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아래는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측에서 2월 5일자로 공개한 옥중서신을 칼럼 형식으로 편집한 글입니다. |
[ 송영길·소나무당 대표 ]
‘친중반미와 친미반중의 기로에 다시 선 한국’, 2025년 1월 22일자 조선일보 칼럼의 제목이다. 이용준 세종연구소 이사장의 글이다. “만일 대통령의 탄핵이 현실화되고 대선이 치뤄진다면 한국 국민은 미중 대결의 최전선에서 친중 반미와 친미 반중 중 선택해야 하는 정체성의 기로에 서게 된다.” 칼럼의 주요 논지이다.
전광훈 목사를 비롯한 김민전, 윤상현 의원 등이 주장하는 논지이기도 하다. 영김 인천 출신 미연방 하원 공화당 의원의 시각도 유사하다. 조선일보의 시각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스카이데일리라는 극우 매체가 선관위 연수원에서 중국 간첩 99명을 주한미군이 체포하여 조사한 후 오키나와 미군기지로 이송했다는 가짜뉴스가 등장했다. 심지어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측 변호인이 이 기사를 인용하여 윤석열의 비상계엄 내란을 옹호하기도 하였다.
풍차를 괴물로 오인하여 창을 들고 맞서는 돈키호테 같다. 냉전 시대 때도 키신저, 닉슨이 중국을 방문하여 1979년 미중 국교가 수립되었다. 노태우 대통령이 북방정책으로 1992년 한중 국교를 수립했다. 중국은 지금까지 한국의 제1무역 상대국이다. 왜 친중 반미와 친미 반중만 선택지인가? 사지선다형 객관식 문제도 아닌데. 더듬이가 없는 무능하고 게으른 논리이다.
트럼프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고 시진핑이 중화민족 부흥을 외칠 때, 왜? 대한민국은 친미, 친중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가? 대한민국 우선, Korea First를 외쳐야 하는 것 아닌가?
1880년 주 일본 청나라 공사관에 황준헌 참찬관이 ‘조선책략’이란 글을 썼다. 조선 수신사 김기수가 일본에 갔다가 이 책을 구해 고종에게 전달했다. 고종이 읽고 대신들에게 널리 읽게 하였다. 주 내용은 친중국(親中國)·결일본(結日本)·연미국(聯美國) 이다. 러시아를 견제하는 책략이다. 遠交近攻(원교근공:먼 나라와 친교를 맺어 가까운 나라를 공격하라)의 원리가 있다. 우리가 살길은 親美國(친미국)을 중심으로 하되 중국, 러시아, 일본과 잘 지내는 것이다.
원교 근친이다. 한반도를 북·중·러와 한미일 군사동맹의 대척점으로 만드는 것은 일본의 이익, 미국의 이익에 복무하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 때 캠프데이비드협정을 통해 2024년 6월 27~29일 제주 남방 항공 해상에서 한·미·일 해상 공중 다영역 연합훈련 ‘프리덤에지’가 실시되었다.
이로써 국가 안보가 강화되는 것인가? 일본과 미국의 군사 안보는 강화될지 모르지만,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고조되어 제2의 청일전쟁, 러일전쟁 전야로 몰고 가는 것 아닌가? 북한에는 러시아군이나 중국군이 존재하지 않는다. 북한은 지금까지 중국, 러시아와 한반도 해역에서 합동군사훈련을 한 적이 없다. 북한을 상대하는 데 필요한 한미동맹을 왜 러시아, 중국을 상대로 한 군사동맹으로 발전시키려고 발버둥 치는가?
북한에 대한 유엔 경제제재 이행이나 북핵 포기, 도발 억제에 가장 영향력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 미국도 인정한다. 유엔 결의가 있을 때마다 미국은 중국의 협력을 요청한다. 북러 간의 군사협정이 강화되자 북·중 간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국제관계에서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이 되고, 오늘의 적이 내일의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보수 언론도 항상 강조하는 논리이다.
트럼프, 김정은 정상회담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일반 과세 부과, 미국 투자 한국 기업 밧데리 보조금 철폐, 방위비 분담 100억 달러 요구, 한미 FTA 재협상 등 수많은 파도가 예상된다. 미국 우선, 동맹 궁핍화 전략이다. 미국이 요구한 대로 끌려다니는 것을 바라는가? 1905년 일진회처럼 미국의 51번째 주로 한미 합방을 바라는가? 성조기를 태극기와 함께 들고 다니는 아스팔트 극우들을 볼 때 느끼는 감정이다.
한미동맹의 근간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이다. 양식 있는 미국인, 미국 정부의 입장이다. 헌법을 부정하고 내란을 일으키는 세력들이 떠드는 친미, 친중 문제가 아니다. 나는 美, 中에서 하나를 선택하라면 당연히 美國을 선택한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대한민국의 국익을 우선으로 판단할 것이다.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하되 중국, 러시아를 잘 관리해 나가야 한다.
일본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군 진압을 위해 군대 6천 명을 파견한 후 청일전쟁을 일으키고 7월 23일 경복궁을 점령한 후 친일 내각을 발족시켜 협약을 통해 조선군과 인력 물자를 전쟁에 동원시켰다. 1904년 2월 9일 제물포 해전으로 러일전쟁을 시작한 일본은 2월 23일 대한제국과 의정서를 체결하여 러시아와 전쟁에 군수물자, 철도, 전신, 영토를 조차하고 독도를 시마네현에 편입시켰다.
윤석열 반란수괴 정권이 계속되었으면 일본 자위대가 다시 북·중·러를 상대로 한국 안보를 지켜준다고 한반도에 진출하게 되었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우리 한국인의 자주독립국이다. 한미동맹은 자주적 동맹이 되어야 한다. 한미동맹이 미일동맹의 종속 단위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항상 중국이든 러시아든 일본이든 미국이든지 간에 누구를 상전으로 모시고 살려는 굴종적이고 비굴한 태도는 누구에게도 존경받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