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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의 이기적인 투쟁이 역사발전 막는다

아이들보다 자신들부터 생각하는 전교조 교사들의 행태 이대론 안 된다


역사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지난 토요일 광화문 일대로 쏟아져 나왔다.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여해 정부의 역사왜곡을 막겠다는 게 시위의 여러 목적 중 하나라고 한다. 이날 민중총궐기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사들이 참여했다. 그런데 마침 그날은 서울 시내에 있는 10여개 대학에서 논술과 면접시험을 치르는 날이었고, 우리 아이들이 일생일대의 중요한 시험을 치르는 날 교사들은 “투쟁”을 외치고 있었던 셈이다.

이날 궐기대회 전 열린 ‘전국교사결의대회’에서 전교조위원장이라는 사람이 한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인상적이라는 표현보다 참 어이가 없다는 표현이 맞을 성 싶은데, “오늘은 투쟁하기 정말 좋은 날씨”라고 했다는 것이다. “정권을 끝장내겠다는 결의를 담아 함성을 외치자" “오늘 투쟁은 청와대로 진격하기 전까지는 절대 물러설 수 없다" 이런 말도 했다고 한다.

솔직히 말하면, 이게 교사의 이야기인지, 아니면 시위꾼의 이야기인지 평범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헷갈리고 정말로 혼란스럽다. 청와대로 진격하면 역사 국정교과서를 막을 수가 있나? 그리고 그날은 대통령도 청와대에 안 계셨는데 말이다. 광화문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놔야 국정화를 막을 수 있나? 그렇게 해야 속이 시원한가? 수험생 아이들은 물론이고 서울시민의 짜증과 불편은 어쩌란 말인가!

전교조의 정치투쟁에 국민들은 어리둥절하다

전교조는 20일에도 국정화 반대 연가투쟁을 하기로 했다는데, 역시 우리 아이들이 수업 받을 권리, 교육받을 권리는 덜 중요한 모양이다. 수업결손, 학교운영에 지장이 없도록 조치를 한다고 하지만 미심쩍다. 이날 투쟁 목표에는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탄압 저지’라는 것도 있는데 역시나 우리 아이들보다 자신들 밥그릇부터 챙긴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또 물대포 맞고 중태에 빠진 전남 보성농민회 백남기씨 병원 앞에서도 농성한다는데, 어리둥절할 뿐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는 전교조 교사들이 진심으로 역사왜곡을 걱정했다면 그 시간에 아이들에게 우리 역사를 제대로 잘 가르치는 일에 더 신경을 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국정화 반대 연가투쟁이라면서 ‘전교조 법외 노조 탄압’ 투쟁이라는 것도 끼워 넣지 않을 것 같다. 국민들이 보기에 전교조가 진짜 역사왜곡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자기 밥그릇만 걱정한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전교조가 진짜 우리 아이들의 역사교육 문제를 걱정했다면,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사고를 당한 백남기씨 병원 앞에서 찾아가 농성하지도 않을 것 같다. 정치투쟁 한다고 비판받기 딱 좋은 모습 아닌가? 불의의 사고를 전교조가 정치투쟁 하는데 이용한다고 욕먹기 딱 좋지 않을까?

정치투쟁 자제하는 게 전교조가 역사발전에 공헌하는 길이다

조선시대 역대 왕 중 폭군으로 알려진 왕이 두 명 있었다. 연산군과 광해군으로, 연산군은 폭군으로 불릴만해도 광해군은 부당해 보이는 폭군 이미지를 덮어 썼다고 생각한다. 광해군은 선조의 뒤를 이어 왕위를 계승하고 중국과의 외교정책에서도 실리외교를 추구한 사람이다. 유성룡의 건의로 대동법을 실시하여 토지수에 따라 세금을 거두어 농민들의 부담을 줄이려 노력했다. 그러나 인조반정과 집권층 양반의 반발과 모함으로 폭군으로 전락하였다.

학창시절 내가 배우고 기억하는 광해군은 오직 폭군이었다. 광해군이 최초로 대동법을 실시했고, 중국과의 관계에서 실리외교를 추구하려했다는 내용보다는 ‘폭군’ 이미지만 강하게 남아 있다. 그리고 광해군이 수많은 이기적인 관리들 틈에서 허준을 보호해주지 못하고 방관했다면 ‘동의보감’이 완성될 수 있었을까?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전교조 교사들이 이런 우리 역사의 다양한 면과 해석을 아이들에게 전해주었으면 한다. 조금 아프고 그늘진 면이 있다고 자랑스러운 역사를 다 뭉개고 친일독재란 하나의 틀에 가두어 놓고 아이들에게 주입시키지 말았으면 좋겠다. 역사왜곡하지 말라고 정부에 요구한 교사들이라면 교사들도 똑같이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 다양성 인정이 사실을 왜곡한 엉터리 교과서로 배워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

세월호 사태 진상규명, 노동개혁 반대,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TPP 가입 반대, 한중FTA 반대 등. 모든 사안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고 여기저기서 격렬하게 시위만 하니 자기위치에서 묵묵히 일하는 국민들은 어디다 하소연 할 때도 없고 답답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 교사들까지 나서서 국민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제발 우리 아이들 생각해서 정치투쟁은 지양해줬으면 좋겠다. 그게 전교조가 교육 뿐 아니라 역사발전에 공헌하는 길이 아닐까 싶다.


미디어그룹 '내일' 이사 양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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