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열린우리당 탈당파인 통합신당모임을 합한 ‘중도개혁통합신당추진협의회’(중추협)가 다음달 6일 '신설 합당' 방식으로 신당을 창당하기로 합의했다. ‘신설 합당’은 일단 민주당 몇몇이 탈당해 통합신당모임, 외부세력과 함께 공동으로 신당을 창당한 후, 이와 민주당이 합당하는 방식이다.
충추협은 17일 2차 회의에서 신당 주도권 다툼으로 협상결렬 위기까지 봉착했으나, 민주당 측에서 ‘창당준비위 과정에서 현역의원 몇몇이 탈당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하면서 유연한 합의를 이뤘다. 이날 저녁 민주당 박상천 대표와 김효석 원내대표, 통합신당모임 김한길 의원, 이강래 통합추진위원장은 4자 회동을 갖고 이 같은 방향으로 합의했다.
18일 오전 민주당과 통합신당모임 양측은 회의를 통해 신설합당 방식을 추인했다. 통합신당모임 양형일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도개혁통합신당창당은 신설합당 방식으로 추진키로 했다”며 “과거의 새천년민주당과 같이 민주당의 외연을 확대시키는 창당방식이 아니라, 민주당과 통합신당모임, 외부세력 등 3개 세력이 공동으로 창당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핵심관계자는 “어차피 새천년민주당 방식이나, 신설 합당 방식이나 방법은 유사하나, 신설 합당이 법적인 용어라는 뜻의 차이일 뿐”이라며 “통합신당 측은 소위 '도로민주당', '분당세력' 등이 다시 언급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 정파 간의 전격적으로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금주 내로 교섭단체 출범과 창당발기인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우선 민주당 지역구 의원 중에서는 일부가 탈당한 후 발기인대회에 참여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 대변인은 “민주당이 탈당원칙에는 확실히 동의했다”며 “문제는 시점과 규모”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의 참여하는 분들의 탈당시점이나 규모 등은 실무협의를 통해 논의하기로 했다”며 “조직 분과, 정책 분과, 당헌당규 분과 등 3개 분과를 구성하고 내일부터 가동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외부세력에 대해 “민주당과 점진적으로 수용하기로 합의했다”며 “참여하겠다는 사람 중에는 시민전문가 세력 등으로 현재 단체에 소속된 사람도 있고 밖의 사람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범여권대선후보에 영입에 대해 “대선후보 군들 참여는 당을 만들어 놓고 참여하는 게 바람직스럽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신당창당이 특정 대선주자를 염두해 두는 것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열린우리당을 배제한 두 정파 간의 ‘소통합’의 틀이 잡히면서 범여권에 불고 있는 통합 움직임이 한 층 더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의 내부진통, 향후 신당 지분싸움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유종필 대변인은 “분열에는 조건이 없지만 통합은 여러 조건이 따르기 마련”이라며 “양측에서 서로 인내심을 갖고 임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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