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이태리 축구선수 이름 자막으로 물의를 일으킨 KBS <걸어서 세계 속으로>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교섭대표노조인 KBS노동조합이 성명을 발표하고 “외주업체 “특혜성 징계”로 시청자의 눈을 속이려 하지 말라”며 경고했다.
KBS는 여행프로그램의 대명사로 시청자에게 널리 사랑받았던 <걸어서 세계속으로>가 이태리 축구선수 이름자막 논란으로 시청자의 거센 비난을 받자 지난 1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경위와 조치계획, 외주제작업체에 대해 사고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 외주제작업체가 작년부터 특혜시비에 휘말린 바 있는 업체로, 이에 대한 재제조치 또한 말뿐인 것으로 드러나 징계조차도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것.
이에 KBS노조는 “문제가 된 외부업체는 KBS출신의 K모 국장이 사장으로 있으면서, 작년부터 KBS프로그램을 대거 수주하여 특혜시비가 있었던 업체”라며 “<걸어서 세계속으로> 프로그램은 해당 외주사에서 제작한 것이 처음이다. 해당 회사만 보고 무책임한 외주PD에게 프로그램 제작을 맡긴 것 또한 특혜가 아닌가 의심되는 대목”이라 지적했다.
이어 KBS노조는 “문제를 일으킨 외주업체에 대해 사측은 “해당 외주사에 <걸어서 세계속으로> 제작금지 조치를 취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처음으로 해당 프로그램을 제작한 외주사에게 <걸어서 세계속으로>만 제작금지 조치를 취하는 것이 과연 징계에 해당하기는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장난에 가까운 이름 자막 논란으로 KBS의 품위는 땅에 떨어져 시청자들의 조소어린 댓글을 보기가 낯 뜨거울 정도이다. 이정도 문제를 일으킨 업체라면 KBS에 발붙일 수 없게 영구히 퇴출시켜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징계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특혜를 계속 부여하겠다는 것은 KBS내부에 해당업체를 비호하는 세력이 있다는 소문을 더욱 증폭시키는 행위일 뿐”이라 지적한 KBS노조는 “만일 KBS의 명예를 실추시킨 문제의 업체를 비호하고 특혜성 제재조치로 시청자의 눈을 가리려 한다면 사장 본인을 해당 업체 비호 세력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 PD출신 사장으로서 해당업무를 모른다는 핑계를 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사장이 단호한 조치로 KBS의 명예를 실추시킨 문제 업체에 대해 일벌백계하지 않겠다면 조합은 이에 대해 강력히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