 의해 나온 지지율로 생각하는지 모르겠으나, 한 때 대통령 후보를 했던 분이라면 이 정도의 지지율에 대해 국민들의 마음이 과연 어디에 있고, 무엇을 바라는 줄은 알아야 한다.
그런 국민들을 향해 “지금 민주당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국정원과 청와대와 기득권 세력들이 만세를 부를 것”이라며 “민주당이 없는 세상에서 국정원은 제멋대로 인권을 유린하고 정치 개입하고 선거마다 공작을 벌일 것”이라고 주장하면, 이는 한때나마 민주당을 아꼈던 筆者를 포함해 대한민국 전체 국민들에 대한 모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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