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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새시대 테마는 '창조적 자본주의'>

34년 만에 하버드 졸업장받고 21세기 `화두' 제시

인류 가난과 불평등 해결 위한 특권층 사고전환 촉구

빌 게이츠가 '창조적 자본주의'라는 21세기의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34년 만에 하버드 졸업장받고 21세기 `화두' 제시

인류 가난과 불평등 해결 위한 특권층 사고전환 촉구



(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 = '창조하는 거인' 빌 게이츠(51)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34년만에 하버드대 졸업장을 손에 쥐면서 이 세상이 나아가야 할 지향점과 가치와 관련해 새롭고 중요한 메시지를 던졌다.

게이츠 회장은 지난 1973년 하버드대에 입학했으나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에 전념키 위해 3학년에 재학중이던 1975년 자퇴했다.

대학 중퇴생인 그는 미국 최대의 정보기술(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를 창립해 세계 최대의 갑부가 됐으며 7일(현지시간) 하버드대 졸업식에 참석, 명예학사 학위와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가 졸업 연설에서 제시한 화두는 이른바 '창조적 자본주의(creative capitalism)'.

자본주의의 양대 축인 '시장'과 '기술혁신'을 활용, 21세기 최대의 고민인 가난과 질병으로 인한 인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그 요체다.

이미 지난해 오는 2008년 7월 MS에서 손을 떼고 2000년 설립한 자선재단인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일에 전념하겠다고 밝힌 사람답게 게이츠는 " 세상에 지독한 불평등, 즉 수백만 명을 절망에 빠뜨리는 건강과 부(富), 기회의 불균형이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하버드대를 떠났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선사업에 나서게 된 것도 세상에 만연한 질병과 죽음, 무지에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것으로 인해 느낀 충격 때문이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또 "나는 하버드대에 다닐 때 경제학과 정치학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고, 과학의 진보를 이룬 위대한 발견에 대해 배웠다. 그러나 인간애의 위대한 진보는 이런 발견들을 어떻게 불평등을 없애는 데 적용하는 가에 달려 있다는 점은 당시엔 몰랐다"고 말했다.

아울러 특권계층에 속하는 명문 하버드 대학생들을 겨냥, "여러분처럼 세상에서 가장 큰 특권을 누리는 사람들이 아무 특권이 없는 이들의 삶에 대해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면서 불평등의 전문가가 되라고 권유했다.

그러면서 '창조적 자본주의'의 의미를 하나씩 풀어나갔다.

가난한 사람을 위해 시장의 힘(market forces)을 쓸 수 있지만 만일 정부와 기업이 시장의 힘을 확장할 수 있다면 더욱 많은 사람이 돈을 벌 것이고,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그것이 바로 심각한 불평등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돕는 방법이라는 얘기다.

만약 우리가 기업이 시장에서 이윤을, 정치가 표를 추구하는 방식으로 가난한 사람의 필요를 충족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면 이 세상의 불평등을 줄이는 지속가능한 길을 발견할 수 있다는게 게이츠가 말하고자 한 핵심이다.

게이츠는 이어 "인간의 위대한 진보는 발견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 어떻게 불평등을 줄이는가에 달려 있다"면서 "단 한 명의 삶을 살린다고 해도 짜릿할 텐데 수백만 명을 살릴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우리가 더 창조적인 자본주의를 발전시킨다면 시장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더 잘 작동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생명공학, 컴퓨터, 인터넷의 혁명적 발전으로 빈곤과 질병을 끝낼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주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창조적 자본주의로 세계에 만연하는 질병과 가난.불평등을 없애자"고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회의론자들은 '불평등은 태초부터 있었고, 지구에 종말이 올 때까지도 우리와 함께 존재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손사래를 쳤다.

심지어 게이츠는 "예방할 수 있는 질병 때문에 사람이 사망하는 일도 없앨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민의 힘으로 정부의 역할을 바꿀 수 있다는 주장도 했다. 아울러 "우리는 각국 정부에 대해 납세자가 추구하는 가치(불평등 해소 등)를 더 잘 반영하는 방향으로 우리의 세금을 쓰게끔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기업 소식 전문 온라인 매체인 'e-위크'는 "기업과 정부 지도자들에게 기술 혁신과 성장으로 축적한 부를 좀 더 가치있게 쓰라고 주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시사주간 타임은 게이츠의 졸업증 수여는 '빌 1.0'과 '빌 2.0'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버드 재학 중 MS 창립 동기인 폴 앨런과 함께 천재성을 발휘하던 좌충우돌 괴짜 이미지의 게이츠와 MS라는 신화를 이룬 성숙한 게이츠 사이의 거리가 좁혀지게 됐다는 얘기다.

게이츠는 그러나 MS에 대한 확신으로 미련 없이 하버드를 떠났을 때처럼 또다시 묘한 웃음을 지으며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빌 3.0'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질병퇴치와 교육환경 개선에 매진하겠다는 신호탄인 셈이다.

cb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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