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케이(産経)가 ‘아시아의 다보스 포럼’이라 불렸던 보아오 포럼의 쇠락 실태를 짚으며, 아시아의 ‘중국 이탈’ 실태, 또 중국이 주창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의 허상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일본 다큐쇼쿠(拓殖) 대학 객원교수로 있는 세키 헤이 교수는 중국 쓰촨(四川) 출생에 중국 베이징(北京)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 고베(神戸)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일본의 대표적인 중국 전문가다. 그는 2007년에 일본으로 귀화한, 이제는 중국계 일본인이기도 하다.
세키 교수는 금번달 8일, ‘보아오(博鰲) 아시아 포럼’의 2018년 연차총회가 중국 하이난(海南)에서 개최되었으며 시진핑이 10일에는 사상 두 번째로 보아오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 사실을 알리며 칼럼을 시작했다.
세키 교수는 “‘다보스 포럼의 아시아 판’이라고 불리는 보아오 포럼은 원래는 시진핑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주선과 중국정부의 전면적인 지원으로 탄생한 것이다”라면서 “2001년 설립 이래 본부는 베이징에 두고 개최지는 하이난 보아오에 고정되어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계속해서 “보아오 포럼 운영의 핵심이 되는 사무국장은 계속 중국 외무관료가 맡아 왔다”며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26개국이 보아오 포럼의 설립에 참여했지만, 보아오 포럼은 사실상 중국정부 주도에 의한 국제기구라고 말할 수 있다”고 보아오 포럼의 실체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세키 헤이 교수에 따르면, 시진핑이 2013년에 국가주석에 취임한 후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에서의 경제질서 구축은 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 따라서 시진핑 정권은 보아오 포럼 운영에 주력하고 있으며, 시진핑 본인도 두 차례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면서 보아오 포럼을 화끈하게 밀어줬다. 세키 교수는 특히 2015년에 열렸던 시진핑 정권에서의 첫 보아오 포럼의 기세가 엄청났다고 전했다.
시진핑의 이전 참석은 2015년이다. 그해 3월에 개최 된 연차총회에서 시진핑은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했지만, 그때 무려 아르메니아 ▽ 오스트리아 ▽ 인도네시아 ▽ 네팔 ▽ 스리랑카 ▽ 우간다 ▽ 잠비아 ▽ 호주 ▽ 카자흐스탄 ▽ 말레이시아 ▽ 네덜란드 ▽ 카타르 ▽ 스웨덴 등의 국가원수들이나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진핑의 연설을 ‘들었다’.
당연히 국가원수들이나 정상들 이외에도, 장관급 고위고관들을 출석시킨 국가는 그 밖에도 많았다.
그때의 인민일보와 신화통신이 자랑스럽게 평가하고 있는 것처럼, 2001년 설립 이래, 2015년의 연차총회야말로 ‘사상최대의 성황’을 드러내던 것이다.
당시 성황의 이유가 무엇인가. 세키 교수는 “시진핑이 ‘일대일로 구상’을 발표한 것이 2015년 연차총회 개최의 수개월 전인 2014년 11월이었다”면서 “아시아 전체를 말려들게 하려는 이 장대한 ‘구상’에 크나큰 관심을 가진 아시아 각국의 정상들과 일부 유럽 정상들이 모였던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키 교수는 곧이어 보아오 포럼에 대해서 서슴없이 혹평을 내렸다. 그는 “말하자면 시진핑의 장대한 ‘허풍행각’에 의해서 각국 정상들이 보아오에 모여든 셈이다”라고 비판했다.
혹평의 근거가 무엇인가. 3년이 지난 현재 ‘일대일로 구상’의 현실과 보아오 포럼의 현실을 봐야 한다고 세키 교수는 지적한다.
그는 “이번 보아오 포럼에 모여 든 것은 오스트리아 대통령, 네덜란드 총리, 필리핀 대통령, 몽골 총리, 파키스탄 총리, 싱가포르 총리의 6 개국 국가원수들과 정상들로, 2015년 연차총회 시에 비해 참석규모가 절반으로 줄었다”면서 “포럼의 발기국인 인도, 일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한국, 태국 등 아시아 주요국 정상들까지 불참하여, 중국이 주도하는 ‘보아오 포럼’에 대해서 외면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짚었다.
세키 교수는 여전히 현실을 부정하고 있는 중국 어용 언론이 참으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민일보 등을 보면, 여전히 뻔뻔스럽게, 지난 보아오 포럼에서의 시진핑 주석 연설을 ‘세계에로 나아갈 방향을 정한 획기적인 연설’이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그는 “필자의 눈에는, 현재 시진핑 주석과 중국은, 바로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보인다”고 꼬집으며 칼럼을 마무리 했다.
금년 보아오 포럼은 미중무역전쟁과 관련 시진핑이 트럼프에 한발 물러서는 내용의 기조연설을 펼쳐 눈길을 끌기도 했다. 작년까지도 중국을 운명공동체로까지 찬양한 한국의 대표 친중(親中) 인사인 문재인 대통령이 금년 보아오 포럼에는 한국 정부측 인사로 고작
농수산식품부 차관보를 참석시켰을 뿐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관련기사 : 中 보아오포럼에 차관보 참석…미중 통상마찰 고려한 듯)
작년 서방 언론들의 ‘샤프 파워’ 지적 공세부터 노골화된 전 세계적인 중국 견제는 어쩌면 이제부터가 시작일는지도 모른다.
* 본 기사에서 세키 헤이 교수 칼럼 내용 번역은 황철수 씨의 도움을 받아서 이뤄진 것입니다.
[편집자주] 그동안 한국의 좌우파 언론들은 중국과 북한의 갓끈전술 또는 이간계에 넘어가 늘상 일본의 반공우파를 극우세력으로, 혐한세력으로만 매도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일본의 반공우파는 결코 극우나 혐한으로 간단하게 치부될 수 없는 뛰어난 지성적 정치집단으로, 현재 문재인 정권을 배출하며 중국과 북한에 경도된 한국이 경계하거나 대비해야할 것들에 대해서 국외자와 제 3자의 시각(또는 devil's advocate의 입장)에서 한국의 그 어떤 언론보다도 도움이 되는 얘기를 많이 해주고 있습니다. 미국에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만 있는 것이 아니듯이, 일본에도 아사히와 마이니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디어워치는 한국 외신 시장에서 검열되어온 미국의 자유보수 세력의 목소리는 물론, 일본의 자유보수 세력의 목소리도 가감없이 소개해 독자들의 국제감각과 균형감각을 키워드릴 예정입니다. 한편, 웹브라우저 구글 크롬은 일본어의 경우 사실상 90% 이상 효율 수준의 번역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의 고급시사지라도 웹상에서는 한국 독자들이 요지를 파악하는데 전혀 장애가 없는 번역 수준입니다. 미디어워치는 한국 독자들이 일본쪽 외신을 접하는데 있어서, 편향되고 무능한 한국 언론의 필터링 없이 일본 언론의 정치적 다양성(특히 자유보수 세력의 목소리)과 뛰어난 정보력(특히 중국과 북한, 동아시아 문제와 관련)을 가급적 직접 경험해볼 것도 권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