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지난 해 방송문화진흥회가 진행한 ‘주요선진국 공영방송 조사연구’ 사업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두고 현 여권 이사의 일방적 견해가 언론에 보도되자, 사업 진행을 맡았던 소위원회 유의선 위원장이 입장을 공개했다. 유의선
이사는 사업 진행 과정 및 완성된 보고서에 대한 정파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보수와 진보 성향의 전문가를 적절히 분배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는 한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점을 바꿔가며 정파적 공세를 취하는 현 여권 이사의 발언에 구체적 근거들로 반박했다. 사업을 집행했던 해당 소위원회 위원장 유의선 이사가 전해 온 서신 전문을 편집 없이 지면에 옮긴다.
끝없는 억지시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정권 교체 후 요즈음 이상한 일들이 내게 가끔 벌어진다. 얼마 전, 진보 성향의 오랜 친구 하나가 술에 취해 나를 찾아와 다짜고짜 방문진을 그만두라고 늦게까지 종용하다 집에 돌아갔다. 내가 너를 아는데, 너는 지금 이용당하고 있다는 취지였다. 내 나이 환갑인데 이제 이런 얘기까지 들어야 하다니, 기분이 묘했다.
어제도 지인으로부터 나를 걱정하는
전화를
받았다. 마치 내가 1억짜리
과제를
한
것
같은
이상한
기사를
보았다는
것이다. 당치도 않은 말에 불쾌하여 도대체 무슨 일인가 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정파적
보도로
일가견
있는
그
유명한 <미디어스>가
나를
또 ‘두드려 패고’ 있었다.
이번엔 주제가 바뀌었다. 감사
앞두고
갑자기
보고서를 ‘급조하여’ ‘꼼수’ 제출했고, 부실한 연구로 공적자금을 낭비하였으니 돈을
회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 방문진 여권이사의 억지 수준의
정치공세를
그대로
옮겨
놓은
단순
기술형
기사였다. 그동안 이런 류의 사실을 교묘히 왜곡하고 오해를 야기시키는 비방성 기사의
피해자로서
정말
피곤할
뿐이다. 그러나 연구에 참여한 많은 전문가들과 관련 소위
위원들을
비롯한
방문진
관련자들의
명예를
보호하고, 오랜 기간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 빛을 보게 된 소중한 연구결과물이 정치공세의 희생물로
폄훼되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어
몇
마디
하고자
한다.
방문진에서 애당초 계획한 과제는 이미 지난 해 11월에 접수 완료되었다. 다시 말해, 외부집필진에게 맡긴 <주요선진국 공영방송 조사연구>는 집필진들의 원고가 계획대로 지난 해 11월 초에 모두 사무처에 공식 접수되어 행정적으로 마감이 되었다는 것이다.
다만, 해외사례 조사의
가치라는
것이
우리
공영방송에
도움이
되는
구체적
함의를
찾는
것인데, 외부집필진들이 간곡히
해외조사에만
전념하고
싶다고
하여, 보고서의 ‘실질적
유용성’를
높이고자
소위원장인
내가
학자로서, ‘하등의 금전적 보상 없이’ 좀 더
완성된
보고서를
만들어
보겠다고
뒤늦게
자원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원래 과제로서 수행해야 할 분량의 행정적인 것은 모두 끝났다고 할지라도, 전체보고서
발간이
다소
늦어지게
된
것이다. 사무처와 소위원회 동의하에 개별적으로 수개월 동안
추가
보완작업에
들어간
배경이다.
‘해외사례 조사 연구’ 라는 과제 특성상 적지 않은 공금이 들어갔는데, 외국 사례만을 가지고 보고서를 마무리하는 것은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내가 이 기회에 공부하여 관련 이론 및 법리 분석을 추가하고 함의가 들어있는 결론 부분까지 써보겠다고 ‘선한 의도로’ 자원한 것인데 이런 사단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관련소위
위원장으로서
나는
이미
끝난
과제에
대해
별도로
추가
작업해야하는
집필
의무가
전혀
없다. 더욱이 ‘단
한
푼’도
받지
않고
단지
선의로서
보다
충실한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개인적
봉사를
하였는데, 마치 연구를 핑계로 해외 유람이나 하고 엉터리 부실 보고서를 서둘러 낸 것처럼 저급한 정치공세를 펴며 나와
이
연구에
참여한
많은
전문가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으니
참으로
개탄스러울
뿐이다. (참고로
관련
소위원장으로서
나는
공금
사용에도
매우
엄격했다고
자신한다. 조사연구를 위해 그야말로 ‘강행군’을
벌인
해외기관
방문조사
기간
중에도, 성격이 모호한 것은 과거 관행이 어떻든 내 개인경비로 처리했다.
돈 몇 푼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속성상 해외사례 조사 연구가 시급을 다투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우리 역사상 전례 없는 대통령 탄핵사태 이후 공영방송 책임론이 부각되었고, 그에 따른 ‘공영방송 거버넌스와 방송공정성’ 문제가 사회적 현안이 되어 여기에 따른 원인 분석과 치유책을 제시하는 심도 깊은 분석이 필요했다. 그래서 이 기회에 주요선진국의 공영방송 사례를 참고하여 우리 공영방송이 제대로 방송공정성을 확보하는 구체적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유의미하다는 판단에서 추가 작업을 별도로 진행한 것이다.
그러니 더 이상 정치적 이해관계로 오해를 살만한
얘기를
만들어내지
말기를
바란다. 동료이사가 보고서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개인적으로 희생하면서 보고서를
완성하였다면, 방문진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오히려 고마워하고
수고했다고
하는
것이
정상일진데, 아무리 진영논리 때문이라고 해도 이해할
수가
없다. 더욱이 같은 소위 위원으로서 외국의 조사대상
기관
관계자들에게
보낼
사전
설문작업, 3차에 걸친 전문가 포럼, 관련소위
등
모든
회의에
참석하여
자신의
의견까지
개진하고, 우리 보고서가 만들어진 과정과 노력의 실체를 너무나 자세히 잘 알고 있으면서, 그런
말도
안
되는
공세를
펴니, ‘도대체 정치가 뭐길래...’ 하는
씁슬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어찌됐든 보고서 작업은 이미 끝났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 다른 것을 가지고 훼방 놓고 있다. 원래 여권이사들은 이 보고서가 나오는 것에 대해 처음부터 매우 못마땅해 했다. 주요 선진국의 공영방송 사례와 관련 법리들이 지금 언론노조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방송법 개정안이나 추후 단체협약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보고서 작업이 시작되었다고 음해하면서, 거의 9명의 전문가와 방문진 이사들이 노력한 학술보고서를 폄하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정파적 시각이 아니라 학술적 관점에서 우리 공영방송이 안고 있는
방송거버넌스와
방송공정성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고
싶었다. 그래서 보수․진보 양
진영에서
추천한
외부집필진도
전문성을
기초로
집필
위탁하였다. 그 결과 지금 나오는 보고서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이
분야의
어느
보고서에도
뒤지지
않을
유익한
정보를
담고
있다. 소위 인터넷에서 쉽게 건질
수
있는
그런
자료도
아니고, 주요 선진국 공영방송 관계자와의 심층 면접
내용
등
유익한
정보들이
많이
담겨있다.
그런데 혼란스러운 상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처음에는 내가 자원하여 추가적으로 작업을 하겠다고 하니까
(i) 왜 <해외조사>로
그치게
하지
쓸데없이
보고서
작업을
추가로
하느냐, 왜 돈을 안 받고 작업하느냐고 시비하더니,
(ii) 그럼에도 보고서의
실질적
유용성를
높이고자
내가
자원하여
보고서의
완성도를
높일
별도
작업을
하겠다고
소위원회의
동의를
얻어
작업을
시작하였더니, 이번에는 왜 빨리 끝내지 않느냐고 다그치고,
(iii) 결국 수개월
작업하여
보고서를
냈더니, 이제는 거꾸로 소위원회 의결을 고의로 지연하며 연말이나 돼야 보고서를 검토하겠다는 둥 발간
작업에
훼방을
놓으려는
시도까지
하였다. (현재 7월 3일을 기한으로 최종 의견 조율을 하는 중이다).
도대체 왜 이러는가? 나는
그
이유를
안다. 보고서가 나오면 자신들의 행보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제는
갑자기
어떤
불순한
의도로
보고서를
썼는지
조사하겠단다. 그리고 계속해서 “왜
돈을
안
받고
글을
썼느냐, 그것이 오히려 수상하다”라는 이상한
억지도
편다. 이러한 억지에 뭐라고 해야 할지... 경제적
보상
없이
선의로
자원하여
글을
써도
거액의
공금을
낭비하였다느니, 회수하여야 한다느니 등등 어처구니없는 억지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기자는 그 주장을 그대로 옮겨 적어 보도하였다. 본인의
펜대로
누군가가
억울하게
아파할
수
있다면, 일방의 주장이 사실의 전부인 양 그대로 보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은가? 최소한
사실관계
확인은
해야
되지
않는가? 보도의 신속성도 중요하지만, 정확성이
더
중요함을
이
기회에
깨닫기
바란다. 좋은 기자가 되기 위해서 말이다.
이번 보고서는 감히 주장컨대, 여러 기관에서 나온 동일 주제의 어떠한 보고서보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수월적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 연구물이라고 자부한다. 검증된 전문가들이 작업하였고 그 준비과정에서부터 마무리까지 많은 노력과 정성이 담긴 보고서이기 때문이다. 단순 해외사례 정리로 그치지 않고 그 함의를 분석하고, 그에 기초하여 대한민국 공영방송 거버넌스와 방송공정성 간의 상관관계를 밀도 있게 정리하였다고 판단한다. 후속 연구에도 분명 의미 있는 참고자료로서 기능할 것이다. 그러니 정치적 이해관계로 학술적 보고서 발간을 훼방 놓지 않기를 바란다.
보다 열린 마음으로, 증오가
아닌
합리적
사고로
서로
이런
저런
건설적
의견을
교환할
수
있을
때
우리
공영방송이
그나마
조금씩이라도
안고
있는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지
않겠는가?
보고서가 하루 빨리 출간되어 이 분야에 관심 있는 모든 분들에게 신속히 공개될 수 있기를 다시 한 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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