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재 ·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1년여를 끌어왔던 4.15 총선 선거무효 소송의 재검표 비용 결론이 나왔다. 대법원은 인천 연수을 지역 선거무효 소송을 낸 민경욱 전 의원에게 18일, 예상검증 비용 약 730만원을 3일 안에 납부하라는 명령서를 보냈다. 재검표는 6월 28일로 예정되어있다.
민경욱을 비롯 가로세로연구소의 강용석, 김세의, 김용호 등이 선거무효 소송 관련 재검표 비용을 지역구 당 5천만원이라며 무차별 후원금을 모금해왔다. 특히 가로세로연구소는 후보자가 직접 소를 제기한 30여곳은 물론, 자신들의 독자들 명의로 70곳의 소송을 더 하겠다며, 100여곳의 지역구 소송을 위한 후원금을 거두었다. 변호사 비용 1천만원씩까지 포함 이론적으론 지역구당 6천만원씩, 100여개 지역구 약 60억원을 모은 셈이다.
반면, 석동현 변호사와 오마이뉴스, KBS 등은 2016년 총선에서 선거무효 소송을 낸 문병호 전 의원의 사례를 제시하며 500만원 안팎일 거라 주장했다. 이런 객관적인 사례가 나왔음에도, 강용석, 민경욱 등은 재검표 비용 5천만원을 끝까지 고집해왔다. 결국 700만원 대면 충분한 재검표 비용을 10배 가까이 부풀린 5천만원 대로 독자들을 속인 채, 후원금을 모금해온 셈이다.
더 심각한 건, 가로세로연구소가 모은 후원금이 증발했다는 증언이다. 가로세로연구소의 전 직원 이병렬(아이디 고릴라상념)은 가로세로연구소가 모은 재검표를 위한 후원금이 통장에 없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병렬 씨는 “내가 퇴사하기 한달 전에도 운영비가 모자라 직원들에 간신히 기본급만 맞춰줄 수 있었다”며 “다만 그건 기존의 운영비만의 문제이지 재검표 명목으로 모은 하나은행 통장의 돈과는 관계가 없는 줄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이미, 선관위는 가로세로연구소 측이 민경욱 등 정치인들에게, 선거무효 소송 비용을 명목으로 무차별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증거를 포착, 전방위 수사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의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총선에 출마한 당의 30여명의 후보자들이, 이름만 빌려주면 다 해결해준다는 강용석의 말만 믿었다가, 불법 정치자금 수뢰로 범법자가 될 판”이라 개탄했다.
실제, 김세의는 민경욱 전 의원을 겨냥, 2020년 6월 15일, 로데오 거리 커피샵 등 날짜와 장소까지 거론하며, 3천만원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듯한 뉘앙스로,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협박한 바도 있다.
저들의 부정선거를 빌미삼은 후원금 돈잔치는, 이제 불법 정치자금 수뢰를 넘어, 10배 가까이 부풀린 재검표 비용 등의 사기와 횡령까지 검찰 조사가 진행, 건국 이래 보수진영 최악의 비리 게이트로 번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