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7년까지 대만을 침공하겠다고 선언한 중국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대만해협에 대한 기존의 방어 전략에서 한발 더 전진해서 중국에 대한 해상 봉쇄를 준비하는 등 파격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웨스트 전 차관보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소유권을 인정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대만을 주권국가로 보지도 않는 것이 현재 미국의 대만해협 전략이라고 지적한 후 “반면 시진핑은 중국과 대만의 갈등을 내정 문제로 규정하고 미국에 개입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설명했다.
웨스트 전 차관보는 소련과의 냉전이 한창이던 1970년 후반을 언급하면서 “당시 미국은 서유럽에 대한 소련의 공격 위협에 초점을 뒀고, 소련은 유럽에서의 전쟁을 제한전(limited war)으로 가져가고 싶어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소련이 서유럽을 침공할 경우 세계 각지에서 소련군과 충돌하는 전면전을 준비했고, 이를 위한 군비 증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소련이 수적 우위를 누렸던 유럽 대륙으로 전장을 제한하겠다는 소련의 희망이 사라졌다고 그는 분석했다.
웨스트 전 차관보는 대만해협의 문제도 1970년대 유럽에서 소련과의 대치상태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만의 침공이 침략자에게 유리한 국지적이고 제한적인 분쟁으로 간주될 경우에는 중국군이 유리하다”며 “이 경우, 워게임 결과에 따르면 미군도 큰 손실을 입을 뿐 아니라 대만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고 밝혔다.
웨스트 전 차관보는 “그렇기 때문에 중국군 장성들은 대만해협에 국한된 전투로 가야만 자신들이 이기고, 아시아와 태평양에서 미국의 패권을 끝낼 수 있다고 시진핑에게 조언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1970년대 후반과 마찬가지로 미국 해군이 앞장서서 ‘제한전’이라는 고정관념을 깰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만해협에 투사하는 미군 전력과는 무관하게,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있는 동안에는 중국 군함이나 군용기는 세계 어디에서도 안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사실상의 해상 봉쇄를 제안했다.
웨스트 전 차관보는 중국이 대규모의 지속적인 해상 수입 없이는 현대 국가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지적하고 “원유의 60% 이상이 하루에 1,100만 배럴로 추정되는 해상 수입에서 나오며, 식량 자급률은 80% 미만”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해상 봉쇄를 할 경우에는 6,000척이 넘는 중국의 대형 어선들도 활동을 멈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본토에서 멀어진 중국 해군은 미군의 먹잇감”
그는 최근 군사력을 증강한 중국 해군과 공군이 대만해협 등 중국 본토 인근에서 지원을 받으며 전투를 하는 경우에는 꽤 강하겠지만, 중국에서 멀어진 순간에는 미국 해군의 먹잇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현재까지는 중국 잠수함, 군함, 전투기 등이 대만해협이나 남중국해가 아닌 태평양이나 대서양 등에서 미군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며, 세계 각지에서 미국 해군이 중국의 무역로를 봉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어 웨스트 전 차관보는 “반면 미국은 일본, 동아시아, 중동, 남미 및 유럽과 계속 무역을 할 수 있다”며 “중국은 미국의 해상 무역을 막을 수 없지만 중국의 해상 무역은 막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웨스트 전 차관보는 상황을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유지하고자 하는 미국 정부의 현 방침에 원칙적으로는 동의하면서도 “그러나 중국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상태로 유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고 밝혔다.
웨스트 전 차관보는 미 해군이 중국에 대한 해상 봉쇄를 준비하는 방안이 “도발적인 것이 아니라 불안정한 억제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70년대 후반과 80년대 초반과 마찬가지로 해군은 전면전을 가정한 워게임을 하고, 의회 및 백악관도 참관시켜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렇게 한다면 중국의 대만 침공은 미국 해군의 승리로 이어질 것이고, 중국을 가난하게 만들 것”이라며 “미 해군은 전 세계 바다를 통제하는 비장의 카드를 쥐고 있기에, 이제 대만해협과 관련한 해군의 발상을 바꿀 때가 왔다”고 주장하면서 칼럼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