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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재칼럼] "탄핵반대 집회는 박사모가 주도하는 게 맞다"

각자의 길을 내서, 더 큰 길을 만들어야

123일 토요일 애국단체총연합과 자유총연맹이 중심이 된 국회규탄 집회를 준비하고 홍보하던 그주에, SNS에서는 애총의 여의도 집회와 박사모의 동대문 집회는 보수를 분열시키는 것이란 글이 유포되기 시작했다.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었다. 이미 1119일 애총과 박사모의 서울역 집회 때부터, 애총 측은 국회 규탄의 상징적 의미 때문에 여의도 집회를 구상하고 있었다. 다만 박사모 측은 서울역과 여의도는 국민과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쪽을 기획하고 있었다.

 

123일 행사를 각자 준비하는 과정에서 애총 및 자총, 그리고 박사모 측은 최소한 필자가 중간에서 소통할 때에는 단 한번도 갈등이 벌어진 바 없다. 애총은 처음부터 국회 규탄 기획이니 여의도로 가는 것이고, 박사모는 박대통령 지키러, 광화문 인접 부근에 있어야 하므로 동대문을 택했기 때문이다.

 

애총은 정부나 지자체로 지원을 받는 안보단체 중심이라, 상시적으로 박대통령 탄핵반대 집회를 기획할 수 없다. 오히려 탄핵정국이 진행되면서 국회 책임이 강조되면, 그때는 참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현재로서는, 매주 광화문과 헌법재판소에서 대규모 인원을 조직화하여 동원할 수 있는 조직은 박사모가 유일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박사모에 대한 요구 사항들도 많아지는 듯하다. 박사모 집행부가 잘하든 못하든 탄핵안이 진행되는 상당 기간 동안, 광화문과 헌법재판소 집회는 박사모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박대통령 하나가 아닌 대한민국 전체를 봐야할 애국단체들이 매주 탄핵반대 집회를 주도적으로 기획하여 참여하는 것도 꼭 바람직하다 볼 수도 없다. 박사모가 중심이 되고, 애국단체 소속원들은 연설이면 연설, 홍보면 홍보, 각자 능력을 발휘하여 도와주면 되는 일이다.

 

박사모가 애국세력 전면에 서는 걸 꺼려하는 운동가들도 많은 줄 안다. 이런 비판들 탓인지 박사모는 최근 탄기국’(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정광택 회장, 권영해 전 장관 등 거물급 외부 인사도 영입했다. 그러나 저러나 어쨌든 언론에서는 그대로 박사모라고 기사를 쓰고 있다.

 

필자는 탄핵반대 집회가 애국진영이 해야할 모든 것이라 보지 않는다. 이것으로 탄핵의 가부가 결정나지도 않을 것이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된다. 실제로 손석희 게이트를 캐고 있는 필자 입장에서는 탄핵찬성자들로부터도 역시 손석희 게이트를 파헤치는데는 동의를 얻어야 하기에  박사모 측에 양해를 구하고 탄핵반대 집회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서경석 목사팀도 21일 JTBC 앞에서 집회를 예고하는 등, 점차 다양한 운동과 집회 등이 기획될 것이다.

     

박사모에 불만이 있을 법한 애국진영 운동가들도 이랬으면 좋겠다. 모든 조직동원은 박사모가 다 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사모를 기존 낡은 운동의 틀로 묶을 생각 말고, 그냥 재능기부 차원에서 조언과 자문을 해주며,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도와주란 말이다. 그래도 박사모의 행태가 용납이 안되면, 그냥 따로 기획해서 따로 집회 열면 될 것 아닌가. 대체 언제까지 매주 집회때마다, 박사모 등 다른 단체의 기획을 음해하고 비난만 할 것인가.  

 

탄핵반대의 뜨거운 애국시민의 열기를 왜 소수의 박사모 지도부가 좌지우지 하냐고? 그건 그렇게 좌지우지 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 열기가 단순히 탄핵반대가 아닌, 대한민국 전체의 발전과 개혁에 쓰이도록 하고 싶다면, 박사모와 주도권 경쟁을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차라리 집에서 편히 쉬며 그 이후를 구상하는 게 맞다그 구상이 정교하게 잘 다듬어지면, 오히려 그런 아이디어가 탄핵반대의 열기를 끌어올릴 수도 있는 법이다.

 

길은 하나가 아니다. 좁은 길에서 뒤엉켜 뭉치자!”고 할 시간에, 각자의 길을 내서 더 큰 길을 만드는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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