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조선인 출신 징용노동자의 증언과 관련, 일본 유력 주간지인 ’슈칸포스트(週刊ポスト)‘와 한국 유력 방송사인 ’문화방송(MBC)‘ 간에 현해탄을 넘나드는 진실게임이 벌어질 전망이다.
MBC는 지난 16일, 프라임뉴스인 뉴스데스크
방송 보도를 통해 일본 언론 슈칸포스트가 고령의 징용노동자 출신 최한영(92) 씨와 인터뷰를 하면서 그의 발언을 조작해서 기사를 내보냈다고 비판했다.
구체적으로는 “학대한 일본인은 없었다”, “일본인이 더 친절해 한국인보다 좋았다”, “이미 고령이라 금전적 보상은 전혀 바라지 않는다”는 식의 친일 발언을 슈칸포스트가 날조해 삽입했다는 것.
MBC는 자신의 인터뷰가 조작당했다고 주장하는 최한영 씨 외에 해당 인터뷰를 옆에서 지켜봤다고 주장하는 다른 징용노동자의 아들이자 강제징용피해자연합회 대표인 장덕환 씨의 발언도 소개했다. 방송에서 장 씨는 목격자로서 슈칸포스트가 최 씨의 인터뷰를 왜곡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MBC 보도는 보도 그 자체로도 심각한 결함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사 진위 논란과 관련해 당사자인 슈칸포스트 측이 “(해명을 듣고 싶으면) 이메일을 보내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슈칸포스트는) 입장을 내지 않았다”며 다른 반대 당사자인 최 씨와 장 씨의 입장만 그대로 방송에 내보낸 것.
특히 슈칸포스트는
원 기사에서 징용노동자 출신으로 최한영 씨 외에도 김병철, 손의봉, 강채구 씨의 증언을 추가로 청취했으며 다른 세 사람 역시 최 씨와 비슷한 취지의 증언을 했다고 전한 바 있다.
김 씨는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폭력과 학대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고, 손 씨는 “노예처럼 일해야 했다는 기억은 없다”, 강 씨는 “거액의 보상을 받을만한 일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MBC는 문제의 보도에서 이런 증언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최 씨의 증언에 대해서만 시비한 것이다.
슈칸포스트 명의로 최한영 씨 등을 인터뷰한 일본의 저널리스트 아카이시 신이치로우(赤石晋一郎)는 MBC 보도가 나온 직후 트위터를 통해 발빠르게 입장을 밝혔다. 아카이시 씨는 “한국 MBC 뉴스 프로그램에서 내 기사를 규탄한 것 같다”면서 “나는 징용공들의 증언을 진지하게 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 언론에서는 증언자 중 한명이 기사 내용이 자기 본의와 다르게 나갔다고 말하기 시작한 듯 하고, 현장에 없었던 동석자까지 나타난 듯 하다”고 지적했다. 목격자라고 주장하는 장덕환 씨는 인터뷰 당시 자리에 있지도 않았다는 것.
아카이시 씨는 23일에는 트위터를 통해 기사 진위 논란과 관련 더 진전된 입장을 내놨다. 실은 취재 당시에 일본의 모 방송국이 최한영 씨 인터뷰 현장을 촬영까지 했었다는 것이다. 아카이시 씨는 분명 더블체크까지 이뤄졌었다면서 문제의 MBC 보도가 나간 경위에 의구심을 표명했다.
결국 슈칸포스트는 녹취록을 넘어 동영상 물증까지 확보하고 있다고 밝힌 상황이다. 슈칸포스트의 인터뷰 조작을 주장하는 MBC가 최 씨와 장 씨의 증언 외에 다른 증거를 추가로 내놓으면서 후속 보도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슈칸포스트의 징용노동자 인터뷰를 소개한 미디어워치 기사 :
MBC 의 ‘반일종족주의’ 왜곡보도 전력 관련 미디어워치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