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이 뉴스 유통의 ‘병목’이 되면서 그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독자들이 뉴스를 소비하는 것에는 변화가 없지만, 매체를 선택하기 보다는 포털에서 제목을 보고 뉴스를 고르는 경향이 짙어졌다.
이 때문에 매체들은 포털 검색사이트 내에서 자사의 뉴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자극적인 제목을 붙이거나, 제목과 내용을 약간씩 바꿔 동일한 기사를 반복 전송(어뷰징)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포털과 제휴한 매체들은 포털에 기사가 나온다는 이유로 광고주들에게 불리한 기사를 내보내는 등 ‘유사언론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 포털은 독자가 다양한 관점에서의 기사를 무료로 열람하고, 기사에 대한 의견을 직접적으로 낼 수 있는 사이버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포털이 ‘뉴스 유통’이라는 언론사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고 있으면서도 이 같은 문제점들을 방치하고 있는 형국이다.
더구나, 신문·방송·통신 등 기존의 매체들을 심의 규제하는 법적장치가 포털을 모두 빗겨가고 있어, 포털의 자율규제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현실에 대해 학계에서는 이미 인터넷 포털에 대한 규제의 적용과 새로운 방안마련을 고민해 왔다.
특히, 포털의 미디어적 측면에서와 규제와 시장지배력에 대한 경제적 규제를 분리해서 고려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의견이 나왔다.
올 초 정보통신정책연구 제 22권 1호에 게재된 논문 ‘인터넷포털의 사전규제 필요성과 시장획정: 인터넷검색광고 서비스를 중심으로(이상규·이경원)’가 바로 그것.
논문은 “사회적‧경제적 영향력의 증대로 최근 들어 인터넷포털의 규제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제기 되고 있다”면서도,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상당수의 이슈들이 인터넷포털의 두 가지 측면을 구분하지 않고 논의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논문은, 한국인터넷진흥원 (2014)의 조사 결과를 인용, “우리나라의 만3세 이상 인터넷 이용자의 주 평균 인터넷 이용시간은 13.9시간으로 하루 평균 약 2시간 정도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주간 인터넷 이용시간은 TV를 제외한 여타 오프라인 미디어의 이용시간보다 더 많다. 이는 인터넷이 실생활에서 중요한 매체로 자리매김하였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인터넷 포털을 “협의로는 ‘검색서비스를 제공하여 다른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는 관문’으로, 광의로는 ‘검색서비스 이외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종사이트’”라 정의했다.
인터넷 포털은 인터넷 이용자들의 첫 대문이자 최종 목적지라는 의미다.
또, 규제 방안에 대해서는 “인터넷포털의 미디어적 기능에 대한 사회 ‧ 문화적 규제와 관련시장에서 시장지배력에 대한 경제적 사전 ‧ 사후규제는 그 목적이 확연히 다르며, 따라서 규제 방법도 달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인터넷포털은 미디어적 기능과 재화(good)적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에 여론지배력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수의 제한보다는 인터넷포털 편성권에 대한 규제가 효과적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논문은 ICT 산업에 규제가 필요한 이유로, “독점적 시장구조를 경쟁적 구조로 전환하여 유효경쟁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시장실패를 보정하고, ICT 산업의 장기적 발전을 도모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인터넷포털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실현한다. 인터넷포털의 수익 중 상당 부분은 미디어 기업과 유사하게 광고 판매에서 발생된다”며, 뉴스 유통 뿐 아니라, 수익구조 역시 미디어 기업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덧붙여, “1위 사업자의 지위를 획득‧유지하고 있다면 이러한 경쟁의 과정 및 결과는 인정하고 수용하여야 한다”면서도, “다만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는 1위 사업자가 지배력을 남용하여 정당한 보상 이상의 대가를 얻고자 하는 경우에는 행위별로 사후 규제를 통해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론지었다.
미디어내일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