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역할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가운데, ‘여당이 여당도 하고 야당도 한다’는 비아냥을 또 다시 듣게 됐다.
5일 오전 진행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의 한국방송공사(이하 KBS) 국정감사장에서 야당 의원들은 KBS노동조합이 지난 8월 발행한 노조특보기사, ‘광복70주년 <국민대합창>, 광복 70주년 축하인가? 연임프로젝트인가?’ 에 게재된 내용을 그대로 읊었다.
해당 기사에서 KBS노조는 “국민이 합창으로 하나 되게 한다는 기획자체가 무의미하다고 폄훼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행사가 중복되며 과연 꼭 해야 하는 프로그램이었냐”며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기업 협찬금액이 과다해 하반기 프로그램제작에 대한 우려와 군 장병 동원 의혹을 함께 제기하며, 조대현 사장이 청와대만 바라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본격적인 질의 시작 전부터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민련) 정호준 의원은 <국민대합창>에 대한 구체적인 협찬내역 자료를 요청했으나 KBS측에서 보내지 않고 있다며, 조대현 사장에게 국감시간 내 자료 제출을 촉구했다.
그러자, 같은 당 전병헌, 최민희, 송호창, 최원식 의원들도 연이어 해당 자료를 요구했다.
미방위 야당측 의원들의 절반가량이 국감 시작 전부터 자료미제출을 빌미로 기선을 제압한 모양새였다.
특히, 전병헌 의원은 “성의만 있으면 당장이라도 할 수 있다”며, 조 사장을 강하게 압박했다.
이에, 조대현 KBS사장은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의원별 질의시간에도 전 의원은 국민대합창을 ‘국풍81’ 에 비유하며, KBS노조 특보 제목 ‘광복 70주년 축하인가? 연임프로젝트인가?’ 그대로 조대현 사장에게 질의했다. 그러자 조 사장은 “광복 70주년 축하이다”라고 답했다.
전 의원이 “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나?”라고 재차 묻자, 조 사장은 “제가 방금 확인하고 제출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다시 답했다.
이어, 전 의원은 “정부주최 국민대화합축제가 있었다…1분에 3천만원을 쏟아부은 대규모 프로젝트다. 경영현실에 맞는다고 생각하나?”며, KBS노조특보 내용을 또다시 그대로 인용했다.
그러면서 이사회에 해당 프로젝트 예산 관련 사항을 보고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같은 당 정호준 의원 역시 이사회 사전보고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과도한 협찬과 홍보에 치중했다” “프로그램 급조로 인해 무리하게 기업에 협찬에 요구를 했고, 후반기 협찬 차질우려도 있다” “군장병에 참가요청했다” 등 노보 내용을 그대로 질의했다.
조 사장은 이 같은 질문에 “프로그램 기획 특성상 규모는 크지만 아이디어가 매우 단순하기 때문에 구현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며, 기업들이 프로그램 기획의도에 공감해 자체 판단으로 협찬에 참여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관객 동원은 하지 않았다”고 답하며, 전체 6만여 관중이 모였고 그 중 티켓을 별도 배부한 인원은 군장병 1천명과 콘서트 오디션 참가자, 장애인단체 등 총 4,800명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새민련 최민희 의원은 “1천명의 군인들이 오고 싶어 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답했는데, 관심법으로 알았느냐? 며, 조 사장의 답변을 비꼬았다.
그러면서, 최 의원은 조대현 사장에 대한 노조원들의 업무수행평가와 본부장 신임투표 결과를 언급하며, “연임할 생각이 있나?”고 물었다.
야당 의원들의 이 같은 질의 내용은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내야 할 국정감사장에서 사실상, 특정 이익단체의 주장만 대변한 셈이어서 의원들의 국정감사 태도에 대한 논란의 소지를 남기고 말았다.
이에 반해, 새누리당 의원들은 수신료인상, 장애인배려, 토종애니메이션산업, UHD방송, TV난시청지역문제, 과학인식 제고 프로그램마련 등 다양한 관점에서 KBS의 공적책임을 물어 야당 의원들과 대조를 이뤘다.
특히,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은 수신료 인상 문제에 대해, “(수신료 인상의) 당사자는 KBS가족들”이라며, KBS내부에서의 수신료 인상에 대한 의견차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미디어내일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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