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환영 KBS 사장이 지난 19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사퇴는 없다”며 사퇴 거부 의사를 명확히 하자, KBS노동조합(KBS노조)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KBS본부노조)는 파업 찬반 투표를 통해 길 사장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KBS노조는 21일 부재자 투표를 시작으로 22일부터 27일까지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또 21일에는 전국 총회를 소집한 뒤 민주광장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할 예정이다.
KBS본부노조도 21일부터 23일까지 KBS 본관, 신관, 별관 및 각 지부 투표소에서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할 예정으로, 비대위의 결정이 이뤄지면 26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준비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대 노조가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으로 알려진 것과 더불어 김주언, 이규환, 조준상, 최영묵 등 야당 추천 KBS 이사 4명도 21일 예정된 제789차 KBS 임시이사회 안건으로 길 사장 해임 제청안을 제출해, 길 사장 사퇴에 대한 압박 강도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한편, 길환영 사장은 19일 기자회견 자리에서 사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대화와 ‘특별공방위’등을 제의하며 “사태가 조기에 마무리되고, 냉정을 되찾아서 kbs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램”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명분 없는 파업 결의, 사장과의 대화도 하지 않고 곧바로 절차도 무시하고 목적도 불온전한 파업을 하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회사 이미지도 훼손될 것”이라 지적한 바 있다.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 KBS 사태에 대해 KBS 한 관계자는 “원만한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를 하자는 사장을 출근조차 하지 못하게 막으며,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이들 노조의 행태를 보면 이들이 진정으로 원한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며 “진영논리와 자신들의 이익에 입각해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구실삼아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김시곤 사태로 불거진 ‘정부 개입으로 인한 불공정 보도’는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철마다 매번 벌이던 파업을 위한 구실일 뿐”이라며 “이제는 과연 이들이 언론인인지 정치꾼인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고 한탄했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am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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