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훈영 기자] KBS공영노동조합(제3노조, 이하 공영노조)는 지난 10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영된 'KBS파노라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세계 경제에 던지는 질문"편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해당 프로그램이 '공정성'과 '균형성'을 유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공영노조는 13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주지하다시피 피케티의 저서 「21세기 자본」은 오랜 연구의 결과물이고 그 또한 현대 경제학에 많은 공헌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를 자본주의 역사와, 토양, 경제 환경이 다른 한국에 적용할 때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의 현실은 피케티가 연구한 대상 국가들과 경제, 사회적 환경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고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바로읽기」라는 책이 나와 있을 정도로 이 주제는 개별국가에 공통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논쟁적인 사안"이라 강조했다.
또한 공영노조는 "피케티의 경제적 불평등과 재분배의 문제를 다룬 '21세기 자본' 책에서 피케티의 '자본세' 부과 처방은 우리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국내 한 경제학자의 주장을 예로 들며 "피케티 스스로 자본세 도입 자체의 어려움을 인정한 데다 자본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적고 경쟁의 관행도 현격히 다른데 그 처방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건 무리라는 논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또 다른 경제학자의 주장을 빌면 최근 한국도 '피케티 신드롬'에 노출돼 '불평등'이라는 열병을 앓고 있다고 한다. 불평등에 대한 용인도가 낮은 한국의 경우 피케티 주장에 쉽게 동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나아가 그 학자는 피케티 식의 징벌적이고 몰수적 세금은 '자본주의' 기반인 재산권을 사실상 부정하고 유인체계를 허무는 것이라고 하였다"고 밝힌 공영노조는 "어떤 면에서 불평등 현상은 현대 경제가 성공적으로 성장했다는 징표이며 자본주의로 인해 세계가 빈곤 보건 교육 등에서 의미 있는 진보를 이룬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며 "오늘날 생산량이 커진 것은 기술적 현상이 아니라 본능을 제어하고 시장질서를 제도에 잘 담아냈기 때문이다. 평등에의 질주본능은 제어돼야 한다는 것"이라 말했다.
'공정성' 충족 못한 논쟁적 사안, 'KBS파노라마' 작품으로는 부족
'KBS파노라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세계 경제에 던지는 질문"편에서 다룬 내용은 논쟁적인 사안이라 말한 공영노조는 "'방송은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을 다룰 때에는 공정성과 균형성을 유지하여야 하고 관련 당사자의 의견을 균형 있게 반영하여야 한다'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중 기본적인 '공정성' 조항을 충족시키지 못한 내용이었다"면서 "정치, 경제, 역사, 자연, 사회, 문화, 인물, 환경, 과학, 문명, 국제 등 모든 분야에 걸쳐 공영방송 KBS의 역량을 모두 모아 만든 최고의 다큐멘터리만을 선사한다고 표방하고 있는 'KBS파노라마'의 작품으로는 부족함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케티 자신도 '21세기 자본'에서 "사회과학 연구는 언제나 잠정적이고 불완전할 수밖에 없지만 민주적 토론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그 토론이 좋은 질문들에 집중되도록 하는데 사명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메시지에는 동의한다"고 말한 공영노조는 "공영방송 KBS의 모든 콘텐츠는 공정하고도 공익적이어야 한다"며 "더구나 대표 프로그램인 'KBS파노라마'는 논쟁적인 사안을 다룰 경우 공정한 분석을 통해 균형 있는 진단을 내릴 때에만,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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