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산 꽃게를 비롯한 수산물 수입을 사실상 중단했다고 한다. 꽃게는 북한의 대표적 대중 수출품목이다. 주민들의 생계에 타격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승근 독립신문 편집장] 중국의 표면적 이유는 핵실험 탓에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은 내년 개통을 목표로 한 훈춘(琿春)∼나선특구 간 고속철도와 송전탑 건설도 중단했으며, 압록강의 황금평 개발사업을 전면 보류하지 않았던가.
다시말해 자신들이 북핵을 말렸지만 무시한 채 김정은이 실험을 강행했고 여기에 대한 실질적 제재차원이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나 일본, 유엔과 EU 등은 모두 북한의 경제제재를 가했어도 중국만은 비교적 이해하는 식의 발언을 해 중국의 의중을 가늠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미국이 최근 중국 등 정보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제재대상 갱신에 적극 나서면서 미·중간 대북정책 공조 강화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근 ABC방송에 출연해 “중국이 북한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중국이 북한정권의 붕괴를 걱정해 여태껏 참아왔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고 있다는 게 오바마의 얘기다.
게다가 중국이 ‘우리는 북한에서 손을 떼겠다’고 말하는 순간을 보게 될 것이라고 장담까지 했다. 최근 중국과 공조를 높여가고 있는 미국의 수장이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은 믿을만한 얘기란 뜻이다.
대북제재를 보다 강화한 유엔 안보리의 추가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던 게 중국이다. 중국의 여론이 북한을 미워하고 있다는 기사도 심심찮게 올라온다. 게다가 세계가 모두 북한을 규탄하는 입장이라 중국으로서도 더 이상 북한을 옹호해줄 실리도, 명분도 없는 상황이다.
이제 중국이 등을 돌리기로 맘 먹은 이상 북한을 규제하고 압박할 절호의 기회가 왔다. 미국은 중국과 손을 잡고 북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작심하고 달려들어야 한다.
그리고 당사자인 우리 역시 이를 적극 지원하며 그들에게 명분 제공을 위해 힘 써야 한다. 미국과 중국은 확실한 동기와 명분만 주어진다면 북한을 강하게 제재할 수 있는 힘과 이유가 있다. 국민들이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들의 의지가 미국 정부를 움직이고, 강한 추진력이 될 것이다. 우리는 열심히 여론을 움직이기 위해 명분을 만들어 내야 한다.
오바마는 더 이상 북한의 대화 복귀 만으로 보상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단언했다. 물론 핵과 미사일 실험 등을 중단한다면 대화에 나설 수도 있다는 입장이긴 하다.
누구라도, 어느나라라도 반드시 대의 명분을 얻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인도적인 단서가 있어야만 하기 때문에 내놓은 입장일 것이다.
우리 정부는 향후 5년간, 특히 올해 반드시 최고의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을 공조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서 그들이 힘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오는 5월 박근혜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한다. 남북 문제에 대한 대담한 구상과 확실한 추진을 우리가 먼저 제시해야 한다. 오바마가 움직일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이고 혹은 위협적인 얘기여야 할 것이다.
손 놓고 기다리며 중국이 다시 북한의 손을 들어주는 상황을 지켜봐선 안된다. 아군을 모두 잃은 북한에게 막가파식 위협과 도발에 대한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최고의 기회란 걸 명심해야 한다.
미국에게는 북한이 얼마나 세계에 위협이 되는 존재인지를 각인시키고, 그동안 뒷통수를 쳤던 위험한 일들을 일일이 강조해야 한다. 더불어 세계 여론이 그렇다는 점을 일깨우며 글로벌 리더인 미국이 나서야 한다고 확실히 해둬야 한다.
또한 이란과의 핵 커넥션을 부각시키며, 미국 국민들이 얼마나 불안해 하는지, 실제로 북한이 워싱턴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으름장과 영상을 내보냈던 일 등을 고해야 한다. 미국을 움직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다.
아울러 중국에게는 경제대국에 걸맞은 강성외교를 펼칠 것을 강조해야 한다. 새로운 시진핑호가 출범한 상황이다. 중국은 근래 초고도 성장을 이뤄냈지만 부패와 비리, 사회 양극화도 그만큼 심각하다.
국민들의 불만과 반감이 크게 고조돼 있는 상황에서 이를 잠재우고 달랠 수 있는 것은 ‘강한 중국’이다. 공공의 적을 만들어 압박하는 중국에게 중국인들은 대리만족을 느낄 것이다. 이는 곧 중국인으로 하여금 자국에 대한 애국심과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내부 불만을 불식시킬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다.
이를 중국에게 어필해 우리는 미국과 중국이 작정하고 북한을 압박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북한의 핵문제는 한반도의 평화는 물론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해치는 가장 위협적인 요소다. 모두가 여기에 같은 생각일 것이다.
북한이 모든 잘못을 깨닫고 모든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옳은 길을 선택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미국, 중국과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미국과 중국을 활용하자. 북한이 내부 혼란과 외부 압박을 못 견디고 무너지는 때. 마침내 우리는 통일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될 것이다.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