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열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효종, 이하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이하 위원회) 의결 사항에 MBC 뉴스데스크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MBC 뉴스데스크가 10월 3일 보도한 “국감후반전, 막말과 고성속 현안 감사는 뒷전” 리포트가 편향됐다는 안건이다.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국정감사 다음 날, 1분 51초 분량의 리포트에서 앵커는 “19대 국회 국정감사 후반기 일정이 시작됐다. 고성이 이어지면서 파행을 겪는 일이 빚어지고 있다”고 뉴스를 전했다.
추석을 기점으로 전후반으로 나눠 진행됐던 19대 국회 국정감사는 추석 이전에 이미 국정감사 NGO모니터단 (공동단장 김대인 외 17인) ‘D학점’을 받았다. 정쟁과 표밭에 집중하며, 특히, 일방적으로 인격모독하며 증인 망신주기와 갑질 국감이 여전해 민생과 정책국감과의 괴리감이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고대석 위원은 “보도 내용을 봤는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문제없다’이다”라며, “제목부터가 ‘여전한 구태’를 연상케 하고, 증인을 다그치고 하는 그런 주제다. 게다가, 첨삭한 것 없이 그대로 다 찍은것 그냥 내보낸 것”이라며 그 이유를 밝혔다.
반면, 장낙인 상임위원은, “보도만 보면 국감장에 증인 불러놓고 소리만 지른 것만 있다. 하지만, 소리를 지른 배경이 있다”면서, “(MBC를 관리 감독하는 방문진 이사장으로서) 고 이사장에 대해 송호창 의원이 MBC 영업적자의 주요 원인 등 방문진 이사장에게 던질 수 있는 질의에 대해 적절한 답변을 못해 의원이나 고 이사장이나 격앙된 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정황 상) 이런 얘기가 오가면서 방송 공정성 얘기가 나오고, 그리고 고영주 이사장의 소신발언으로 고성이 오간 것이다”라며, “그런데, 보도가 이렇게 나오면 결국 MBC가 국감장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야당을 희화하기위한 것이 아닌가 싶다”는 견해를 밝혔다.
MBC 뉴스데스크 보도가 편파적이었다는 입장에 서서 제작진의 저의에 의혹을 제기한 셈이다.
이에, ‘문제없음’을 우선 발언했던 고대석 위원은 “일반적으로 국감은 정책 제기를 하고, 조용히 끝난다. 이게 야단스러워진 게 문제가 된 것이다”라며, 의원들의 고성에 초점을 둔 리포트임을 재차 강조했다.
방문진 국감 이후 고영주 이사장은 소신 발언에 대해 ‘사이다’라는 반응을 얻으며 주요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수시로 등장하는 등, 이전보다 훨씬 유명한 인사, 소위, ‘스타덤’에 올랐다.
또한, 방문진 국감 익일(3일) 보도들을 살펴보면, 장낙인 상임위원이 언급했던 정황도 물론 기사 속에 포함됐지만,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과 국회 미방위 소속 야당 의원들이 언성을 높이면서 주고받았던 대화내용을 중점 보도했다. 이른 바, ‘뉴스거리’인 셈이다.
이와 관련, 함귀용 위원은 “MBC 뉴스데스크 해당 뉴스를 안건이 올라와서 봤는데, 다음날 여러 신문들의 보도 내용은 봤다. MBC 보도 내용과 똑같다. 장 위원님 말씀처럼 앞 부분이있다 하더라도, 이날의 국정감사 하이라이트는 고영주 이사장과 야당 의원들의 사상검증이었고, MBC 역시 그 점에 포인트를 맞춘 것이므로 ‘문제없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당 측 위원들, 시종일관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저의 있다’ 로 몰아가
하지만, 박신서 위원은 “‘구태재연’ 에 포인트를 둔 그 이면에 의도성이 있다고 본다”고 주장해 장낙인 상임위원과 맥을 함께 했다.
이어, “뉴스는 사실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의미를 두거나 시청자에게 의미있게 보이도록 하기 위한 특징이 있는데, 이는 자칫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날 MBC뉴스데스크 보도는 왜곡이 있었다고 본다”며, ‘의견진술’을 냈다.
함귀용 위원은 “오손도손 얘기하다 마지막 3분 싸웠다면, 싸운 부분만을 가지고 싸웠다고 얘기하는 것이지, 앞 부분을 얘기하지 않는다”면서, 해당 리포트가 구태의연한 고성이 오가는 ‘국회’를 비판하는 뉴스라는 데 거듭 방점을 두었다.
심의를 진행했던 김성묵 위원장도 “이는 기획 리포트다”라며, “예를 들면, 자고 있는 의원들만 편집하고, 신동빈 롯데그룹 대표에 ‘축구 한일전 누구 응원할 거냐?’ 질의와 같이 코믹성을 주제로 보도하는 게 다 이런 식의 기획리포트다. 그 중에 국감이 이렇게 되면 안 된다는 것을 전제로 얘기한 것일 뿐이다”라고 평가했다. 또,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보지 말라”며, 위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신서 위원과 장낙인 상임위원은 미방위 국정감사에서 특정 정파 소속 의원들이 고성을 낸 것만 편집했다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고대석 위원은 “MBC가 편파적인 보도를 하려고 했다면, 말미에 한국투자공사 국정감사 장면은 왜 들어갔겠느냐?”고 반문했고, 함귀용 위원은 “방문진 관련 질의에서 발전해 고 이사장과 야당 의원들의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국감이 그렇게 진행될 수 있느냐?”라고 되물었다.
김성묵 위원장은 “국감에서 방문진 이사장으로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재단이 됐었다면 모르겠지만, 이 날 국감은 (정황상으로도) 한쪽으로만 너무 편향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구태의연하다는 기획 리포트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본다”면서, “있었던 사실을 가지고 편집하는 기획 리포트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후에도 여야 추천 위원들 간 뉴스 제작진의 의도성 여부가 논의됐지만, 해당 리포트는 ‘문제없음’으로 귀결됐다.
한편, MBC뉴스데스크는 9월 1일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주신씨의 병역회피 관련 논란을 보도해 방심위로부터 ‘의견제시’ 처분을 받았다.
당초 심의사항이었던 ‘명예훼손’ 관련 조항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으며, ‘공정성’관련 부분에서도 야당 추천위원들이 처음부터 법정제제인 ‘주의’ 징계를 주장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당시 고대석 위원은 ‘의견제시’로 징계 수위를 조절하면서도, “사실, 기자직을 30년 해온 양심에 비춰 볼 때, 문제없고 제가 기사를 써도 이보다 더 잘 쓸 수는 없다고 본다”며 소신을밝히기도 했다.
해당 리포트는 박원순 서울시장 측으로부터 ‘보도를 내지 말아달라’ ‘강경대응 하겠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외압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미디어내일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