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이지안 부대변인님의 검찰의 기소 건에 대한 논평을 잘 봤습니다. 공당의 부대변인이란 분이 검찰의 기소 내용도 확인하지 않고 글을 썼더군요. 검찰의 정확한 기소장을 확인하지 못했다면, 최소한 빅뉴스의 기사라도 확인해보셨어야지요.
“진중권 교수가 변 아무개 씨를 ‘듣보잡’이라 불러 모욕했다는 변 아무개 씨의 고소를 받아들인 이유인데,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다. 진중권 교수의 ‘듣보잡’ 발언이 검찰에 기소까지 당할 정도로 잘못된 것이라면, 그동안 변 아무개 씨가 진중권 교수에게 퍼부어왔던 그 수많은 모욕적인 언사 역시 똑같이 기소돼야 할 것이 아닌가”
어떻게 그쪽 동네는 기본적인 사실 확인이라는 절차적 바이러스가 거세된 인종들만 사나봅니다. ‘빅뉴스’ 검색하셔서 진씨가 왜 기소되었는지 다시 확인하고, 가급적 공당의 부대변인으로서 정정 성명을 내시기 바랍니다. 진씨는 ‘듣보잡’ 표현으로 기소된 게 아니라, ‘변듣보’라는 특정인에 대한 모욕적 표현으로 형법상 모욕죄로 기소된 것은 물론, 최소 3가지 이상의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최대 7년 징역이 가능한 정보통신망법 상의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기소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왕 글을 적은 김에 한 가지 물어봅시다. 47세의 두 자녀의 아버지이자 귀하 진보신당의 당원인 진중권씨가 26세의 여성 작가 정지민씨에 대해 ‘미스정’, ‘아가씨’, ‘내 취향 아니다’라는 진보신당 기준으로는 명백한 성폭력적 발언을 하여, 제가 진보신당 측에 제소 절차를 문의했습니다. 진보신당 측은 처음에는 정지민씨가 당원이 아니어서 제소가 불가능하다는 거짓말을 하더니, 제가 당규의 근거 조항을 지적하며 문제삼자 곧바로 진보신당 여성위가 결정해서 알려주겠다는 답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잘났다는 진보신당의 여성위는 아직까지 결과를 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게, 진보신당의 성폭력 처리 절치는 당규대로 진행하면 되는 거지요. 진보신당 당규에는 피해 여성이 당원이 아니더라도, 가해 남성이 당원이면 똑같은 절차에 따라 징계할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이것을 왜 여성위가 결정합니까? 당규를 어기겠다는 말인가요? 별 이유없이 당규를 어기게 되면 선관위에 제재를 받는다는 것도 모릅니까?
당규를 떠나 진보신당 내에서 가장 강력히 여성의 인권을 부르짖고 다니는 분이 이지안 부대변인이지요. 2007년 12월 국민중심당의 심대평 대표 측이 여기자들을 대상으로 ‘아가씨’라 불렀다고 ‘성희롱 마쵸들’이라 비난하신 분도 이지안 부대변인입니다.
이러한 이지안 부대변인의 여성 인권에 대한 가치관은 자당의 마스코트인 두 자녀의 아버지인 진중권씨에는 해당이 안 되나 봅니다. 제가 일찌감치 지적했지요. 진보신당의 여성 권익은 진보신당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도움이 되는 여성에게만 적용이 되지, 진보신당의 이익에 해가 되는 여성과는 상관없을 것 같다구요. 오히려 정지민 같은 여성은 여성의 인권이고 뭐고 집단적으로 짓밟아버리는 게 진보신당의 여성관이라 보입니다.
이지안 부대변인은 자신이 잘 알지도 못하는 검찰 기소 가지고 허위사실 유포할 때가 아닙니다. 진보신당의 마스코트인 진씨가 공개적으로 명백히 성폭력을 저질렀으면, 설사 피해자의 제소가 없더라도, 알아서 색출해서 징계해야지요. 오늘 쓴 글을 보니 그럴 생각이 전혀 없나 봅니다.
현재까지 정지민 작가는 진보신당의 몰상식적인 성폭력 당규에 근거하여 진중권씨를 처벌할 의사는 없습니다. 그러나 진보신당의 당규에 성폭력 관련해서는 사실 상 제소 기한이 없기 때문에 정지민 작가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제소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솔직히 그 상황을 보고 싶습니다. 진보신당 측이 자신들의 여성주의적 가치관에 따라 당규를 일관적으로 적용할지, 자신들의 권력 유지에 도움이 안 되므로, 끊임없는 거짓말과 사실조작을 하여 한 여성의 인권을 짓밟아버리며 무마시킬지.
하여간 시간은 충분하니까, 천천히 논의해보지요. 그 이전에 자신이 진정으로 여성의 인권을 위해 투쟁한다면, 알아서 처리하십시오. 이미 이지안 부대변인의 이번 성명을 보니, 제 예상대로 진보신당의 여성주의자들은 자신들의 권력과 이익을 위해서라면 같은 여성의 인권 정도는 한번에 파괴시킬 수도 있는 자들이라는 심증은 충분히 갖게 되었습니다.
그럼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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