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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파노라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세계 경제에 던지는 질문”편 '공정성' 담보 못해

KBS공영노조 “논쟁적 사안 다룰 경우 공정한 분석, 균형 있는 진단 하에서만 신뢰 확보 가능해”

KBS공영노동조합은 지난 10월 10일(금) 밤 10시, KBS 1TV 'KBS 파노라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세계 경제에 던지는 질문”편에 대해 “‘방송은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을 다룰 때에는 공정성과 균형성을 유지하여야 하고 관련 당사자의 의견을 균형있게 반영하여야 한다’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중 기본적인 ‘공정성’ 조항을 충족시키지 못한 내용”이라며 13일 논평을 통해 개별국가에 공통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논쟁적인 사안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성명서 전문>

'KBS파노라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세계 경제에 던지는 질문”, 방송의 공정성과 균형성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지난 10월 10일(금) 밤 10시, KBS 1TV 'KBS파노라마' 프로그램에서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세계 경제에 던지는 질문”편이 방송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21세기 자본(Capital in the Twenty-First Century)’이라는 저서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프랑스 경제대학 교수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가 제기하여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 현상에 대하여 그가 이야기 하는 불평등은 무엇인지, 그가 제시한 불평등의 해법은 무엇인지를 그의 이론과 주장을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새롭지 않은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21세기 자본’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려 15년이란 기간을 들여 20개국의 300년에 걸친 방대한 자료를 모으고 분석해 경제적 불평등의 현상과 원인을 실증적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피케티는 부의 불평등이 자본주의의 본질이라고 이야기 한다. 자본수익률이 경제상장률보다 클 경우 불평등이 생겨날 수밖에 없고 심각해진 불평등은 자본의 세습을 만들게 된다는 것이 피케티의 주장. 즉, 지금과 같은 자본주의가 계속 된다면 불평등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그는 글로벌 부유세와, 누진세 등의 해법을 제시한다.

경제 불평등이 심각한 나라로 꼽히고 있는 미국, 유럽, 일본 등 1인당 GDP가 5만 달러에 이르고 고속성장을 이룩한 나라들이지만 양극화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 자연스레 분배가 이루어질 거라는 자본주의 이론이 허상이었음을 피케티는 지적한다. 1977년에서 2012년 사이, 미국의 상위 1%가 전체 소득의 60%를 가지고 갔던 극심한 불평등이 대공황과 세계 금융위기라는 사태를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또한 노동생산성이 증가해 경제가 활성화 되어도 노동자의 실질임금은 오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며, 양극화 현상이 나날이 심화되고 있는 한국에도 의미있는 시사점을 준다.

외환위기 이후 한 동안 중산층이 줄어들어 우리 사회의 불평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리 사회에서도 높아진 불평등에 대한 문제의식이 피케티에 대한 관심으로 표출됐으며, 모두가 나서서 불평등에 대해 활발히 논의하게 되었다. 한국의 실정에 맞는 대안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전 세계 부의 불평등 문제, 피케티 신드롬을 계기로 우리의 고민이 시작될 때라고 결론을 내렸다.

주지하다시피 피케티의 저서 「21세기 자본」은 오랜 연구의 결과물이다. 그는 현대 경제학에 많은 공헌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를 자본주의 역사와 토양, 경제환경이 다른 한국에 적용할 때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현실은 피케티가 연구한 대상 국가들과 경제, 사회적 환경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바로읽기」라는 책이 나와있을 정도로 이 주제는 개별국가에 공통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논쟁적인 사안이라는 점이다.

국내 한 경제학자는 피케티의 경제적 불평등과 재분배의 문제를 다룬 ‘21세기 자본’ 책에서 피케티의 '자본세' 부과 처방이 우리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학자는 피케티 스스로 자본세 도입 자체의 어려움을 인정한 데다 자본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적고 경쟁의 관행도 현격히 다른데 그 처방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건 무리라는 논지다.

또 다른 경제학자의 주장을 빌면 최근 한국도 ‘피케티 신드롬’에 노출돼 ‘불평등’이라는 열병을 앓고 있다고 한다. 불평등에 대한 용인도가 낮은 한국의 경우 피케티 주장에 쉽게 동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여기서 불평등의 이면을 성찰할 필요가 있다. 어떤 면에서 불평등 현상은 현대 경제가 성공적으로 성장했다는 징표이며 자본주의로 인해 세계가 빈곤 보건 교육 등에서 의미 있는 진보를 이룬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그 학자는 피케티 식의 징벌적이고 몰수적 세금은 ‘자본주의’ 기반인 재산권을 사실상 부정하고 유인체계를 허무는 것이라고 하였다. 오늘날 생산량이 커진 것은 기술적 현상이 아니라 본능을 제어하고 시장질서를 제도에 잘 담아냈기 때문이다. 평등에의 질주본능은 제어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지난 10월 10일(금) 밤 10시, KBS 1TV 'KBS 파노라마' 프로그램의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세계 경제에 던지는 질문”편에서 다룬 내용은 논쟁적인 사안이다. ‘방송은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을 다룰 때에는 공정성과 균형성을 유지하여야 하고 관련 당사자의 의견을 균형있게 반영하여야 한다’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중 기본적인 ‘공정성’ 조항을 충족시키지 못한 내용이었다.

정치, 경제, 역사, 자연, 사회, 문화, 인물, 환경, 과학, 문명, 국제 등 모든 분야에 걸쳐 공영방송 KBS의 역량을 모두 모아 만든 최고의 다큐멘터리만을 선사한다고 표방하고 있는 'KBS파노라마의 작품으로는 부족함이 있다고 본다.

피케티 자신도 '21세기 자본'에서 "사회과학 연구는 언제나 잠정적이고 불완전할 수밖에 없지만 민주적 토론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그 토론이 좋은 질문들에 집중되도록 하는데 사명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메시지에는 동의한다.

공영방송 KBS의 모든 콘텐츠는 공정하고도 공익적이어야 한다. 더구나 대표 프로그램인 'KBS파노라마'는 논쟁적인 사안을 다룰 경우 공정한 분석을 통해 균형있는 진단을 내릴 때에만,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KBS공영노동조합은 강조하고자 한다.

2014년 10월 13일
KBS공영노동조합

폴리뷰·미디어워치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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