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C(민간군사기업)인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 사건이 세계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대세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사설은 반란 이전까지 충성을 대가로 다양한 집단에 금전적 이익을 제공하면서 권력 구조를 강화했던 푸틴 대통령의 통치 구조에 금이 갔다고 지적하면서 “그 영향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및 전 세계에 매우 우려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설은 프리고진이 로스토프나도누에 있는 러시아 군 사령부를 점령하고 헬기와 전투기를 격추시켜 러시아 군인들을 살해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무사히 망명길에 올랐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같은 현실이 개방 이후 푸틴 집권 이전까지 불안정했던 1990년대 러시아를 연상시킨다고 우려했다.
사설은 푸틴이 자신의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 비판자들을 처벌하는 등 공포 통치를 재개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프리고진 등 무장반란 세력을 풀어준 것과 비교해서 일관성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사설은 이번 사태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방침까지도 달라질 수 있다고 추측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시작한 전쟁에 대해 본질적으로 의문을 제기한 프리고진의 모습은 러시아 여론을 통해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간 러시아 국민들은 장기화된 분쟁에 대비하고 있었고, 묘지가 전몰자로 가득 차 있는데도 사람들은 거리로 몰려나와 시위를 벌이지 않았다”며 “이번 반란을 계기로 러시아인들의 수동적인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다(The mutiny might prompt second thoughts and alter this mood of acquiescence and passivity)”고 언급했다.
또 사설은 벨라루스 루카센코 정권이 프리고진 일당의 망명을 받아들인 사실을 소개하면서 “2020년 대선에서 승리한 루카셴코는 러시아 전술핵까지 유치하는 등 꾸준히 러시아에 협력하는 노선을 유지했는데, 전쟁범죄를 저지른 바그너 그룹을 주둔시킨 일은 벨라루스에서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좌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설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유지하고 유럽의 방위를 전반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다음 주나 내년에 어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위치하고 있는지는 현재로서는 식별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금보다 더 강경하고 예측 불가능한 정권이 출범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사설은 “분명히 푸틴 대통령은 그의 영원한 왕좌에서 충격을 받았고, 그것은 새로운 위험이 있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라고 전망한 후 “러시아의 예측 불가능성과 불안정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켜졌다”며 마무리했다. 체제가 불안정해진 러시아가 핵공격 등 예측 불가능한 폭주를 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