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MBC는 언론노조MBC본부 등 직종을 폐지하는 사내 규정 개정 반대 의견에 대해 “반개혁성과 기득권을 경계한다”고 반박에 나섰다.
개정 전 MBC 인사규정 직종분류표는 직원을 직무 특성에 따라 △기자 △카메라 기자 △편성 PD △TV PD △라디오 PD △아나운서 △미술 △제작카메라 △방송기술 △방송경영 △시설 △IT·콘텐츠관리 △기타 등으로 분류했다.
최근 MBC는 사규를 개정해 이 같은 직종분류를 삭제하고, 국장 부국장 부장 외에 나머지는 △일반직 사원 △촉탁직 사원 △연봉직 사원 △업무직 사원으로 나뉘게 됐다.
앞서, 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조능희)는 노보를 통해 “사측은 지난 6일 오후 노조 측에 조직개편과 사규개정에 대해 설명하면서 ‘직종 폐지 방침에 따라 인사규정 가운데 직종의 정의를 삭제하기로 했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또, 12일 MBC 내 8개 직능협회(기자협회·미술인협회·방송경영인협회·방송기술인협회·아나운서협회·영상기자회·카메라맨협회·PD협회)는 연합성명을 내고 “지난 2012년 파업 이후 회사는 여러 차례 인사 발령을 통해 본인의 희망과 무관하게, 아니 희망과는 반대로 직원들의 직종을 바꿔버렸다”며, 사측의 결정에 반발했다.
반면, MBC 사측은 “‘직종폐지’ 반대하는 언론노조문화방송본부의 반개혁성과 기득권을 경계한다”면서, “직종 개념은 회사의 사업내용에 맞춰 편의상 분류해 왔던 것이며, 이미 과거부터 현재까지 오랜 동안 수시로 기존 직종에서 다른 직종으로의 이동 또는 발령은 무수히 있어 왔던 점에 비추어도 실효성을 상실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사실상 사문화됐던 직종 개념을 사규 개정을 통해 바로잡는다는 입장이다.
MBC는 또, 직종제에 대해 자신의 능력이나 재능과 달리, 입사할 때 선택한 직종을 평생 갖고 생활하는 것으로 인식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경력이 쌓여도 직종 간 장벽을 넘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사측은 지난 8일 노보 보도에 대해, “MBC 경영진, 기습적 ‘날치기’ 직종 폐지 폭거!!”라며 참언을 일삼았다“며, “‘기습적’, ‘날치기’, ‘폭거’와 같은 극단적 단어를 사용한 것은, 이들이 직종제라는 명분으로 인해 그 동안 누려 온 기득권이 얼마나 달콤했던 것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한번 기자는 영원한 기자, 한번 PD는 영원한 PD’라는 등식으로 인해 입사 시 직종은 평생 보장되는 것이라는 인식이 생겨, 실제로 특별한 자기 발전의 노력을 하지 않아도 대개 직종의 울타리 안에서 안정된 삶을 누려 왔다며 직종제의 폐단을 지적했다.
이에 사측은, “한번 입사하면 정년이 보장되고, 한번 선택하면 평생 직종의 울타리 안에서 안온하게 살 수 있다는 기득권, 이는 분명 버릴 수 없는 달콤한 유혹이다. 이것이 바로 직무 개념과 구별할 아무런 실익도 없는 직종 개념을 굳이 고집하는 이유”라며, 언론노조 측 반박은 기득권에 의존하려는 태도임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기자로, PD로, 아나운서로 입사한 사람들은 ‘운 좋게’ 해당 직무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며, “끊임없이 노력하고 변신하고 열정을 바쳐 제작에 몰두하는 기자와 PD는 앞으로도 영원히 기자와 PD로 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입사 당시 직종에서 실력을 인정받지 못한 경우에 대해서는 이번 사규 개정이 사원들에게 자신의 재능이나 기호에 따라 새로운 도전을 가능케 해 주는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 설명했다.
미디어내일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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