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공영노동조합(제3노조, 이하 공영노조)가 4일 성명을 통해 KBS 사장 선임에 있어 “현재 KBS의 비정상 상태를 정상으로 바로잡을 국가관과 용기의 소유자를 수장으로 선출해야 한다”며 KBS 이사회를 향해 현명한 선택을 촉구했다.
공영노조는 “전례없는 방식으로 길환영 사장이 쫓겨나고 그 후속 사장을 뽑는 일이 진행되고 있다. 세월호 침몰 후 대통령의 해임 재가까지 KBS를 둘러싼 일련의 과정들이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중증 병리 현상의 단면들이라 할 만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한심한 행태를 보인 곳은 KBS이사회”라며 “KBS 운영의 최고기구인 이사회가 불법적인 단체행동과 압력을 단속하기는커녕 거꾸로 그 세력에 굴복해 그들이 하자는 대로 사장해임 표결을 했다. 더 한심한 코미디는 노조, 협회의 세몰이에 떠밀려 길사장을 쫓아내면서도 극구 그렇지 않은 듯한 모양새를 보이려고 이사회가 별도의 해임 사유를 갖다 붙였다는 점”이라고 KBS 이사회의 행태를 비판했다.
이어 “길환영이라는 인물이 결코 훌륭한 사장이라고는 할 수 없으되 그 해임 과정은 노조와 협회의 불법행동, 이사회의 한심한 행태, 그리고 대통령의 무책임한 편의주의가 낳은 결과물로서 향후 KBS의 행로에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고 밝힌 공영노조는 “11인의 이사들에게는 이제 KBS의 사장 선임이라는 새로운 과제가 주어져 있다. 우리는 KBS의 새로운 사장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확고한 국가관”이라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KBS에서는 가장 편향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들만이 가장 중립적이고 민주적이라고 주장하는 세력들이 활보하고 있다. 문창극 총리 후보자에 대한 9시뉴스의 짜깁기 편집과 편향 보도는 그들의 손에 KBS가 점령될 때에 어떤 결과가 빚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예고편이었다”며 “그들의 오류를 지적하거나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온갖 유 무형의 린치가 가해지고 있다. 이제는 이들의 난폭운전을 제어할 견제장치로서 이사회도, 집행기관도, 사규도, 양심적인 집단도 KBS에서는 보이지 않게 된 듯하다. 현재 KBS에는 보신주의에 사로잡혀 이 눈치 저 눈치 살피고 있는 간부들과 KBS호가 침몰해 가는 모습을 걱정스런 눈으로 숨죽인 채 바라보고만 있는 직원들만 드문드문 있을 뿐 이사회의 잘못된 행위와 떼집 단체행동의 부당성을 적극 성토하는 양심적인 비판행위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KBS가 反대한민국의 해방구가 되는 일 없어야
공영노조는 이사회 면접을 앞두고 있는 새로운 사장 후보 6명의 국가관을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 “고만고만한 사장 후보들 중에 그들 입만 쳐다보고서는 누가 더 애국적인 인사인지를 분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기준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장 후보 대부분은 KBS에서 30여 년 이상을 보낸 사람들이니 反대한민국 시류가 극에 달했던 노무현 대통령, 정연주 사장 시절에 어떠한 행태를 보였느냐를 살피는 것이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 북한 정치국 후보위원 송두율 미화, KAL기 폭파범 김현희에 대한 압박이 KBS 다큐로 당당하게 방송되던 시절 그들이 어떤 보직에 있었는지, 무슨 프로그램을 제작했는지를 꼼꼼히 살피는 일은 반드시 거쳐야 할 최소한의 검증 장치”라 밝힌 공영노조는 “새로운 사장의 최우선 임무는 틈만 나면 특정 정치세력의 나팔수 역할을 하면서도 마치 민주투사, 독립투사인양 KBS를 휘젓고 다니는 사람들이 KBS 경영과 프로그램 제작을 장악하도록 내버려두는 어리석음을 막는 일”이라며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에 의해 전파, 토지, 건물, 수신료징수권을 허가받아 운영되는 KBS가 反대한민국의 해방구가 되는 일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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