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유력설’ ‘에이스설’ 등으로 김종국 현 MBC 사장의 연임 지지의사를 내비쳤던 좌파진영 매체 비평 웹진 미디어스가 돌연 김종국 사장을 ‘김재철 키즈’로 분류하며 비판에 나섰다.
언론노조 MBC본부(본부노조)가 12일 사장 공모가 마감되자 느닷없이 김 사장을 ‘김재철 키즈’로 분류하며 반대 성명을 냈기 때문이다.
미디어스는 13일 기사 <이진숙 등 ‘김재철 2세’ 사장 되면 MBC 미래 없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13명의 지원자 가운데 연임을 노리고 있는 김종국 현 사장을 비롯해 이진숙 워싱턴지사장, 안광한 MBC플러스미디어 사장, 전영배 MBC C&I 사장 등 ‘김재철 키즈’라고 불리는 이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면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이성주, 이하 MBC 노조)는 13일 발표한 성명에서 김종국 사장, 이진숙 지사장, 안광한 사장, 전영배 사장 등을 ‘김재철 키즈’라 규정하며, 이들이 MBC의 신뢰도와 경쟁력을 곤두박질치게 했다고 지적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조가 발표한 성명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본부노조는 이진숙 지사장 (김재철의 입’ 역할을 수행), 안광한 사장(보복성 징계), 전영배 사장(신경민 사퇴 압박, 편파보도) 등에 대해 비난을 퍼부었다.
김종국 사장에 대해서는 “김재철 사장 시절 강압적인 지역사 통폐합(경남MBC)을 주도했고, 상여금 체불과 보복을 위한 인사제도 개악 등으로 구성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언론노조 탈퇴 종용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고, 올해 초 “2012년 MBC 파업이 정당했다”는 판결에 불복하는 신문광고를 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본부노조는 이들을 싸잡아 “수십 년 시청자들에게, 구성원들에게 자랑스러운 공영방송이었던 회사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그 반대급부로 온갖 자리와 특혜를 누렸으면서 사장직에까지 도전하는 뻔뻔함에는 혀를 내두를 뿐”이라며 “이들끼리 벌써부터 ‘누가 더 노조를 강압적으로 누를 수 있는가’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는 말까지 들린다” “이들 중 누가 사장이 되더라도 ‘증오와 보복 경영’으로 일관할 것임은 불 보듯 뻔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김 사장에 대한 본부노조의 이러한 비판은 이전과 다르지 않은 것으로, 노조는 김 사장에 대해 비판은 하되 김재철 전 사장과는 선을 긋고 다르게 평가했었다.
실제로 정영하 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장은 미디어스와 최근 인터뷰에서 연임에 도전하는 김 사장에 대해 “김재철 전 사장은 악명이라도 얻으면서 자기 지지 세력을 만들기도 했는데, 김종국 사장은 그러지 못해 결과적으로 보면 더 안타깝다”고 말하며 우호적 태도를 보였었다. 2012년 MBC 파업을 주도한 노조위원장 정 전 본부장의 이 같은 발언은 김 사장에 ‘나쁘지 않은 감정’을 가진 본부노조의 대체적인 분위기를 반영한 게 아니냐는 의미로도 해석됐다.
그런데 노조는 이번 성명에서 돌연 김 사장을 ‘김재철 키즈’로 분류하며 노골적 반대 주장을 하고 나온 것이다. 불과 보름여 만에 본부노조의 이 같은 정반대의 태도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자유언론인협회 박한명 사무총장은 “김종국 사장 연임을 돕기 위한 노조의 전략 같다”고 분석했다.
박 사무총장은 “노조가 현실적 판단으로 김종국 사장 연임을 지지한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정황으로 증명이 되고 있다”며 “그러나 현 정권에서 노조가 김 사장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반대로 연임의 가능성을 떨어뜨린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그렇기에 불과 얼마 전까지는 지지하다가 이제와 갑자기 ‘김재철 키즈’로 황당하게 몰아붙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종국 사장을 김재철 키즈로 억지로 집어넣음으로써, 정권과 방문진에 ‘자, 봐라 우리는 김종국도 반대한다’는 시그널을 보내 역으로 언론노조 편향 행보를 줄곧 걸어온 김 사장에 주저하는 여권과 방문진의 갈등을 없애자는 것이다. 일종의 페이크 모션”이라며 “하지만 노조의 어설픈 전략은 먹히지 않을 것이다. 이미 김 사장이 차기 MBC 사장으로서 부적격이라는 점은 보수우파진영에 널리 공감대가 형성됐고, 방문진이 이를 외면하고 그야말로 오판을 하게 된다면 그 후폭풍은 정권이 전적으로 감당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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