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예종, 민주당發 ‘광주 이전’ 법안에 발칵… “예술교육 경쟁력 약화 우려돼”

지난 22일 정준호 의원, 이전·대학원 설치 연계 법안 발의
학교 측 “현장·인프라·네트워크가 경쟁력의 핵심”
총학생회 “학생 고려 없는 일방 추진” 반발

인싸잇=백소영 기자 ㅣ 민주당 주도하 추진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이전’ 법안에 대해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학생들이 입장문을 내고 “예술교육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이전 논의는 대한민국 예술교육 경쟁력을 약화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 의사 표명에 나섰다.

 

 

정준호 의원, 한예종 이전·대학원 설치 법안 발의

 

이번 논란은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2일 ‘한국예술종합학교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불거졌다.

 

해당 법안에는 한예종을 전남광주통합특별시로 이전하고, 예술전문사 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이 석·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대학원을 설치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 의원 측은 수도권에 집중된 예술교육 구조를 완화하고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법안을 추진했다.

 

또 정 의원은 지난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민형배 의원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한예종 이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의원은 한예종의 전남광주 이전이 단순한 기관 이전을 넘어 지역을 세계적 문화예술 거점으로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예종 전남광주 이전, 청년 예술인의 성장 기반을 만들겠다”며  “재능 있는 청년 예술인들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제도와 여건을 갖춰가겠다”고 적기도 했다.

 

반면 정 의원의 입장과는 달리 한예종과 한예종 총학생회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총학생회 “학생 고려 없는 일방 추진” 반발


한예종 총학생회는 지난 23일 성명을 통해 한예종 광주 이전 논의에 대해 “학생들에 대한 고려나 일말의 예고 없이 추진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총학생회는 학교 이전 문제가 학생들의 학습권과 직결되는 사안임에도 구성원 의견 수렴 없이 정치권에서 먼저 추진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또 한예종의 서울 소재를 단순한 수도권 집중 문제로만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총학생회는 한예종이 서울에 있는 이유가 문화예술계 현장 기반과의 연계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성공한 서울 모델을 다른 지역에 그대로 옮긴다고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가 곧바로 자생력을 갖추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예종 “예술교육 경쟁력 약화 우려” 공식 반대

 

이어 한예종도 28일 입장문을 내고 석·박사 학위 과정 설치와 학교 이전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한예종은 석·박사 학위 과정 설치는 글로벌 예술교육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오랜 기간 준비해 온 입법 과제지만, 학교 이전은 교육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신중히 접근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격이 다른 두 사안을 하나의 법안에서 병행 논의하는 것은 예술교육 발전을 위한 학제 개편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예종은 “예술교육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이전 논의는 대한민국 예술교육의 경쟁력을 약화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고의 예술가를 양성하는 한예종의 경쟁력은 국내 최고 수준의 강사진과 풍부한 공연·전시 인프라, 예술 현장과의 긴밀한 연계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또 한예종 측은 예술교육이 단순한 시설 이전만으로 대체될 수 없는 영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준비가 전제되지 않은 물리적 이전은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한 우리 예술교육 시스템의 효율성을 저하하고, 국가적 예술 자산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예종은 “본교 학생들은 성명서를 통해 일방적인 이전 추진이 학습권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며 “학교는 구성원들의 자발적이고 정당한 의견을 경청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미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다각도로 대처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학교의 이전이 아니라, 우리 학생들이 더 넓은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교육 환경을 고도화하고 예술 현장과의 결합을 강화하는 실질적인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술 교육의 특수성을 깊이 이해하고, 해당 안에 대한 일방적인 추진에 앞서 교육 현장인 본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존중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