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트러스(Liz Truss) 전 영국 총리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대만을 방문해 유럽연합 회원국들을 비롯한 전세계 자유진영 국가들에게 중국의 경제적 협박에 대한 대응책으로 ‘경제적 나토’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트러스 전 총리는 중국이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으로 인해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그들의 위협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중국 공산당의 위협에 시달리는 대만인들은 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메시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대만 언론도 우호적인 입장이다. 전쟁이라는 쉽지 않은 선택을 제외하면 중국이 주변국들을 협박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수단은 경제보복인데, G7 등 전세계 GDP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자유진영 국가들이 단합한다면 중국에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기 때문이다.
사설은 트러스 전 총리의 지난 17일 발언을 설명하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임으로써 경제적 탄력성을 창출하는 것과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갖는 것은 모두 중요하며, 서로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대만에 대한 침공이 미국과의 큰 전쟁으로 이어지며, 이것이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걸 중국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4월 미국이 필리핀에 있는 4개 항구에 대한 접근을 허가받았다는 사실과 일본이 오키나와에 새로운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설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소개하면서 “승산이 높지 않다면 중국도 전쟁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설은 지난 1월 대만 국민당 인사들이 중국 공산당을 방문한 후 중국이 대만 식료품 63개에 대한 수입 금지를 해제했다고 지적하면서 이를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민진당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약화시키려는 정치적 행보”라고 분석했다. 즉, 중국이 대만에 대한 전쟁 위협과 경제보복을 통해 대만 정치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사설은 “중국이 자신들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는 국가들에 대해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조치는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해당 국가의 기업들에 무역 장벽과 다른 제한을 부과하는 것(The only real course of action Beijing could take against countries that refuse to succumb to its manipulation is to impose trade barriers and other restrictions on companies that do business in China”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사설은 “그렇기에 트러스 전 총리의 지적처럼 경제적 회복력이 중요하다(as Truss has clearly articulated, economic resilience is critical)”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을 상대로 한 회복력(resilience)은 뉴질랜드의 중국 전문가인 앤 마리 브래디(Anne Marie Brady) 박사가 거듭 강조해 온 개념이기도 하다.
사설은 중국 공산당이 기업 로비스트들을 동원하고 정치인들에게 뇌물을 주는 수법으로 주변국의 경제를 공략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중국에서의 사업을 축소하고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을 막는 더 명확한 법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의 경제동맹이 중국의 군사적 야망을 억제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며, 경제동맹을 맺은 국가들이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줄여야만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