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58년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이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본사인 해남 대흥사에서 지난 진도 앞바다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영가분들의 왕생극락과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발원하면서 음력 초파일인 6일 열렸다.
북, 목어, 운판, 범종을 치며 모든 생물들이 해탈하고 마음의 깨달음을 얻고 이 순간만이라도 고통에서 벗어나라는 사물전타를 시작으로 법요식의 문을 열고 이어 삼귀의례, 반야심경, 부처님 전에 바치는 육법공양, 그리고 밝은 빛으로 오신 부처님 처음 오르는 해와 같아라로 시작하는 부처님 탄신 찬탄경문 낭독이 진행됐다.
이어, 범각 주지스님과 보선 회주스님을 비롯한 대흥사 스님들과 이어 불자를 대표하는 신도회장, 초청 참석한 내외 귀빈들의 헌화와 관불행사에 이어 범각 주지스님의 봉행사, 그리고 보선 큰스님의 봉축법어의 시간을 가졌다.
범각 스님은 봉행사에서 “오늘은 부처님 오신날, 부처님은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지혜와 복덕을 갖추고 있다고 선언하신 날, 부처님은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하였으며, 한 뿌리임을 알게 하였으며, 이웃의 아픔은 곧 내 아픔이고, 아픔을 나누면 가벼워지고 행복을 나누면 두배가 된다”며 “내 얼굴인 이웃의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어야 한다”고 말하고 끊임없는 이웃 사랑의 실천을 강조했다.
덧붙여 “오늘 특별히 세월호 여객선의 사고로 어둠과 혼란 속에 있을 영가들이시여! 정말 어렵고 어려우시겠지만 빛을 향하여 힘을 내시고 비통함과 원통함을 더 큰 마음으로 승화하시어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기원한다”고 발원하고 가족분들도 부디 기운 내시고 슬픔을 이겨내기를 기원했다.◐
대흥사 회주 보선 큰스님은 봉축법어를 통해 “부처님 오신날은 기쁜 날, 어둠의 무명이 가득한 사바세계에 영원한 상서로운 빛이 처음 깃든 날, 다 같이 집집마다 거리마다 마음마다 축복의 등, 나눔의 등, 통일의 등을 환하게 밝혀 부처님 오신날을 봉축하자”고 축원했다.
보선 스님은 “등을 달아야 한다, 감사한 이웃을 위해, 나를 있게 한 부모님과 조상을 위해, 아내와 가족을 위해, 친구와 사랑하는 모든 이를 위해, 나아가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 등을 달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 모두는 나와 더불어 하나일수 밖에 없는 것이며, 모든 이웃을 위하는 것이 곧, 나 자신을 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일인전허 만인전실(一人傳虛 萬人傳實), 즉 한사람의 거짓된 말이 수많은 사람들이 이를 사실처럼 전하게 된다, 내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들이 이웃에 해가 되지는 않는지 돌아보고 또 돌아보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진도 앞바다에서 우리가족, 나의 한몸같은 어린 생명들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 우리 곁을 떠나갔다. 다 같이 극락왕생 발원의 등과 무사귀환의 등을 밝혀 영원한 행복과 평화를 기원하자”고 간절히 부탁했다.
한편, 대웅보전 삼세불 부처님 개금불사가 진행 중인 대흥사에서 열린 이 날 법요식은 진도 참사와 관련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여 여느 때와는 달리 엄숙하고 경건하게 진행됐으며 법요식에는 범각 주지스님, 보선 회주스님과 경내 모든 스님, 그리고 불자, 신도들을 비롯하여 김봉호 전 국회부의장, 김영록·주승용 국회의원, 박희재 군의장, 김도기 해남경찰서장, 명현관·김효남 전남도의원 등 초청 인사들이 함께 자리하여 ‘불기2558년 부처님 오신날’을 진심으로 봉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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