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중국을 기회의 땅이라 했는가?"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 가전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현지 가전업체의 저가 공세에 시달리면서 주요 가전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해마다 하락하고 있다.
삼성·LG전자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시장 전략을 전환하고,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중국 법인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9일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냉장고 시장 점유율(매출액 기준)에서 삼성전자는 2004년 7.0%에서 2005년 6.1%, 지난해 6.8%로 하락했다.
에어컨 시장점유율은 2004년 3.8%에서 지난해 4.1%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LG전자의 시장점유율은 더욱 떨어졌다. LG전자의 에어컨 시장점유율은 2004년 6.7%에서 2006년 3.9%로 하락했다. 냉장고는 8.6%에서 7.2%, 세탁기는 8.7%에서 6.7%로 하락했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 현지업체의 저가공세다. 중국 현지업체들은 시장 평균판가의 70~80% 수준의 저가 제품을 쏟아 내면서 시장 점유율을 급격히 올렸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에어컨은 중국의 2위업체 거리(Gree)가 10.8%에서 13.9%로 점유율을 올렸고, 냉장고는 3위 업체인 메이링(MeiLing)이 점유율을 2%포인트 올렸다.
이들 업체들은 시장 평균 판가의 70~80%수준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에어컨 한대의 평균 가격이 100만원이라면 중국 현지업체들은 70~80만원 수준의 에어컨을 출시해 시장을 키웠다.
삼성전자는 시장 평균 판가의 130~180% 가량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LG전자는 110~150%이상의 판가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제품보다 50~80%가량 비싼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업체의 저가 공세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내 시장 전략을 변화시키기로 했다.
LG전자는 종전에 생산하던 보급형 제품의 생산을 줄이고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사업을 확대키로 했다. 또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중국 외에 다른 지역으로 판매하는 비중을 늘려, 중국 생산 기지를 해외 진출을 위한 전초 기지로 활용키로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 시장까지 장악하려는 전략도 있었으나 현지업체와의 가격경쟁에서 밀리는게 사실이다"며 "중국내에선 프리미엄 시장에 주력하고, 중국 공장의 수출 비중을 늘리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에어컨은 스탠드형, 냉장고는 양문형, 세탁기는 드럼세탁기+건조기 일체형 제품을 주력 상품으로 삼아 프리미엄 시장에만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급형 시장에선 중국 현지 업체와 경쟁이 쉽지 않다"며 "디자인과 기능 브랜드 파워등에서 앞서는 프리미엄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명용기자 xp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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