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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명 칼럼] 새누리당, 극우가 아니라 김무성식 정치가 문제다

이념 가치 소신 실종된 새누리당 김무성은 무한책임의 당사자


김무성은 누가 뭐래도 현재 새누리당의 간판 정치인 중 한명이다. 당의 6선 의원이고 당 대표까지 지냈다. 총선 전후 사정이 조금 달라졌다지만 여론조사에서도 여전히 새누리당 차기 대권주자로 꼽힌다. 그런데 총선 참패 책임을 진답시고 2개월여간 침묵하다 첫 입을 뗐다는 말이 충격적이다. “새누리당은 선거마다 집토끼 생각만 하면서 과거에 함몰돼 너무 극우적인 이념을 가지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좌파란 단어를 입에 달고 살던 김무성 아닌가. 노동개혁을 역설하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말하다가 민주노총과 문재인으로부터 극우 소리 듣던 게 불과 몇 달 전이다. 집토끼 운운하며 새누리당 오랜 지지층을 모욕한 것도 심각하다. 예컨대 문재인이 “더불어민주당은 선거마다 집토끼 생각만 하면서 과거에 함몰돼 너무 극좌적인 이념을 가지고 있다” 했다 치자. 어떤 일이 벌어졌을 것 같은가. 김무성은 국민 3분의 1가량 되는 새누리 지지층을 너무 쉽게 봤다. 그러니 아무렇지 않게 뒤통수를 후려쳤을 것이다.

몰락해가는 새누리당 절반 이상이 김무성 책임

김무성은 비겁한 정치인이다. 소위 친박의 패권을 지적하고 싶었다면 친박의 눈을 정면으로 보고 “당신들 정치 잘못하고 있다” 이렇게 똑바로 말해야 한다. 그러나 김무성은 그 대신 극우라는 말로 두루뭉술하게 둘러 비판했다. 말하자면 정직함 대신 얍삽하게 잔머리를 썼는데 이게 또 망신이다. 우선 극우란 개념도 모르는 본인의 무식함을 자랑했다. 친박과 맞짱 뜰 자신은 없고 허공에다 주먹질하는 걸로 큰 소리 치는 한심스런 모습만 보였다. “개헌은 내 소신”이라는데 대체 김무성을 소신 있는 정치인으로 생각하는 국민이 얼마나 되나. 2014년 상하이 개헌 발언 때도 채 30시간이 안 돼 “대통령께 죄송하다”며 꼬리를 내린 김무성이다. 국회법 개정안 파동 때도 위헌이 아니라고 해놓고 청와대가 반대하니 말을 바꿨다. 공천학살 명단이 있다고 폭로했다가 친박이 반발하자 살생부 얘기한 적 없다고 사과했다. 개헌이 소신이라는 김무성의 말엔 아무런 무게감이 없다.

김무성은 대단히 무책임한 정치인이다. 김무성 말대로 새누리당이 극우화됐다면 그건 절반 이상 본인 책임이다. 당 대표로 새누리당의 총선을 이끈 당사자가 누구인가. 극우화된 정당이든 중도정당이든 지금 새누리당은 김무성이 만든 작품이다. 청와대와 친박이 공천에서 어떤 간섭을 했든 아니든 다른 사람도 아닌 김무성이 새누리당을 향해 손가락질 하는 건 누워서 침 뱉기다. 당의 극우화가 문제라면 당대표 시절 김무성은 대체 뭘 했다는 얘긴가. 공천이 문제였다면 그땐 왜 친박 패권에 맞서지 않았나.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무능한 당 대표로 일관하다 옥새 파동이나 일으켜서 총선을 말아먹은 당사자 아닌가.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는데 이제 와 새누리당이 극우정당이라고 비난한다는 게 과연 상식 있는 자의 언행인가. 지금 새누리당이 몰락해가는 모습에 가슴을 치고 무한책임의식을 느껴야 하는 당사자가 바로 김무성이다. 그런데 불과 2달여만에 나타나서 한다는 소리가 겨우 새누리당이 극우적인 이념을 가져 안 된다니 기도 안 찬다.

김무성 닮은 새누리당 정치 김무성이 책임지라

가당찮은 유체이탈화법으로 당을 욕할 게 아니라 김무성은 새누리당 현실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이념도 모르고 소신도 줏대도 없는 본인 색깔대로 새누리당을 망쳐 놓은 값은 치러야 한다. 김무성이 당 대표하면서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또 얼마나 형편없는 수준이 됐나. 특히 뉴미디어실 직원이나 자문단을 들여다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그 안에는 뉴미디어전문가는커녕 어떤 경로로 채용됐는지 알 수 없는 인물, 어떤 능력으로 자문단에 선정 됐는지 모를 인물들이 명함을 내밀고 있다. 당엔 별 관심이 없고 자기밥벌이에 급급한 인물, 무슨 능력이 있는지 알 수 없는 인물들이 새누리당 싱크탱크에 여기저기 발을 걸치고 있다. 뉴미디어의 중요성을 아는 정당인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다. 당의 싱크탱크조차 이런 지경인데 다른 건 두말하면 입이 아프다. 새누리당은 비유하자면 총체적으로 ‘김무성스러운’ 당이 됐는데, 김무성이 그런 제 당을 극우적이라고 비난하는 자체가 코미디다.

새누리당은 그나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믿고 찍어주는 충성스런 집토끼들 덕분에 겨우 버티는 중이다. 김무성은 새누리당 발전이나 세 확장에 아무런 역할을 못했다. 그런 주제에 당이 극우적이라 비난하고 중도정당으로 가야한다고 입만 산 정치를 보여줘선 곤란하다. 쇠락하는 당의 전직 대표로서 무한책임을 져도 모자랄 판에 대표직을 벗었다고 이제와 당을 비판하는 것은 정치지도자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무슨 대권이고 킹메이커인가. 그런 자가 가진 소신이라고, 개헌이 국민을 위한 개헌이라고 선뜻 믿을 수 있겠나. 김무성이 정치를 계속하려면 우선 잔머리와 비겁함부터 버려야 한다. 본인이 말한 극우가 뭘 의미하는지 정직하게 밝히고 새누리당의 개혁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국민에 사과도 해야 한다. 김무성을 6선으로 만들어준 국민이 극우라는 집토끼들이다. 이렇게 할 자신이 없다면 간단한 다른 길이 있다. 당을 나가는 방법이다. 김무성의 선택만 남았다.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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