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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침통...`지도부 책임론' 대두

"국민 뜻 겸허히 받들 것"



한나라당은 25일 예상을 뛰어넘은 재.보선 참패에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패배가 예상됐던 대전 서을 국회의원 보선뿐 아니라 서울 양천 등 대부분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뒤지는 것으로 드러나자 염창동 당사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을 지키던 당직자 대부분이 밀물처럼 빠져나가는 등 당혹과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다.

불모지인 전남 무안.신안 지역에서 두자릿수 투표율을 위안으로 삼기엔 경기 화성과 충남 서산 등 단 두 곳에서의 승전보가 너무나 참혹했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둔 전초전 성격의 이번 선거에서 전략적 요충지인 충청권과 수도권을 비롯해 텃밭인 경북에서마저 밀려도 너무 크게 밀렸다는 분위기다.

그나마 대선을 앞두고 당 쇄신의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당에 `약'이 될 것이라는 게 위안일 뿐이다.

오후 10시 20분께 굳은 표정으로 상황실을 찾은 강재섭(姜在涉) 대표는 10여분간 개표 상황을 지켜본 뒤 곧바로 자리를 옮겨 다른 최고위원들과 함께 염창동 당사에서 밤 늦게까지 긴급회의를 갖고 재보선 참패에 따른 대응방안을 숙의했다. 당사를 찾을 예정이었던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도 일정을 취소했다.

개표 방송을 지켜보는 내내 당사 상황실에는 큰 한숨소리 조차 들리지 않았고, 자리를 지킨 몇몇 당직자들은 결과가 차마 믿기지 않는다는 황망한 표정이었다.

승리 지역에 `무궁화 꽃'을 장식하는 선거 상황판은 당직자들이 미처 신경쓰지 못하고 사라진 통에 아예 공백으로 내버려졌다.

강 대표는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국민들이 주신 교훈을 가슴깊이 새기고 겸허히 교훈으로 삼아, 당을 쇄신하고 반드시 정권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유구무언이며 국민들에게 깊이 머리를 숙인다"면서 "오만한 한나라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매서운 심판으로 생각하며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나 대변인은 이어 "민심의 엄중함에 다시 한 번 반성한다"면서 "오만하지 말고, 부패하지 말라는 국민들의 준엄한 경고에 귀를 기울여 환골탈태, 분골쇄신하겠다. 천막당사 초심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당직자는 공천 관련 잇단 잡음 및 비리사건 등을 거론하며 "열심히 일해도 표도 안나고 정말 힘이 빠진다"면서 "엄마가 빨래해 놓으면 아이가 와서 우유를 엎어놓는 것 같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강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당장 당직개편을 통해 요동치는 내부를 다잡고, 당 쇄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각오다. 황우여 사무총장을 비롯한 임명직 당직자들은 이미 일괄 사퇴키로 의견을 모으고 26일 사직서를 제출키로 했다. 대전 출신인 강창희 최고위원 역시 사퇴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를 비롯해 최근 잇단 `돈 공천' 파문과 의사협회 로비사건 등을 싸잡아 거론하며 당 안팎에서 자성과 지도부 책임론이 거세게 일 것으로 예상된다.

홍준표 의원은 "이번 선거는 무소속 돌풍이 아니라,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며 "텃밭에서도 한나라당을 당선시키지 못한다면 이는 지지율 50%를 믿고 오만하고 자만했던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의원은 "이번 결과가 당의 자기혁신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대선까지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3선 의원은 "임명직 당직자 사퇴로 수습이 되겠느냐"면서 "최고위원을 비롯한 지도부 전원이 총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당직자는 "대선을 앞두고 오히려 당에는 더 잘된 일"이라며 "지난 2002년 대선의 전철을 밟지않고, 대선 직전 선거에서 패배해야 대세론에 안주하지 않고 정신을 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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