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한민철 편집국장 | 하나금융그룹이 출범 20주년을 기념해 만든 광고 영상이 유튜브와 SNS에서 화제다. 국내 최고의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가 출연하고, 미디어상에서 뒤늦게 재평가 받는 ‘B급 영화’를 패러디하면서 ‘광고인 걸 알면서도 끝까지 보게 되는 광고 영상’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10일 하나금융그룹의 유튜브 채널(하나TV)에 게재된 <하나 유니버스>는 14일 기준 조회수 193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공식 채널이 아닌 유튜브와 기타 SNS에서 쇼츠 형식으로 편집돼 올라온 영상도 다수로, 각 쇼츠의 조회 수가 많게는 수십만 회에 이르고 있다.
약 9분 분량의 해당 영상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예인 및 스포츠 스타이자 하나금융그룹의 전속 모델들이 한데 모였다.
영상의 감독은 배우 하정우가 맡았고, 지난 2013년 하정우 감독의 영화 <롤러코스터>의 일부 장면을 패러디했다.
영화 <롤러코스터>는 개봉 당시 ‘코미디 B급 영화’로 불리며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배우들의 이름과 말투, 의상, 설정, 대사 등 여러 부분에서 뿜어져 나오는 코믹 요소와 비행기에서 벌어지는 배우들 간의 ‘어색하면서도 진지한 B급 감성 티키타카’의 연기가 압권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개봉 13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유튜브와 SNS 등에서 이 영화의 재미있는 부분만을 편집한 영상이 사랑받고 있다.
<하나 유니버스>의 첫 장면은 비행기가 이륙하는 동시에 기장인 ‘최고의 B급 영화’ 감독 하정우의 안내방송이 흐르면서 시작된다.
그러면서 <하나 유니버스>의 홍일점인 가수 안유진이 승무원역으로 등장,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에서 축구선수 손흥민을, 이어 같은 승무원역의 방송인 강호동이 가수 지드래곤, 다시 안유진이 가수 임영웅을 각각 손님으로 맞으며 인사를 나눈다.
그런데 안유진은 기내에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트래블로그’라는 제목의 팜플렛 하나를 들고 있다. 그러면서 손흥민에 이를 건넸고, “이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안유진은 “직접 환전할 필요 없이, ‘하나머니’ 앱으로 환전하고 바로 쓸 수 있다”고 답한다. 그러면서 화면 좌우에는 ‘트래블로그’라는 하나금융 상품의 핵심 내용이 자막으로 나온다.
<하나 유니버스>는 광고형 스토리텔링 영상이다. ‘바이럴 비디오’라고도 하는데,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기념해 나이키가 모델로 후원하는 세계적 축구 스타들(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네이마르, 웨인 루니,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등)을 모아 축구 경기를 벌이는 <나이키 풋볼: 위너 스테이(Nike Football : Winner Stays)> 영상도 그중 하나다.
이 영상은 당시 유튜브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고 퍼졌는데, 단순히 중독성 있는 영상 자체를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들 축구 스타들이 착용한 축구화와 유니폼 등이 폭발적 광고 효과를 일으켰다. 사실 그게 이 영상의 주요 목표이기도 했다.
따지고 보면 <하나 유니버스>는 이런 광고라는 목적에 처음부터 충실했다. 처음 이륙 장면에서부터 비행기 외부에 하나은행의 ‘나라사랑카드’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고, 하정우도 안내방송에서 “손님 여러분을 ‘청라’까지 모신다”고 말한다.
인천 청라국제도시 오는 9월 하나금융그룹이 본점을 이전할 지역으로, 하나금융은 지난 2012년부터 ‘하나드림타운’ 조성 프로젝트를 위해 청라국제도시에 신사옥 조성을 지속해왔다.
안유진이 소개한 ‘트래블로그’ 상품의 경우, 기본 특징뿐 아니라 고객별 맞춤 설명도 자연스럽게 이끌었다. 손흥민이 이 상품에 대해 “금액이 많아도 (환율우대가 가능한가)”라고 묻자, 안유진은 “연봉을 많이 받는가”라고 되묻는다. 이에 손흥민이 미소를 보이며 고개를 끄덕이자, 안유진은 “그래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어 강호동이 지드래곤에게 전달한 팜플렛에는 ‘하나연금닥터’가 적혀 있다. 하지만 상품 설명이 서투른 나머지 지드래곤은 다소 질린 얼굴로 “제가 읽어보겠다”며 팜플렛을 옆 좌석에 치웠다. 그러자 다시 강호동은 “이것도 읽어봐달라”며 ‘하나골드신탁’ 팜플렛을 건넨다.
다음으로 안유진은 임영웅에게 ‘하나더넥스트’ 팜플렛을 제공하는데, 임영웅은 차분히 이를 읽어보며 소리 내어 “가족 은퇴설계, 상속증여 솔루션” 등 상품의 핵심 내용을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에 전달했다.
지드래곤으로부터 ‘패싱’ 당한 강호동은 승무원 대기석에서 ‘하나연금닥터’를 검색한 내용을 직접 읽어보며 상품 특징을 자세히 소개한다. 그러면서 “이거 나부터 관리받아야 하겠는데”라고 말하며, 이 상품의 주요 타겟팅이 ‘50대 남성’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다소 노골적 수준의 광고 설정으로 영상이 지루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매우 적절한 타이밍에 영화 <롤러코스터>에서 가장 재미있다는 평을 받은 장면의 패러디로 넘어간다.
여기서는 영화 <롤러코스터>에서 ‘단발머리 안과의사’ 역으로 나온 배우 이지훈이 등장한다. <롤러코스터>에서는 기내에서 기도가 막혀 기절한 응급환자가 발생, 이에 의사를 부르는 승무원의 요청에 이지훈이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으로 뜬금없이 넘어와 자신을 의사라고 소개하고, “어느 과인가”라는 질문에 진지하게 “안과”라고 답하며 ‘B급 진료’를 진행하는 장면이 많은 이들의 웃음을 훔쳤다.
<하나 유니버스>에서도 기내 응급환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이지훈이 ‘단발머리 안과의사’ 역으로 등장해, <롤러코스터>에서의 캐릭터와 똑같은 장면을 연출한다.
물론 그도 상품 광고를 빼먹지 않는다. 응급환자에 대한 치료는 뒷전이고, 객석에서 임영웅 옆에 놓인 ‘하나더넥스트’ 팜플렛을 발견하더니 “노후 준비가 어려운가”라고 묻는다. 이에 임영웅도 “저도 미리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30대 남성도 ‘하나더넥스트’ 가입을 통해 미리 노후를 준비한다는 광고 내용을 효율적으로 전달했다.
압권은 <롤러코스터>처럼 응급환자에 ‘B급 치료’를 진행하는 과정이다. 이지훈은 환자의 하체를 잡는데, 여기서 골드바가 하나 떨어진다. 그러자 그는 이 골드바를 들더니 “24케이 30그램 이상을 하나은행에 넣어두면 이자까지 생긴다는 사실을 몰랐나”라며 ‘하나골드신탁’ 팜플렛을 집어 들어 또 상품을 적절히 광고했다.
그러면서 지드래곤도 “금목걸이도 되는가”라고 물으며, ‘하나골드신탁’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영상이 마무리된다.
정확히는 마지막 엔딩 크레딧과 함께, 금융상품 광고인 만큼 상품 설명에 대해서도 비교적 긴 시간 영상에 담았다.
사실 <하나 유니버스>는 영화 <롤러코스터>를 한번쯤 재미있게 봤던 이들에게 ‘후속편이 아직도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비록 광고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장면을 패러디해, 모처럼 <롤러코스터>의 최신 버전 영상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은 <하나 유니버스>에 호기심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국내 최고의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를 광고모델로 기용했기에 관심도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들의 자연스러우면서 재미있는 연기, 또 적절한 상황에 각 금융상품을 핵심만 이해하기 쉽도록 전달하는 설정에, 시청자들은 광고인 걸 알면서도 끝까지 보게 만드는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이 영상을 접한 유저 중에는 자신도 여기서 소개된 상품에 가입하고 싶다고 말하는 이도 적지 않다. 상품의 핵심과 필요성만을 효과적으로 전달했으니, 이런 심리를 들게 하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평이 나온다. 영상을 접한 유저 중에는 “제발 돈이 들더라도, 이런 퀄리티의 광고 좀 많이 만들라”는 목소리도 찾아볼 수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 유니버스>에 대해 “지난 20년 동안 하나금융그룹을 믿어주신 손님을 향한 진심을 전하기 위해 이번 영상을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항상 손님과 함께 금융과 행복을 동시에 제공하는 차별화된 브랜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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