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강인준 기자 |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이하 연제협)가 하이브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주주 간 계약 해지 및 풋옵션 소송에 관한 법원의 1심 판결에 유감을 표했다.
연제협은 지난 13일 성명을 내고 “본 협회는 그간 전속계약 해지 논란과 탬퍼링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계약과 신뢰가 무너지면 산업의 근간이 흔들린다’고 거듭 경고해 왔다”며 “이번 판결이 현장의 불안을 잠재우기는커녕 불신을 조장할까 우려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판결이 탬퍼링을 획책했더라도 실행에 옮기지 않았거나 실행 전 발각되었다면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식의 위험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며 “탬퍼링은 단순한 계약 분쟁이 아니라, 공동의 결과물을 찬탈하려는 행위이자 산업의 신뢰를 뿌리째 뽑는 파괴적 행위”라고 덧붙였다.
연제협은 이번 판결이 업계의 특수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내려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부분이 항소심에서 제대로 잡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제협은 “항소심 등 향후 절차에서 사법부가 업계의 특수성과 제작 현장의 현실을 깊이 통찰해 주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신뢰를 기반으로 성립하는 계속적 관계에서, 그 신뢰가 무너졌을 때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경계가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래야만 제작자들이 다시 사람을 믿고 자본을 투여하며, 다음 세대의 아티스트를 키워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 2024년 7월 민희진 전 대표가 뉴진스 및 어도어 사유화를 시도하고 회사와 산하 레이블에 손해를 끼쳤다며 주주간 계약을 해지하고, 법원에 주주간 계약 해지 확인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민 전 대표 측은 “주주 간 계약을 위반한 사실이 없기에 하이브의 주주 간 계약 해지 통지는 아무런 효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같은 해 11월, 어도어 사내이사직을 사임한 민희진 전 대표는 260억 원 상당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한 대금 청구 소송을 어도어 측에 제기했다. 하이브는 해당 풋옵션의 전제인 주주 간 계약이 이미 해지됐다고 맞서며 법적공방을 벌여왔다.
해당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남인수)는 지난 12일 원고 기각 판결을 내렸다. 이와 함께 하이브가 민희진 전 대표에게 255억 원의 주식매매대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민 전 대표가 하이브 측으로부터 어도어를 독립시킬 방안을 모색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면서도 “그 사정만으로 이 사건 주주 간 계약을 중대하게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민 전 대표와 측근들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메시지 내용, 대표이사의 업무수행 및 성과 등을 근거로 민 전 대표가 어도어 성장·발전을 저해하거나 손실을 일으켰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민 전 대표가 뉴진스의 전속계약을 해지한 후, 데리고 나가 어도어 기업공개(IPO)를 하려 했다는 하이브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민 전 대표가 외부 투자자들과 만나 어도어 독립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모두 하이브의 동의를 가정한 방안으로 보인다”며 “하이브가 동의하지 않으면 이런 방안은 아무런 효력이 발생할 수 없게 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민 전 대표가 하이브와 분쟁 중에도 한국과 일본에서 앨범을 발매하는 등 대표이사로서 업무를 충실히 수행했고, 그가 제기한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의혹 및 음반 밀어내기 의혹도 중대한 계약 위반 사유가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계약 해지에 대해서 민 전 대표가 잃게 되는 손해는 비교적 분명하고 중대하다”면서 “해지를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위반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법원 판단이 나온 직후 민 전 대표는 “재판부의 결정을 존중하며 겸허히 수용한다”라고 밝혔다. 반면 하이브 측은 “당사의 주장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아 안타깝다. 판결문 검토 후 항소 등 향후 법적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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