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디어워치에서 TVN의 ‘끝장토론’과 MBC ‘100분토론’ 관련, 공정한 패널섭외위가 구성될 때까지 대표적인 보수우파 패널들이 보이콧하자는 제안을 던진 바 있다. 몇몇 보수단체 대표자들과 논의를 해가는 과정에서 보수우파 진영의 신뢰받는 논객 한 분이 전화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해주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MBC ‘100분토론’의 제작진은 광우병 선동 당시와 바뀌었고, 현재 노조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광우병 당시의 ‘100분토론’과는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
둘째, 최근 MBC ‘100분토론’에서 정치를 주로 다루는 것은 친노종북 세력을 위해 정치선동을 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라, 단지 정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셋째, 최근 한 달 간 진중권씨의 연속 출연은, 통합진보당의 선거부정 및 종북 사태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는 논객이기 때문이다.
넷째,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야, 좋은 취지로 제안한 패널섭외위도 효과적으로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의견을 전달한 분의 선의는 충분히 인정한다. 그리고 또한 그야말로 효과적인 패널섭외위 구성 문제라면, 일단 ‘100분토론’은 제외하고 ‘끝장토론’부터 시작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의견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의외로 큰 근본적인 시각 차이가 존재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MBC를 어떻게 바라볼 것이냐는 본질적인 문제이다. 향후 패널섭외위 구성 관련 실질적 추진과 별개로 이 문제는 정리를 해놓을 필요가 있다.
MBC정상화국민행동 측은 김재철 사장을 신뢰할 수 없다
지난 4년 간 MBC와 정면에서 싸워온 필자나 보수우파 언론단체 입장에서는 MBC의 경우 단지 친노종북 노조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민영도 아니고 공영도 아닌 기형적인 MBC의 구조 탓에 이념에 상관없이 이미 이들은 밥그릇 투쟁 부대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즉 대충 우파 성향의 사장을 앉혀서 우파 성향의 본부장, 국장급 인사를 통해서는 MBC 개혁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MBC 내에서 극소수의 인사가 모여 외롭게 투쟁하는 MBC 공영방송노조의 이상로 위원장은 강하게 MBC 민영화를 주장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MBC 개혁을 위해 뭉쳤던 MBC정상화국민행동 측은 김재철 사장 체제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단지 MBC의 노조와는 다른 비주류 세력으로서 주도권 다툼을 할 뿐, 근본적인 MBC 개혁을 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체제로 인식한다. 실제로 MBC정상화국민행동은 김재철 사장의 두 번의 취임 모두 반대했다.
이러한 이유로 ‘100분토론’의 제작진이 바뀐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고려사항이 아니었다. 노조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이다. 김재철 사장이 노조와 싸우고 있다고 해서 기존의 김재철 사장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바뀌어야할 이유는 없는 것과 똑같다. 물론 과거 광우병 거짓선동을 주도한 제작진과 비교한다면, 패널 섭외 조작, 시청자 의견 조작과 같은 일을 벌이지는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정도 수준의 변화를 인정해줘야 할 이유도 없다.
현재 MBC ‘100분토론’은 3월, 4월, 5월의 토론 전체를 정치에 할애하고 있다. KBS의 ‘심야토론’과 ‘열린토론’과 비교했을 때도 심각한 정치과잉이다. 이를 대중의 관심도가 높다는 이유로 보수우파 시민사회가 용납해줘야 할 이유도 없다. 보수우파 진영은 ‘100분토론’ 제작진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필연적으로 친노종북 세력의 정치적 선동의 기회가 보장되고, 보수우파 측에선 이를 방어해야하는 선정적 정치 토론의 장이 서는 위험성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외교안보와 통일, 또한 문화산업 등으로 실질적 국가경영과 관계된 주제로 폭을 넓혀야 한다. MBC가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사측이나 노조든 보수우파 시민사회가 그들을 고려해줄 필요가 없는 것이다.
MBC '100분토론' 제작진, 진중권 수준의 낮은 사회인식능력에 갇혀 있어
진중권 문제도 이와 맞물려 있다. 광우병 거짓선동에 앞장섰던 제작진이나, 노조와 대립각을 세운다는 현재의 제작진이나, 진중권 중심으로 판을 짜고 있다. 바로 제작진이 진중권 수준의 사회인식에 갇혀있다는 단적인 증거이다.
진중권은 총선 당일날까지도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나팔수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특히 진중권은 통합진보당의 종북세력의 존재와 선거부정을 알고 있으면서도, 총선을 위해 이를 덮어왔다. 심지어 이정희 대표의 여론조작이 문제가 될 때조차 그를 두둔하면서까지 총선 승리를 위해 종북세력의 총선 승리를 위해 나팔을 불어왔다.
필자를 비롯하여 보수우파 진영의 김성욱, 윤주진 등 젊은 논객들은 진중권은 물론, 유시민, 심상정 등에 대해서도 이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비판을 해왔다. 이제껏 ‘100분토론’의 과잉 수준의 정치 토론에서 이러한 시각이 반영되어 왔는가? 진중권이 한달에 세 번이나 출연하는 이상, 당연히 이런 시각은 토론에 반영될 수 없다. 이는 ‘100분토론’ 제작진의 의도와 관계없이 결과로서 입증될 수 있는 사안이다.
또한 진중권은 이미 과거 인터넷 정책 관련 토론 등에서 수없는 거짓말로 문제가 되었던 인물이다. 통합진보당의 종북세력과 선거부정에 대해 책임이 있는 거짓선동 패널을 왜 보수우파 시민사회에서 봐줘야 한다는 말인가. 제작진이 선의의 뜻을 갖고 있더라도, 인식능력 수준이 낮으면 자신들도 모르게 친노종북 세력의 선동에 기여하게 될 수 있다. 그래서 보수우파 측에서는 그들의 선의를 믿어줘야 할 이유가 없다. 실제로 진중권은 임수경의 탈북 변절자 발언 파문 때, 노골적으로 임수경을 변호하며, 종북연대 재집권의 의도를 드러냈다. 이런 인물의 내부 권력투쟁을 위해 공영방송이 자리 내줘야할 필요없다.
더구나 MBC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사측과 노조가 야합을 할 지 모르는 회사이다. 이는 김재철 사장 이전에 엄기영 사장 때부터 반복되었던 일이다. 최근의 파업 전까지 김재철 사장 체체에서도 이런 일은 수도없이 벌어졌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보수우파 시민사회 측에서는 지난 2년에 걸쳐 MBC 시청자위원회에 인물을 추천해왔다. 그러나 현 김재철 사장 측은 보수우파 성향의 인물이라는 이유로 이들을 모두 탈락시켰고, 그 다음해에는 아예 공모조차 하지 않았다. 이런 김재철 사장이 임명한 MBC ‘100분토론’ 제작진을 왜 믿어야 하는가.
결론은 이미 정리되어있다. MBC 측이 좌파와 보수우파 인사가 공히 참여하는 패널섭외위만 구성해주면 되는 것이다. 이제껏 시청자위원회 관련 김재철 사장 측이 보인 태도로 볼 때, 좋은 말로 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대표 논객들부터 한시적으로 보이콧을 선언하자는 것이다.
토론 프로그램의 위험성, 보수우파 사회에서 더 절실히 깨달아야
아직까지 토론 프로그램의 조작의 위험성에 대해서 보수우파 시민사회에서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 이 때문에 이를 서두를 일은 아니다.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공언련, 바른사회시민회, 시민협이라도 이를 논의하여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패널섭외위를 구성, 대선 때까지 토론 프로그램으로 조작이 벌어질 위험성을 완전히 차단하자는 것이다. 그에 대해 ‘100분토론’의 위험성이 ‘끝장토론’보다 덜 하다면, ‘끝장토론’부터 시작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논의와 실천이 필요하다는 공감대이다. 조만간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차원에서 관련 토론회 등을 개최하여, 공론화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 점에서 오해를 살 수도 있는 사안임에도, 필자에게 직접 전화를 주어 다양한 의견을 준 선배 논객에게 지면을 통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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