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도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
김대중·노무현 집권 10년간 문화계는 정치계와 못지않은 이념 대립의 진원지였다. 순수예술을 지향했던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좌천됐고, 좌파정권과 이념적 코드를 공유했던 소수 문화운동가들이 문화 권력을 접수, 점령군 사령관 노릇을 하며 ‘문화(文化)쿠데타’를 주도했다.
특히 노무현 정권의 등장과 함께 문화계에 진주한 좌파 예술인들의 문화권력 접수는 사전에 면밀하게 준비된 것이었다. 이들은 40년간 ‘예총’(한국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이 장악했던 문화 권력을 ‘민예총’(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으로 넘겨 문화계의 ‘새판 짜기’를 주도했다.
이처럼 한국판 ‘문혁’(文革)을 주도해온 좌파 정권의 문화 예술 정책에 대해 조희문 인하대 영화학과 교수는 “노무현 정부의 문화예술 정책은 ‘이념적 과잉’에 갇힌 채 문화와 예술의 위상을 정치화 시켰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간 생략)
“현재 한국의 문화계는 공산혁명 직후 영화산업을 국유화하고 모든 문예활동을 이념선전 수단으로 동원하고자 했던 러시아 상황과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다. 역설적으로 이 점은 개인의 창의성과 공동체적 자유와 품위와 연대감을 살릴 수 있는 건강한 문화와 예술의 회복이 중요한 과제라는 것을 제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프리존 뉴스 김재필기자)
결국 좌파정권동안 영화 등이 순수예술에서 정치참여로 변질되고 영화평론계는 질적 수준이 낮아져서 영화평론계와 관객의 시각의 차이는 더욱 깊어진 문제점을 만들었다.
영화평론계의 문제점
영화평론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중과 함께 가지 못하는 것이다.
[평단의 평가랑 흥행은 언제나 따로 국밥처럼 전반적으로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위의 내용은 MBC 100분 토론에서 무비스트 편집장(서대원)의 주장이다. ‘디워’에서도 일반 관객과 네티즌들은 우호적이었고 진보성향인 진중권을 선두로 일부 평론가들은 혹평을 하였다. 필자의 관점에서 평론가와 관객의 시선차이가 나는 이유를 분석하여보면 다음과 같다.
-.평론가와 관객의 시각차이
진중권을 지지하는 어느 평론가는 관객과 평론가의 영화를 보는 관점의 차이가 있다고 주장한다. ‘디워’에 대한 진중권사태를 보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관객은 영화를 즐기기 위하여 보는 것이고 일부 평론가는 영화의 결점을 찾기 위하여 영화를 본다는 생각이 든다. 진중권의 경우는 ‘디워’를 2번 보았는데 스토리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였다. 즉 그는 영화를 제대로 관람한 것이 아니라 영화의 결점을 잡기위하여 영화를 보았고 결국은 영화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영화를 토막토막 내어서 비판하게 된 것이다.
-.영화를 보는 중요도의 차이
관객은 영화에서 영상을 매우 중요시 한다. 영상의 정보가 언어나 문자보다 매우 강렬하므로 관객은 영상에서 주는 느낌을 매우 중요시한다. 그런데 평론가의 평론이 영상에 대한 중요도가 높게 취급되는 경우는 거의 없어 보이고 연기자의 연기와 스토리라인의 흐름 등을 중요시 한다. 또한 관객은 영화에서 주는 즐거움을 중요시 하는데 반하여 평론가는 영화에서 주는 감동을 중요시 하는 것 같다. 이것은 예술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이다. 예술은 원시민족의 축제에서부터 나왔다고 한다. 원시민족이 추었던 춤과 노래에서 음악이나 연극 등이 나온 것이다. 이들은 춤과 노래를 함으로서 감정을 정화시키고 마음을 평정케 하여준다. 이것은 즐거움과 깊은 관계가 있다. 영화평론가의 평론들에서 즐거움에 대한 성찰은 거의 없고 미적인 것 예술성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예술이면서 산업이다. 그러므로 즐거움에 대한 성찰이 중요하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영화평론가가 전문가인가?
영화를 전공한 영화평론가인 유지나교수의 경우 ‘디워’는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다고 말하였고 우리영화계의 원로인 임권택 감독님 또한 “‘디워’ 비난받을 영화 아니다”라고 말씀하였다. 일부 영화평론가는 영상영화를 전공하여서 영화에 대하여 전문지식이 있는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영화평론가는 영화에 대하여 전문지식이 높다고 보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디워’에 대하여 날 선 비판을 하거나 ‘디워’를 하찮은 영화라고 비난하는 분들 중에서 영화를 제대로 공부를 한 영화평론가를 찾아보기가 어려운 현실을 보면 과연 영화평론가가 영화 전문가의 집단인지 의심이 간다. 우리나라 영화제에서 영화심사의 결과에 대한 비판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것도 영화평론가의 전문성에 의심이 가는 부분이다. 예술성에 대한 평가는 개개인마다 달라서 필자가 언급하기는 곤란하지만 기술상(시각효과상) 부분을 보면 2007년 청룡영화제의 심사위원의 수준이 의심스럽다. 이 영화제에서 기술상은 ‘디워’를 제치고 ‘중천’이 받았다. 필자가 우리나라 영화계의 편견과 무지함으로 인하여 청룡영화제에서‘디워’가 기술상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을 하였는데 그 것이 현실로 나타났었다. 오는 3월 17일 홍콩컨벤션전시센터(HKCEC)에서 시상식을 갖는 아시안필름어워드(Asian Film Awards(AFA))에서 심형래 감독의 ‘디워’가 최우수 시각효과상 후보에 올랐다. 즉 국외에서 ‘디워’가 ‘중천’보다 인정을 받는 현실을 보면 국내의 영화평론계의 문제점이 보인다.
-.영화평론가의 가장 큰 문제는
영화평론가의 가장 큰 문제는 관객에 대한 불성실성이다.
진중권은 ‘디워’를 보는 관객을 비난하였는데 이는 정말 잘 못 된 것이다. 영화에 대한 고객도 관객이고 영화평론에 대한 고객도 관객이다. 미학에서 미에 대한 판단이 객관성에서 주관적으로 변경된 현재의 시대에서 자신과 영화평가가 다르다고 영화의 관객을 비난하는 것은 영화평론가로서의 기본이 되어있지 못하다. 2500년전의 아리스토텔레스나 언급하면서 자신들은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집이고 독선인 것이다.
노무현 정부의 영화계는?
노무현 정부에서 흥행에 성공한 작품들이 시사성이나 사회성을 갖고 있는 것이 보인다. ‘웰컴 투 동막골 (Welcome To Dongmakgol)’은 남북한의 화해무드를 주제로 갖고 있어서 노무현 정부의 대북관이 잘 반영된 영화다. 영화 괴물은 미군의 독극물 유출사건을 소재로 하여 만들어진 반미성향이 있는 영화이다. 그리고 ‘화려한 휴가’는 광주의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하여 만들어진 영화이다. 이 시대의 비극을 소재로 하여 만든 영화인데 방영시기가 대선을 5개월 정도 남겨둔 시점에서 상영이 되었고 중고등학교의 단체관람이 많았던 영화였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대선용 영화가 아니가하는 의혹을 받았다. 특히 잔혹한 장면이 있어서 초등학교 학생들은 영화를 보는 도중에 구토하는 일들이 많았다. 영화관람 등급에서도 의혹이 가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관람을 하는 등 정치권의 지원이 눈에 보이는 영화였다. 노무현 정권에서의 영화가 반미, 친북 성향이 보이는 것은 리틀 노무현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진중권 같은 영화평론가는 ‘화려한 휴가’를 다시 만들면 더 좋은 영화가 될 것이라고 평론을 하였다. 아마도 정권이 바뀌지 않았다면 2012년 대선에서 다시 화려한 휴가와 같은 내용의 영화를 보게 되었을 것이다. 노무현 정권의 영화계는 정치와 야합한 것은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이러한 의혹은 각종 신문의 기사들을 보면 실감이 난다.
몇 가지의 예를 들어보자.
영화진흥위원회를 둘러싼 영화계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갈등은 지난 10년간 정치권력과 결탁한 몇몇 영화인이 영진위를 장악했고 국고로 지원된 영화 자금을 전횡했다는 데서 촉발됐다. 어제 정인엽 영화감독협회 이사장이 주장한 내용이다. 영진위가 8년 동안 2980억 원의 돈을 썼는데 영화 진흥과 상관없이 정치적 색깔에 따라 각 단체에 돈을 지원했다고도 했다.
좌파 인맥이 영진위를 장악했으니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이다. 현재 영진위 위원장은 원혜영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의 부인 안정숙 씨, 이현승 부위원장과 김동원 위원은 '노무현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 모임(노문모)' 회원이다. 영화계는 빙산의 일각이다. 문화예술위원회는 11명의 위원 중 9명이 민예총 출신이다. 예술위는 한 해 1100억 원을 문인과 예술가의 창작활동에 지원해왔다. 말이 지원이지 돈줄을 쥐고 있는 인사들이 막강 문화권력을 휘두르며 줄 서기를 강요한 것이다.
돌이켜보면 노무현 정부는 집권 직후 이창동 당시 문화부 장관에게 총대를 메게 해 문화부 산하 단체장들을 제 식구로 채워나갔다. 연간 1조원이 넘는 문화예산이 그들 손으로 넘어갔으며 이른바 '개코인사'(개혁 코드인사)라 하여 민예총이나 문화연대 출신 인사들이 하루아침에 문화계를 장악했다. 그 결과 문화예술계는 사회 전반에 퍼진 이념적 갈등과 대립, 편가르기의 진원이었다. 문화는 정치의 도구로 전락했고 순수예술은 고사(枯死) 직전이다.
실력보다는 진보라는 코드에 의존하여 노무현 정권동안 유명인이 되고 문화계의 권력의 핵심에 있는 이들은 새 시대에 청산되어야 한다. 영화계 또한 결단코 정치와 타협하여서는 안 된다. 영화가 정치와 타협하면 그 것은 예술이 아니고 쓰레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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