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조대현 사장이 지난 해 길환영 전 사장 퇴진 투쟁에 나섰던 전국언론노조 KBS본부(KBS본부 노조) 간부들 뒷북 징계에 나서 연임을 위한 노림수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조대현 사장은 1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본부) 권오훈 위원장, 함철 부위원장과 이경호 전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 등 전·현직 간부 6명에게 정직 4월, 평 조합원 4명에게 각각 정직 2월(2명)과 감봉 6월, 5월의 중징계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 사유는 지난해 5월 길환영 전 사장 출근 저지 투쟁 당시 차량 파손 등의 폭력 행위이다.
언론노조 측은 이승만 정부 일본망명요청설 보도 책임자들을 문책성 인사조치한데 이어 이번 징계까지 모두 연임을 노리는 조 사장의 보수정권을 향한 구애로 받아들이면서 격앙된 모습이다.
KBS PD협회·경영협회·기자협회·방송기술인협회·아나운서협회·촬영감독협회·카메라감독협회 등은 공동성명에서 “자신들의 징계 권한을 무한대로 확장하기 위해 인사규정 따위는 지키지도 않는다”며 “1년 전 일어난 사건을 이제야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 들고 칼춤을 추는 비열함에 대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조폭도 갑자기 나타나 등 뒤에서 칼을 꽂지는 앉는다”고 비난했다.
KBS본부는 “지난해 7월 조대현 사장이 취임하면서 걸었던 일말의 희망은 실망을 지나 이제 분노가 돼 취임 1년을 앞두고 있다”며 “오로지 연임에 눈멀어 KBS 구성원의 명예를 마구 짓밟고 후배 등에 칼을 꽂은 조대현 사장과 그 옆에서 마구잡이 칼춤을 추는 자들을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KBS노동조합(노조)도 “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굳이 일년 이상 지난 사안을 들춰내 이들을 무더기로 징계한 것은 연임 야욕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에 나섰다.
KBS노조는 “그동안 야권 지지 성향을 강하게 내비춰 온 언론노조를 탄압하는 모양새를 만듦으로써 청와대를 향해 자신은 ‘확고부동한 보수’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이를 발판으로 차기를 다시 노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셈”이라며 “그러니 이에 반발해 본부노조가 “조대현 사장에 대한 불신임 투쟁에 나서겠다”고 외치면 외칠수록 그는 뒤에서 환하게 웃고 있을 것이다. 지금 조대현 사장이 가장 신경쓰는 것은 구성원들의 정서가 아니라 ‘청와대의 심기’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대현 체제에 대한 평가는 이미 끝났다. 인사. 프로그램. 경영. 신뢰도 등 모든 측면에서 총체적 무능 선고가 내려졌다.”며 “더구나 수신료 인상마저 실패함으로써 KBS를 절체절명의 경영위기 상황으로까지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를 향해 이런 무리수까지 둬 가며 연임을 구걸하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하다.”며 “국민의 방송 KBS를 반듯하게 다시 세우고 구성원들의 자존심과 생존권 수호를 위해 교섭대표노조인 KBS노동조합은 더이상 말이 아닌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KBS 야당 추천 이사 4표에 여당 추천 이사의 이탈표를 모아 ‘사실상 야당이 선임한 사장’이라는 일각의 평가까지 받는 조대현 사장의 이 같은 행보가 연임 성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파인더 정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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