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진품명품> 진행자 교체에 반발해 제작진과 함께 파행 논란을 일으켰던 윤인구 아나운서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아나운서는 지난 4년 동안 <진품명품> 진행을 맡아오다가 사측의 ‘MC 교체’ 지시에 불복하고 지난 10월 31일 녹화 파행 현장에서 제작진과 함께 녹화를 준비하는 등 행동을 같이 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25일 ‘이게 웬일입니까’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사측을 맹비난했다.
제작진은 “그(윤인구 아나운서)가 MC교체에 대한 통보를 언제, 어떻게 받았는지 모르지만 제작진만큼 황당했을 것”이라며 “연출자들이 MC교체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기존MC가 프로그램 녹화장에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작진은 “시청자와 직접 대면하는 MC로서, 연출자가 수차례 바뀌는 긴 시간을 그가 이 프로그램에 쏟은 애정은 남달랐을 것”이라며 “일방적 MC교체는 그런 그에게 시청자와의 고별인사를 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이건 윤 아나운서 뿐 아니라 시청자에 대한 만행”이라며 “그런 만행을 저지른 자들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해서 징계를 내려야 마땅하거늘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고 징계 절차를 밟는다니 소가 웃을 일이 따로 없다”고 비난했다.
제작진은 윤 아나운서 징계위원회 회부 사실을 ‘제작 자율성’에 대한 심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인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나 <진품명품> 사태와 관련해 회사의 정당한 지시를 따르지 않은 것은 명백한 사규 위반이라는 지적이다. MC 교체가 MC선정위원회라는 정상적 내부 절차를 거쳐 이루어진 것임에도 윤 아나운서가 제작진의 일방적 반발에 부화뇌동해 ‘MC 교체’ 지시에 불복한 것은 문제라는 내부 지적이 나온다.
KBS의 한 관계자는 폴리뷰 측과의 통화에서 “정당한 회사 지시를 거부하는 것은 당연히 사규위반”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S 선재희 홍보팀장은 “인사위원회의 업무는 비밀 절차로 진행되기 때문에 나중에 결과가 나오고 공지로 떠야 우리도 알 수 있다”며 “(윤인구 징계위원회 회부 문제는) 절차상 인사위원회 회부 여부가 공개되지도 않고, 또한 공개해줄 수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KBS의 한 관계자는 윤인구 아나운서 등 <진품명품> MC 교체 논란과 관련해 “윤인구 교체가 부당한 것은 아니다”라며 “4년이나 진행했는데 뭐가 부당한가? 그는 다른 프로그램도 맡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아나운서가 현재 KBS의 대표적 프로그램 중 하나인 <아침마당>도 진행하고 있는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또 제작진과 관련해 “이번 사건에 대해서 다른 직종 KBS 직원들이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자기들 주장만 관철시키려하고 다른 직종 사람들의 입장 따위는 고려하지 않으려기 때문에 ‘그럼 우리들은 뭐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면서 “PD들의 주장은 자신들이 결정한 건 아무도 건드리지 말라는 거다. 내가 선정하고 이 방향으로 가고자 하니, 회사도 그 누구도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정일 방송을 하든 김정은 방송을 하던 회사는 간섭하지 말고 PD들이 다 알아서 하겠다는 것”이라며 “그게 이번 진품명품 사태 파문의 갈등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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