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조중동’ 등 보수우파 신문에 광고를 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광고 중단 협박을 했다가 2013년 대법원으로부터 유죄를 확정 받았던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공동대표 최용익·박태순·엄재철, 이하 언소주)’가 이번엔 MBC를 타겟으로 삼았다.
언소주는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광고 불매 운동 첫 번째 대상 기업들을 지목하고 압박에 들어갔다. 이 단체 공동대표인 최용익씨는 MBC 출신으로 논설위원을 지냈고 정년퇴임한 인사다.
이에 따르면 언소주는 MBC <뉴스데스크>에 광고를 많이 줬다는 이유로 ‘오뚜기’ ‘기아자동차’ ‘한국타이어’ ‘현대자동차’ ‘불스원’을 제1차 나쁜 방송보도 광고불매운동 대상으로 선정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이 사무총장을 지낸 민주언론시민연합의 방송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다.
언소주는 ‘이달의 나쁜 방송’으로 지난 6월에 이어 7월에도 MBC <뉴스데스크>를 선정했다. 이후 100대 기업에 공지, 한 달 간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가장 많은 광고를 집행한 기업으로 이들 기업들을 선정한 것이다.
언소주에 따르면 MBC <뉴스데스크>에 대한 광고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68개 기업이 광고를 집행했고 이 가운데 (주)오뚜기가 33회 광고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오뚜기는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 중인 LA다저스 소속의 류현진 선수가 광고모델로 활동 중이다. MBC는 메이저리그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로 2017년까지 독점 방송권을 가지고 있다.
오뚜기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광고 모델인 운동선수의 경기를 독점 중계하는 방송사에 광고를 했다가 난데없이 ‘나쁜 방송’에 광고하는 기업으로 낙인찍히는 황당한 경험을 하고 있는 셈이다.
2위는 기아자동차(K시리즈와 카니발 등, 23회)와 한국타이어(티스테이션, 23회), 현대자동차(그랜저, 쏘나타, 아반떼 등 23회)가 공동으로 차지했다. 5위는 (주)불스원(불스원샷, 와이드미러 22회)으로 광고불매운동의 대상이 됐다.
언소주는 MBC <뉴스데스크>를 ‘이달의 나쁜 방송’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공영방송의 책무를 저버렸을 뿐만 아니라, 세월호 특별법 관련 이슈를 계속 외면하다가 정확한 취재와 반론도 없이 사실이 아닌 내용을 고의적으로 보도”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언소주는 7월 '이달의 나쁜 방송'으로 선정된 MBC <뉴스데스크>에 대해 100대 기업 광고 담당자에게 전달하고, 또다시 해당 방송에 붙는 광고를 모니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언소주 행위에 대해 박한명 미디어비평가는 “과거 보수언론을 겨냥한 언소주의 기업 압박과 광고불매운동 행위가 건전한 소비자의 주권 행사가 아닌 명백한 불법 행위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음에도 언론사 보도를 가지고 또다시 같은 행위를 되풀이한다는 건 법도 무시하겠다는 오만한 발상으로 언소주는 대한민국 법 위에 앉은 단체인가”라며 “이미 진즉에 소비자운동으로서 순수성과 가치를 잃은 언소주의 이 같은 광고불매운동은 대다수 국민에게 공감을 얻기 어려울 뿐 아니라 특정 세력의 특정 언론사에 대한 증오와 탄압만 부각시키고 거부감만 더욱 증폭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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