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현대자동차가 출시한 4개 7단 더블 클러치 트랜스미션(DCT, Double Clutch Transmission) 장착차종의 연비가 평균 8.8%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엑센트를 시작으로 벨로스터, i30, i40에 순차적으로 7단 DCT를 장착하는 등 공격적으로 DCT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그 결과 엑센트가 기존 모델(16.5km/l) 대비 연비가 10.9% 증가한 18.3km/l를 기록해 동급 최고수준의 연비를 갖췄으며, DCT를 장착한 4개 차종 평균연비가 8.8%나 높아졌다.
‘더블 클러치 트랜스미션(이하 DCT)’은 자동화된 수동변속기로 클러치 조작과 기어 변속을 자동화한 변속기다. DCT는 우수한 연비, 스포티한 주행감 등 수동변속기의 장점과 운전 편의성 등 자동변속기의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는 변속기이기도 하다.
현대차가 DCT를 적용한 4개 차종의 연비를 조사해보면 엑센트 10.9%, i30 9.8%, i40 10.5% 등 10% 안팎의 연비 증가율을 보였으며 강력한 주행성능에 초점을 맞춘 벨로스터 터보조차 기존모델 대비 4.2%에 달하는 연비개선 효과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출시 차종들에는 유로6 대응 디젤엔진 등 연비개선을 위한 다양한 기술이 집약되어 있다”며 “이 중 7단 DCT가 연비개선에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 연비 좋은 7단 DCT로 폴크스바겐 등과 경쟁…DCT 시장 주도권 확보할 것
현대차의 공격적인 DCT 적용에는 강력한 연비개선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비 로드맵을 발표하고 2020년까지 연비를 25% 향상시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현대차는 연비개선을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차세대 파워트레인 라인업 강화, 초고장력 강판 및 알루미늄 확대 적용, 친환경차 제품군 보강을 제시했다. 7단 DCT 개발과 적용은 파워트레인 라인업 강화에 해당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7단 DCT는 6단 자동변속기 대비 6~10% 이상 연비가 우세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며 “당사 7단 DCT의 장점은 자동변속기에 버금가는 부드러운 변속감과 최소화된 변속소음으로, 글로벌 경쟁사들의 DCT와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011년 7월 벨로스터에 자체개발한 6단 DCT를 적용하며 국내소비자들에게 DCT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후 변속감과 연비를 개선한 7단 DCT를 개발함에 따라 DCT 적용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최근까지 국내 DCT 시장은 폴크스바겐, 벤츠 등 유럽계 수입차업체들이 주도해왔온 것이 사실이다. 2014년도 기준 수입차 중 DCT 장착차량은 3만8800대로 판매된 전체 수입차 대수(19만6천여대) 중 20%에 달한다. 현대차는 이번 공세적인 DCT 적용확대를 통해 수입차 위주였던 DCT 시장에서 점유율을 최대한 확대해 확고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가 DCT 독자개발이라는 쾌거를 거두기까지
DCT는 빠른 변속감, 연비, 편의성 등 장점이 많아 앞으로 국내에 출시되는 차종들에 장착 비중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시장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폴크스바겐, 포드, 벤츠 등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연비개선을 위해 DCT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추세다.
특히 글로벌 변속기 시장에서 DCT의 점유율은 2014년 5.4%(476만대)에서 2021년 9.4%(1천만대)로 두 배 가까이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시장 등 소비자들이 빠른 변속감을 선호하는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2014년도 기준 유럽시장에서 236만대의 DCT 장착차량이 판매됐다. 이는 글로벌 DCT 장착차량 판매대수 중 49.6%에 해당되는 수치다. 중국시장에서는 145만대가 판매되어 전체 DCT 차량판매 중 30.6%를 차지했다.
한편 현대차의 7단 DCT 개발 성공에는 그간 현대차의 독자 변속기 개발을 위한 노력이 바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차는 1998년 전륜 5단 자동변속기 독자개발 성공을 시작으로 2009년 완성차업체 기준 세계 3번째로 독자개발 된 전륜 6단 자동변속기를 개발한 바 있다. 이어 2010년에는 전륜 6단 DCT와 후륜 8단 자동변속기를 개발하는 등 지속적으로 연비 향상을 위한 변속기 독자개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현대차는 이 과정을 통해 획득한 R&D 역량을 집중해 2014년 7단 DCT 독자개발이라는 쾌거를 이뤄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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