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딸 수진 씨가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직을 사퇴하면서 불거진 '서울대 담배녀' 사건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서울대 담배녀' 사건은 한 서울대 여학생이 줄담배를 성폭력으로 규정지으면서 불거졌다. 여학생 A 씨가 지난해 3월 자신에게 이별을 통보하던 남자친구 B 씨의 줄담배를 성폭력으로 규정하고, 사회대 학생회에 신고한 것이다. 유수진씨는 이를 성폭력이 아니라고 규정한 뒤, 2차 가해자로 지목되어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최근 직에서 사퇴했다.
2차 가해란, 여성주의 운동권에서 성폭력으로 규정한 사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때, 피해자 쪽에서 제기하는 혐의이다. 바로 2차 가해 개념 탓에, 그 어떤 성폭력 사건이 벌어져도, 정당한 절차로 인한 사건 해결이 불가능하다.
흥미로운 점은 유시민 본인이 2003년도 개혁당 시절 2차 가해자로 지목되어 곤욕을 치른 바 있다는 점이다.
유시민씨는 2003년 4월 보궐선거를 준비하고 있을 당시 개혁당 내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건 논란에 대해 "해일이 일고 있는데 조개 줍고 있다"는 글을 쓴 바 있다.
2003년 <인물과 사상> 5월호에 실린 교수성폭력 피해자모임 공동대표 최김희정씨의 글(제목: "해일이 일고 있는데 조개 줍고 있다?")에 따르면 개혁당 성폭력 사건은 2002년 대선 기간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지던 시기에 두 지역 당원들이 함께 한 MT에서 발생했다. 사건 자체는 가해자가 여성전용 잠자리에 들어가거나 차 안으로 피해자를 데리고 가서 키스하는 등 MT 및 술자리에서 발생하는 전형적인 성폭력이었다. 이에 개혁당 여성회의 의장 명의로 성폭력 특위가 구성되고, 당 내 가해자 실명공개 서명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개혁당 집행위원이자 당의 오너였던 유시민씨는 "해일이 일고 있는데 조개 줍고 있다"는 글을 써서 당내 여성주의자들을 가리켜 '조개 줍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여성회의 동지들께 한 말씀만 드리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로 결정타를 날렸다. 유시민씨는 "여성회의가 당이 아니라 여성들의 '권익'만을 중시하는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저는 개혁당 여성회의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개혁당의 여성회의인지, 개혁당 안에서 여성의 권익을 찾는 여성회의인지, 다시 말해 당이 먼저인지 여성이 먼저인지 모르겠습니다."(2003. 02.28. 개혁당 여성위원회 게시판)
개혁당의 여성주의자들은 유시민을 2차 가해자로 지목하고 나섰다. 특히 유시민씨가 비유한 '조개'의 해석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었다. '조개'를 여성을 비하한 게 아니냐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당의 오너인 유시민은 별다른 징계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 유시민의 딸 유수진씨와 달리, 유시민의 경우는 당내 여성주의자들이 당을 떠나게 되었던 것.
한편 필자의 경우도 서울대 재학 시절 학내 성폭력 조작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다, 종북 페미니스트 진영과 정면 충돌한 바 있다. 단지 여학생이 남학생에 차인 사건을 성폭력으로 조작해버린 범죄 수준의 사건이었다.
이 사건을 해결할 때, 바로 워낙 심각하게 스트레스를 받아 당시 인터넷한겨레의 지승호와의 인터뷰에서 "여성주의와의 싸움은 영혼을 파괴한다"라고 발언한 바 있고, 이 제목의 인터뷰 기사가 2001년 10월 30일에 게재되었다. 다만 필자는 유수진씨와 달리 학내운동권에 가담하고 있지 않았기에 2차 가해자로 몰리지 않고 외부에서 강하게 비판할 수 있었다. 2차 가해는 운동권 내에서의 개념이기 때문이다. 반면 필자와 함께 싸웠던 학내 운동권 학생들의 경우는 유수진씨와 마찬가지로 종북 페미들의 협박에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기도 했다.
유수진씨의 건승을 빈다.
여성주의와의 싸움은 영혼을 파괴한다"
http://legacy.www.hani.co.kr/section-014005000/2001/10/0140050002001103011120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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