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열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서 MBC 내부 기밀을 일부 이사가 외부로 유출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 날, 이사회에는 백종문 경영본부장이 업무보고차 참석했다.
백 본부장은 8개 사안 중 공개 가부를 묻자, “일부 비공개 항목이 포함돼 있다”고 답했다.
최강욱 이사는 “공개 여부는 이사진이 결정하는 것인데, 왜 사측에서 이사회에 요구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영상의 문제가 이유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자, 이완기 이사는 “굉장히 많은 인식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원래 공개의 원칙이 있는데, 이 안에 경영상의 문제가 없는 게 어딨느냐?”며 최 이사에 동조했다.
이에, 백 본부장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전체 소송 정보를 정리한 것인데, MBC 경영진에도 공개되지 않은 정보”라면서, “이사회에서 공개로 보고하면 자료가 외부로 유출된다”는 우려를 밝혔다.
그러자 이완기 이사는 “공개하는 건 유출 되도 되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날, 야당 측 이사들이 MBC 소송자료 공개여부에 말꼬리를 붙잡고 늘어진 이유는 최근 국회에서 MBC 경영적자의 이유로 소송비용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유의선 이사는 “내용을 보니, 경영상의 이유가 될 만한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야당 측 이사들은 ‘경영상의 문제’가 공개여부의 기준이 된다면, 어떤 부분이 구체적으로 문제가 되는지 여부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여야 의원들의 이 같은 소모적 논쟁이 이어지자, 회의에 참석했던 임무혁 간사는 “소송 관련 자료는 아시다시피, 최민희 의원이 구하려고 눈에 불을 켜고 있다”고 폭로하며, “최민희 의원과 통화하신 분 있잖습니까?”라는 폭탄발언을 해 야당 측 이사들로부터 직접적인 공격을 받았다.
이완기 이사는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냐?”면서, “누구를 두고 말씀하시는 거냐”며 큰 소리를 냈다.
최강욱 이사도 “지금 국회의원이 달라고 하는데 그 속셈 뻔히 아니까 공개하지 말라는 그 말인가?”라고 되물으며, “왜 회의에 불필요한 발언을 해서 지장을 초래하느냐”며 간사를 추궁했다.
그러면서, “제가 소송관련 비용 다 밝히고 확인해야 한다고 했느냐?”고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방문진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 안건으로 이미 일부 안건이 연기된 상황에서 이 같은 소모적 논쟁이 지속되자, 일부 이사는 고 이사장에게 신속한 회의진행을 요청하기도 했다.
소란이 진정되고 회의가 진행되려 하자, 이완기 이사는 임 간사에게 “아까 발언에 사과하시라”면서 논쟁을 지속하려 했다.
그러면서, “간사가 불필요한 얘기를 해서 회의 진행을 막았다. 최민희 의원과 여기 논의가 무슨 상관이냐?”라며 거듭 이의를 제기했다.
평소, 야당 이사들과 한 목소리를 내던 유기철 이사는 소란 중에도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소란이 진정되자 이사회는 논의는 비공개로 전환됐다.
미디어내일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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