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안전보장이사회 전체회의를 통해 북한 핵실험에 대한 제재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를 지켜봤을 김정은은 곧바로 “전면전 개시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외쳤다.
[독립신문 김승근 편집장] 북한 3차 핵실험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이번 대북제재 결의 2094호는 우라늄 농축을 포함해 모든 핵 활동을 결의 위반으로 규정지었으며 금수 물품을 적재한 항공기의 이착륙 및 영공 통과도 허가하지 않는다는 항공 제재까지 포함됐다.
지난번 금융제재에 이어 더 강력해졌다. 유엔은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할 시 더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에 김정은은 최전방지역인 서남전선의 장재도방어대와 무도영웅방어대를 시찰했다. 무도는 지난 2010년 연평도를 향해 포격을 한 북한군 포부대가 있는 곳이다.
김정은은 군부대를 시찰 나가 “전선부대들을 비롯한 육군, 해군, 항공 및 반항공 군, 전략로케트군 장병들이 우리 식의 전면전을 개시할 만반의 준비가 돼있다”며 “적들이 예민한 수역에서 우리를 또다시 조금이라도 건드리는 망동질을 해댄다면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고 전 전선에서 정의의 조국 통일대진군을개시할 데 대한 명령을 하달하겠다”고 밝혔다.
11일 한미 연합으로 진행되는 ‘키 리졸브’ 훈련을 두고 하는 얘기다. 정전협정 전면 백지화 선언에 이어 남북 불가침 합의 폐기.. 북한이 끝도 없이 위협수준을 높이며 한반도를 긴장상태에 몰아넣고 있다.
자. 김정은은 지금 알고 있다. 착한 우리가, 혹은 세계가 절대 먼저 자신들을 때리지 않으리란 걸. 그걸 전제로 하면 모든 도발이 가볍고 쉬워진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우린 대응도 제대로 못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어? 얘는 뒷통수 때렸는데도 그냥 참네? 하고 있을 것이다.
결국 이런 판단들이 누적돼 천안함, 연평도 사태가 발생했다. 우리의 대처가 얼마나 미지근하고 솜방망이였는지 깨닫는 순간이었다.
이제 우리 정부는 군에 강력대응을 명했다. 군부는 향후 적이 무력도발해올 시 10배 100배 타격하겠다고 외치는가 하면, 천안함과 연평도 몫까지 실어서 강력히 응징하겠다고 외쳤다.
그리고 이번엔 적의 사단급, 군단급 지위세력까지 타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북한입장에서는 예전처럼 찔러 보는 공격을 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다시말해 국지적 공격도 어려워졌다. 이젠 우리가 가만 있지 않을테니.
그런 와중에 세계가 공조해 자신들을 압박하고 있다. 실질적인 돈줄을 자르고, 국제적 원조도 뚝 끊어버린다고 한다.
화가 나는 북한인데 시위할 방법이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해보니 어차피 남한이 먼저 공격 할 리가 없다. 그걸 확실히 하니 자연스럽게 위협이 나왔다. 북한은 지금 강도를 높여가며 우리를 기만하고, 위협하고, 협박하고 있다.
남북사이의 불가침에 관한 모든 합의를 전면폐기한다는 위협도 그런 것에 기인한 것이다. 형식에 불과했던, 일종의 약속과 같은 방어막을 걷어버린 것이다. 우리가 선제타격할리는 없다는 판단하에 자신들의 위협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우리 군이 북한의 핵무기 사용 조짐시 선제 타격할 수 있다는 조항을 명문화하려고 한 것도 북한의 그런 판단을 누르기 위한 것이었을테다.
우리는 여기서 굽혀선 안된다. 북한 역시 우리를 공격하긴 어려운 상황이란 걸 잘 알고 있을 것이기에 그들이 걸어오는 파워게임에 밀려줄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일부에선 ‘북한 감싸기’를 하고 있으니 문제다. 통합진보당이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주변국의 제재움직임에 대해 오히려 비난하고 나선 것 아닌가.
통진당은 현재 한반도 안보 위기의 책임이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이 아니라 전적으로 미국과 우리 정부 등의 무리한 대응에 있다고 주장해왔다.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안이 채택된 8일에는 전 당원에 ‘전쟁위기 타개를 위한 긴급 실천지침’을 하달하고 비상체제 돌입을 선언, 대대적인 전쟁반대 투쟁 선포를 했다. 전쟁반대 투쟁인지 북한에게 져주기 위한 투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미국 대사관 앞에서의 릴레이 시위까지 시작했다. 이름은 좋다. ‘전쟁반대 평화수호 결의대회’다. ‘키리졸브’ 훈련 당일인 11일에는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기자회견과 집회, 농성 등을 열어 투쟁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종북정당’이란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강조하지만 우리는 절대 북한의 파워게임에 밀리지 말라. 북한도 무력공격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란 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북한이 생각없이 공격을 가해온다면 우리는 앞서 천명한대로 10배 100배로 응징하고, 적의 지휘부까지 공격해야 한다.
나쁜 짓을 한 아이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부모는 오히려 ‘독’ 처방을 한 것이다.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해주기는커녕 자신의 잘못이 어느정도인지 스스로 후회하고, 반성시킬 기회를 뺏는 것이다.
북한의 거듭된 무력도발에 미지근하게 대처했던 우리 군은 그동안 큰 실수를 해왔다. 이제 그들에게 천안함 사태가, 연평도 포격이 얼마나 심각한 일이었는지를 깨닫게 해줘야 한다. 그들의 타격에 10배, 100배로 보복하라. 다시는 무력도발 생각도 못하도록 만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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