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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핵실험, 스스로 벼랑끝으로 향하다

세계 위협한 댓가로 ‘기나긴 겨울’ 맞을 것

2013년 2월 12일 오전 11시 57분 53초. 기상청이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규모 5.1의 인공지진을 감지했다. 길주군이라면 북한의 핵실험장이 있는 풍계리가 위치한 곳이 아닌가.

국방부는 이후 지진규모를 4.9로 수정했고 북한이 6~7KT급 3차 핵실험을 강행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참고로 KT는 TNT 폭약 1000t의 폭발력을 의미한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서둘러 국방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했고 대북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한 단계 격상했다. 핵실험 여부에 대한 최종확인 결과에 따라 한미동맹 및 국제사회와 공조해 강력히 대응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북한의 3차 핵실험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일 뿐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깨는 명백한 도발행위다. 세계가 같은 시각으로 북한을 규탄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의 으름장은 물론이고 북한의 최우방국인 중국까지 결사반대를 하지 않았는가. 북한은 현재 직면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핵무기라고 생각한 게 분명하다. 이것이 위험한 북한의 벼랑끝 전술이었다.

핵실험 이후 얼마가 지나니 마침내 북한이 스스로 제3차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우리 국방과학부문에서는 2월12일 북부 지하핵시험장에서 제3차 지하핵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자신있게 밝혔다.

그뿐인가. “이전과 달리 폭발력이 크면서도 소형화, 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하여 높은 수준에서 안전하고 완벽하게 진행된 이번 핵시험은 주위생태환경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생떼에 한발씩 물러나며 받아주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국제사회가 그토록 규탄했음에도 당당하게 성공적으로 핵실험을 완료했다는 발표를 하고 있다니.

그들이 말이 정말이라면 핵폭탄의 소형화가 이뤄졌다는 뜻이다. 이는 곧 장거리 미사일에 장착할 핵탄두가 완성됐다는 말이지 않은가.

그동안 장거리 미사일과 핵실험을 강행하면서도 유엔도, 미국도, 중국도, 우리나라도 이들을 막지 못했다. 이제라도 말 뿐이 아닌 실질적인 북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동안 국제사회의 강력한 촉구를 무시한 북한은 이제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할 것이다.

오늘밤 11시면 유엔 안보리가 긴급소집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중인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직접 주재하고 북핵 실험에 따른 제재에 나설 전망이다. 세계를 기만한 북한이 백기를 들 수 있을만큼 강력한 제재여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 중국, 유엔 등 국제사회와의 철저한 공조로 북한이 분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대북 제재는 물론 추가적인 제재책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 도발을 하면 할수록 북한이 얻는 것은 국제사회의 규탄과 강력한 제재, 그리고 고립뿐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을 수 있도록 유엔 안보리 등에서 주도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도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총리관저에서 안전보장회의를 소집, 일본의 독자적인 제재를 포함해 모든 수단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하물며 휴전 중인 우리나라는 더 엄중한 대처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앞서 설 연휴 둘째날인 11일 북한 평양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북한 지도층은 “조국의 안전과 나라의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강도 높은 전면전을 벌이고, 인공위성과 장거리 로켓을 계속 발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정도의 각오라면 단순히 대외용 으름장이 아니라 실제 핵개발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생각할 즘에 강행한 게 북한의 핵실험이다.

북한이 스스로 벼랑끝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 스스로 안전과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일이라고? 한반도의 위기를 가중시키고 모든 국제관계를 단절시키는 행위다.

다만 이번 북한의 핵실험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기만전술에 우리가 너무 놀아난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겼다. 북한이 지난해 12월 12일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북한은 기술적 이유로 발사를 연기한다고 했었고, 발사체를 내려 놓는 등 우리의 주의를 흐려놓았다. 그리고 기습적으로 다음날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들의 기만전술에 당한 것이다.

이번에 우리는 핵실험장에서 인력과 장비가 철수하는 것을 파악했다. 그 배경을 분석하느라 바쁜 상황 속에서 우리는 북한의 고도의 기만전술이라고 의식한 나머지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징후를 다소 소극적으로 바라본 게 아닌가 하는 우려다. 안보는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흔들려선 안된다는 교훈을 준다.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 받으려고 하고 있다. 핵보유국 지위를 이용해 남한과 국제사회를 핵으로 위협해 6자회담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는 속셈이 아니겠는가. 어찌됐든 향후 모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5년동안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북한에 채찍을 들어 간신히 북한과의 상하관계를 탈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북핵은 다시 모든 걸 원점으로 되돌릴 수도 있다. 우리는 북한의 모든 협상에서 북핵압박을 벗어나 강하게 대처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물론이고 정치권과 국민들까지 하나로 단합해야 한다. 북한이 기대하는 것이 혼란 아니겠는가. 정부는 또한 안보태세를 강화하는 등 국민 불안을 해소하는 일에도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

수많은 악재들이 예측되고 있다. 분열은 금물이다. 국민의 일치단결만이 악재를 줄일 수 있다.

북한은 명심하라. 미사일 발사에 성공하고 핵실험에 성공한다고 해서 그 무슨 득이 있겠는가. 주민들이 자긍심을 느끼고 더 공고한 체제 결속이 가능할 것이라 보는가.

실질적으로 더 헐벗고 굶주리는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니, 당장의 이익에만 급급해 곧 닥칠 붕괴를 보지 못한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이번 북한의 핵실험은 ‘평화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심각한 위협’이라는 데 세계가 생각을 같이 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그 결과 북한은 이제 기나긴 겨울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김승근 기자 he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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