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방송문화진흥회가 MBC 차기 사장 후보 최종 3인에 안광한 MBC 미디어플러스 대표이사, 이진숙 워싱턴 지사장, 최명길 인천총국 부국장을 선정하자 언론노조 기관지 미디어오늘은 “MBC 차기 사장은 ‘김재철 체제’ 인사의 선임이 거의 확실시 된다”며 알레르기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MBC 신임 사장 공모기간이었던 지난 10일에도 <‘김재철의 입’ 이진숙, MBC사장 출마?>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이진숙 불가론’을 지피며 MBC 사장 출마설에 공포감을 드러낸 바 있는 미디어오늘은 3배수에 이름을 올린 최명길 인천총국 부국장에 대해선 “변수로 작용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진숙과 안광한, ‘김재철 체제’가 계속 이어진다는 걸 의미한다”는 MBC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이어 “이진숙이 사장이 된다면 제어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 다가올 것”이라는 조합원과 “그야말로 MBC가 회생할 수 있는 길이 막혔다는 암담한 생각만 든다. 앞으로는 신뢰도 공정성 공영성이란 단어를 언급할 수도 없을 것 같다. MBC를 망하게 하려는 의도”라는 기자의 말을 전하며 “‘김재철 체제’ 청산이 물 건너간 MBC의 경쟁력 회복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방송사 경쟁력의 제1원동력인 스타급 직원들이 줄줄이 MBC를 떠났다”며 손석희 전 교수, 최일구 전 앵커 등을 거론한 미디어오늘은 “김재철 전 사장의 측근이 새 사장으로 확정된다면, 이런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요약하면, 김 전 사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안 사장과 이 지사장이 사장으로 임명될 경우 MBC가 망할 것이라는 주장인 셈. 그러나 MBC가 최고의 성과를 올린 시기는 다름 아닌 김재철 전 사장 시절이었다. 안 사장과 이 지사장은 김 전 사장을 도와 MBC가 높은 시청률과 매출 성과를 내도록 한 주역이었다.
실제로 MBC는 김재철 전 사장 재임시절, 2010년과 2011년에 각각 605억 원(성과급 292% 지급 후), 740억 원(성과급 352% 지급 후)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최고의 성과를 냈다.
MBC 본부노조가 이끈 170여 일간의 최장기 파업의 여파로 836억 원의 매출 감소가 이뤄진 2012년을 제외하면 '김재철 체제'하에서 MBC 경쟁력은 역대 최고였음이 확인되는 대목인 것.
이 같은 사실은 ‘김재철 체제’가 이어지면 MBC의 경쟁력 회복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미디어오늘의 전망이 언론노조 측의 ‘소망’이 반영된 일방적 전망이라 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MBC의 한 관계자는 “김재철 사장 시절 MBC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건 MBC 구성원 누구라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거짓말도 정도껏 해야 믿어줄 것 아닌가”라며 “MBC가 가장 경쟁력 있었던 시기는 바로 '김재철 체제' 당시였다. '김재철 체재' 청산 없이는 경쟁력 회복이 어렵다니 말도 안 되는 논리전개 방식이다. 기사가 아니라 미디어오늘의 위시리스트를 보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MBC를 떠난 직원들에 대해서도 “그들 대부분은 MBC 경쟁력의 원동력이 아니라 MBC 경쟁력 저하의 원인인 2012년 정치파업의 주역들”이라며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공영방송 MBC를, 나아가 시청자를 볼모로 잡고 파업에 앞장섰던 이들을 어떻게 포장하면 MBC 경쟁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종편을 ‘악’이라 규정하고 미디어법 개정을 막기 위해 반대 운동에 앞장섰던 노조원들의 종편행은 '악'을 '보금자리'로 순식간에 변경할 수 있는 그들의 불가해한 정신세계의 문제이지 '김재철 체제'와 연결 지을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