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자금 인출을 앞두고 마카오 현지에서 북한측의 동향이 처음 포착됐다.
BDA 자금인출 실무요원으로 추정되는 김모씨 등 북한측 인사 3∼4명이 11일 마카오 최고급 카지노호텔의 3개 호실에 투숙한 뒤 12일 낮 체크아웃했다고 호텔측이 밝혔다.
이들은 BDA 52개 계좌에 예치된 2천500만달러의 인출, 송금에 필요한 차명계좌 권리위임, 신청서 작성 등 실무작업을 위해 주하이(珠海) 조광무역과 북한 노동당 등지에서 파견된 북한측 요원들로 추정되고 있다.
한 소식통은 현재 마카오에 북한측 실무요원 20여명이 머물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BDA측이 북한 계좌 서류를 모두 이관해둔 캄포(水坑尾)가의 금융서비스센터에는 이날도 북한측이 자금을 찾으러 오거나 이체 신청서를 제출하려는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서비스센터는 11일부터 외부인의 방문을 막고 있다.
BDA에 2천만홍콩달러의 예치금을 두고 있고, 마카오의 북한자금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욕완밍(玉允明) 무역유한공사 사무실은 이날도 텅빈채 문을 닫아 걸고 있었다.
이에 따라 북한의 BDA 자금인출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북한은 차명, 사망자 등이 포함된 50여개 계좌 소유주를 정리, 이체 신청서를 제출하는데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날 금융권과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 BDA 북한계좌 50여개 가운데 10여개 계좌에 대한 소유주를 확인하는데 문제가 있다며 자금인출에 "몇주까지는 아니어도 최소 며칠은 걸릴 전망"이라고 전했다.
BDA측 관계자도 "북한측이 자금인출 여부에 외부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지금 돈을 찾으러 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14일을 넘긴 뒤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마카오=연합뉴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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