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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감정에 이용되는 우리의 김연아

정식보도보다 인터넷 댓글을 중시하는 언론들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스타 김연아 선수가 지난 10일 독일에서 열린 NRW트로피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에 출전해 우승했다. 거의 2년 만에 빙판에 복귀한 김 선수는 공연 중반 점프에서 실수하고 착지 시 한 번 넘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여전히 고난이도 기술과 풍부한 연기력으로 다른 선수들을 큰 차이로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세계선수권대회보단 규모가 작은 대회이긴 했지만, 긴 공백 기간 끝에 복귀하는 김연아 선수에겐 중요한 실전이기도 했다. 어찌됐건 인기스타가 간만에 우승했다는 소식에 한국의 언론들은 김연아 선수가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며 일제히 그 복귀를 환영하는 기사들을 쏟아냈다.

김연아 복귀 기사에 일본을 연결시키는 언론들

그러나 한국 언론들의‘김연아 열기’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바로 전날 여자피겨 싱글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한 일본의 아사다 마오 선수를 거론하며 두 선수를 비교하는 기사들을 양산해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이 김연아 선수의 우승을 폄하하고 평가 절하하는 등비아냥거렸다며 일본을 향해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한국 언론들이 뽑아낸 제목만 봐도 그 점은 명확히 드러난다.‘김연아 레미제라블 일본반응,‘매수의 여왕..최악이다’질투폭발’(시티신문),‘김연아 컴백 일본반응…부러움 속 깎아내리기’(데일리안),‘전세계서 유일하게 김연아 깎아내리는 나라’(스포츠한국) 등 제목만으로도 한국독자들의 분노를 이끌어내는 자극적인 기사들이다. 그러나 정말 일본은 김연아를‘깎아내리기’만 하는 걸까?

‘김연아 압승’복귀전을 높게 평가한 일본 언론들

일본 현지에서 필자가 본 일본반응은 달랐다. 일본 언론들은 김연아 선수를 경계하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김 선수의 기량을 높이 평가했다. 일본 언론들이 보도한 기사 제목들 예를 들면,‘김연아 선수 복귀전에서 압승’(NHK),‘김연아 복귀전 200점을 넘는 압승’(스포츠닛폰),‘김연아 올해 최고 득점으로 우승, 2년만의 복귀전 압승’(산케이스포츠) 등 김연아 선수의 실력과 복귀전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면 한국 언론들이‘깎아내리기’ ‘매수의 여왕’ ‘최악’이라고 전했던 일본반응이란 대체 무엇인가? 한국 언론들 기사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한국 언론들이 전하는 일본반응, 특히 김연아 선수에 대한 악의적 반응은 거의 대부분이 인터넷 댓글이었다.

일본의 인터넷상에 떠돌아다니는 게시물과 게시판에서 일본 네티즌들이 낄낄거리며 올리는 댓글을 보고‘일본반응’이라며 전하고 있는 것이다. 개중엔 진지한 내용도 있으나 상당수는 그저 재미, 장난을 위해 올리며 타인의 주목을 끌려고 하는 댓글들에 불과한데도 말이다.

결국 일본의 많은 언론들은 김연아 선수의 우승을‘압승’이라고 표현하는데, 일본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는 악성댓글만을 주워 와서 마치 일본사회 전체가 김연아 선수를 증오하고 있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일본 인터넷상의 악성댓글들이 일본사회를 대변이라도 한다는 말인가? 그런 식으로 생각을 한다면 한국의 인터넷 댓글만 가지고 한국사회를 평가해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인가?

인터넷 댓글 퍼 나를 능력 있으면 누구나 기자 될 수 있다?

여기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현재 한국의 많은 기자들이 일본의 언론이나 일본인들을 직접 조사·취재하지 않고 오직 가상공간의 자극성 있는 소재, 즉 악성댓글 등만을 끄집어내 한국에 전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런 보도형태는 이제 완전히 한국에 정착돼 한일전이나 일본관련 뉴스가 터져 나올 때마다 포털사이트의 메인화면을 장식한다.

이렇듯 한국 언론이 매번 인용하고 전달하는 소스가 일본의 주요언론이 아닌 한낱 인터넷 댓글이란 점은 지극히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어찌됐건 이런 한국 언론의 행태가 한국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면도 하나 있긴 하다. 한국의 청년백수들 그리고, 한국의 견공(犬公)이나 우공(牛公)들도 인터넷 댓글을 퍼 나를 능력만 있다면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마우스만 움직일 수 있다면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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