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한일 관계사를 바라보는 애잔한 시선, ‘날씨는 맑으나 파고는 높다’
외신 기자 중 최장수 서울 특파원인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 현재는 ‘산케이신문’ 객원 논설위원으로 주재중) 기자. 구로다 기자의 책 ‘날씨는 맑으나 파고(波高)는 높다’(원제 : '이웃 나라에서의 발자취, 서울 거주 35 년 일본인 기자가 따라간 일한역사사건부(隣国への足跡 ソウル在住35年日本人記者が追った日 歴史事件簿)'를 지난 주말 완독했다. 나의 독서 습관이기도 해서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 책 또한 문장 한 줄, 토씨 하나까지 곱씹어 가며 읽어야 했다. 물론 부족한 인지 능력과 이해력으로 말미암은 이유가 훨씬 큼을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고는 한다. 그러나 ‘날씨는 맑으나 파고(波高)는 높다’를 읽는 시간은 잘 정제된 에세이를 읽는 편안한 시간이면서도 한일 관계사의 배경을 수놓은 수많은 사람들의 얽히고설킨 사연들을 가슴에 담아야 하는 애잔한 시간이기도 했다. 행간행간마다 도드라지는 역사적 사실들과 그것을 해석하고 바라보는 전혀 다른 관점을 마주하는 순간은 차라리 고통스러웠다. 그럼에도 그 고통으로 인한 탄식 이후에 다가오는 깨달음과 참회는 나의 의식을 정화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저자는 1965년 대학 졸업 후 일본에서의 ‘교토통신’ 초년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