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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정치를 하고 왜 선거를 하는지조차 모른 지방선거 순천 출마자들

순천시 전역에 나붙은 투표독려 현수막은 순천정치의 현주소와 언론수준을 그대로 보여준 것.


순천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내전역에 '투표독려(投票督勵)' 현수막이 차고 넘쳐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도로변은 이들 현수막으로 뒤덮혀 자동차 운전자의 시야(視野)까지도 가리고 있다.

특히 조례 사거리대로변이나 연향동 일대나 세대수가 많은 아파트 단지 앞은 이들 현수막으로 도배가 될 정도다.

일단 많이 붙이는 게 낫다 싶어 후보들간 경쟁마저 붙었다. 현수막을 내걸지 않은 후보들은 한편으론 불이익을 받을까 조바심이 나기도 한다.

선관위가 당초 이런 홍보제도를 도입한 취지는 말 그대로 유권자들에게 '투표참여'를 독려하기 차원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이런 취지는 온데간데 없고 어떤 후보 현수막은 ‘투표독려’ 글자보다 본인 이름이 훨씬 크게 새겨진 경우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후보는 컨테이너 박스를 이용해 선거사무소를 설치하고 그 주위에 가설재(假設材)를 버팀목으로 삼아 홍보 현수막을 설치하는 경우까지 나타났다.

후보들 입장에선 투표독려를 빙자해 이름 석자 한번이라도 더 알리고 싶겠지만, 이런 식으로 한다한들 유권자들이 그를 기억하고 찍어줄리 만무하다는 게 선거현장을 오랫동안 취재한 筆者의 생각이다.

누차 강조하지만 선거는 후보에 대한 이미지다.

흔히 선거에서 경쟁은 후보들간에 벌어진다고 생각한다.

그건 선거의 본질을 모르는 이야기다.

선거에서 싸움은 사실 유권자의 인지(認知)와 마음속에서 일어난다.

그곳에는 후보자들 뿐만 아니라 여러 변수들이 개입해 싸우기 마련이다.

그래서 사실 선거는 유권자의 머리와 마음속에 후보자신의 공간을 만들고 카테고리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그걸 마케팅에서는 포지셔닝이라고 한다.

포지셔닝은 팩트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받아 들여 지느냐의 수용인지의 차원이다.

그래서 팩트보다는 맥락이 중요하다.

여기서 맥락은 포괄적인 이미지를 의미한다.

지금 순천시 전역에 현수막을 내건 후보들은 이런 부분들을 놓치고 있다.

길거리에 내걸린 '이름석자' 만으로 그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담아가는 유권자는 없다.

차라리 그럴려면 언론인터뷰나 기자회견을 통해 본인의 소신과 정치철학, 살아온 인생을 알리는 게 훨씬 낫다.

그것도 아니면, 길거리에서 하루 종일 겸손하게 고개를 숙여 ‘폴더(folder)인사’를 하는 게 동정표라도 받을 수 있어 나을 수 있다.

이런 단순 호객행위 보다는 훨씬 더 큰 효과적인 홍보수단이 있다.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구체적인 현안에 대처하는 입장과 태도를 밝히는 것이다. 유권자 머릿속에 그 후보의 이미지가 구체적으로 담겨지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언론이 제기한 순천지역 사회의 각종 이슈에 대해서도 본인의 입장을 솔직히 밝히는 게 필요하다.

최근 筆者가 누차 지적한 순천 에코그라드 호텔 사태를 대하는 후보들의 입장과 태도가 이런 점에서 중요하다.

언론 역시 시장이나 도의원, 시의원까지 그룹 별로 소규모 토론회를 개최해 지역현안이나 주요 이슈에 대해 후보들간 입장 차이를 유권자들에게 전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정치를 하는 것이고, 이래서 선거에 출마하는 거다.

선거라는 공간에서 언론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도 이런 점 때문이다.

순천시 전역에 나붙은 ‘투표독려’ 현수막은 왜 정치를 하는 것이고, 왜 선거를 하는지, 왜 언론이 중요한지 조차 모른 후보들이 난무한 순천 정치의 현주소와 언론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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