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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내셔널인터레스트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 격상은 중국이 더 도발적으로 나와야만 가능”

“양국의 우호적인 분위기와 일치하는 이해관계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의 격상은 쉽지 않다”

1960년대와 1970년대 당시 치열한 전쟁을 벌인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가 대폭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당시 전쟁은 미국의 철수에 이은 1975년 베트남 공산 통일로 종료됐고, 미국은 종전 이후에도 상당기간 동안 베트남에 대한 경제제재를 감행한 바 있다. 그랬던 양국은 1995년 국교 정상화를 시작으로 2001년에는 양자 무역 협정을 체결했고, 2022년 기준으로 양국 간 무역액은 1천 130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폭주를 저지하기 위해 베트남과의 협력관계를 전략적 동반자(Strategic Partnership) 관계로까지 격상시키고자 한다. 하지만 역시 중국에 맞설 억제력이 필요한 베트남 입장에서도 미국과의 추가 관계 개선을 서두르기엔 여러 제약이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미국의 안보전문지인 ‘내셔널인터레스트(National Interest)’는 5일(현지시간) 동남아시아 연구 전문가이며 ‘리얼리스트 리뷰(Realist Review)’의 편집장인 빈첸초 카포랄레(Vincenzo Caporale)가 기고한 칼럼 “베트남과 미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가고 있는가(Are Vietnam and America Headed Toward Strategic Partnership?)”을 게재했다. 



칼럼은 서두에서 최근 미국이 베트남의 요청으로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을 베트남에 방문시켜 며칠간 정박시켰다는 사실을 소개한 후, 이번 방문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을 뿐만 아니라 수십 년간 양국 관계의 놀라운 성장을 상징한다고 분석했다.

칼럼은 양국 관계의 개선 추세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각종 폭거로 인해 일부 전문가들이 포괄적인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인 동반자 관계로의 양국 관계 격상을 주장해 왔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중국의 영향에 대한 베트남의 우려를 고려할 때, 관계 격상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언급했다. 

칼럼은 지난 3월 토니 블링컨(Tony Blinken) 미 국무장관이 베트남을 방문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미국이 중국과의 디리스킹(de-risking)을 시도하면서 베트남은 공급망의 부분적인 대체자로서 주요 수혜자가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더 중요한 것은 안보 관점에서 양국 모두 중국의 의도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과 함께 남중국해 인근에서 규칙에 의한 질서 유지가 필요하다고 공감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칼럼은 베트남이 수천년 전부터 중국 본토로부터의 침략과 식민지화의 고통을 겪어 왔다고 지적한 후, 지난 1979년에는 중국과 짧지만 격렬한 전쟁을 한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또 베트남 내 반중감정을 더욱 극대화시킨 2014년 중국-베트남 석유 시추 위기도 언급했다.

하지만 칼럼은 “이같은 미국-베트남 양국의 우호적인 분위기와 일치하는 이해관계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의 개선은 쉽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중국과 베트남의 지리적 근접성과 중국에 대한 경제적 상호 의존성을 고려할 때, 베트남으로서는 지금 이상으로 미국과 가까워지기가 부담스러운 현실이라고 밝혔다. 

특히 칼럼은 중국이 베트남에 군사적 또는 경제적 수단으로 보복을 할 경우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어떤 도움을 줄지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하면서 “베트남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관계를 더 격상시키지 않음으로서 리스크는 높고 얻을 것은 적은 시나리오는 피하고, 중국과의 비교적 건전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미국과의 안보 동반자 관계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칼럼은 베트남 공산당 정부가 자유민주주의 강대국인 미국과 더 가까워질 경우 자신들의 권위주의 통치 기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칼럼은 “미국이 베트남과의 관계 업그레이드를 위해 적극적으로 상황을 압박하지 않는 한, 이 지역에서 중국이 더욱 공격적인 행동을 해야만 베트남은 미국과의 관계를 한층 더 강화하겠다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베트남을 상대로 무력을 행사하고 경제제재를 감행하는 등 베트남 내 반중감정이 더 격화되는 상황이 온다면 미국과의 군사안보 조약까지 논의할 정도로까지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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