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외국인 관광객 1분기 476만 명 ‘역대 최대’... 원화 약세에 백화점·면세점 동반 호실적

백화점 3사 1분기 영업이익 30%대 상승 전망... 롯데·신세계 외국인 매출 100%·89% ↑
호텔신라, 전년 영업손실 25억→영업이익 204억 흑자전환... 면세 7개 분기 만에 흑자 복귀
4월 소비심리지수 99.2로 비관 국면... “내수 부진 속 외국인은 가뭄의 단비”

인싸잇=이다현 기자 | 올해 1분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476만 명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내수 부진 속에서도 유통업계가 호실적을 내고 있다. K컬처 열풍과 원화 약세가 맞물려 외국인 소비가 급격히 늘어난 결과다. 반면 정작 K컬처 열풍을 이끈 엔터주는 이 흐름에서 소외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1분기 외국인 관광객 476만 명, 소비 4조 1744억... 쇼핑이 44.8%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3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476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하며 1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3월에만 206만 명이 입국해 월별 최대 실적도 함께 갈아치웠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145만 명(+29.0%)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 94만 명(+20.2%), 대만 54만 명(+37.7%) 순이었다. 대만은 주요 국가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미국·유럽 등 원거리 시장에서도 69만 명이 방한하며 방한 시장의 다변화가 확인됐다.

 

크루즈는 338척이 입항해 전년 동기 대비 52.9% 증가했고, 지방 공항을 통한 입국자도 49.7% 늘었다.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1분기 외국인 관광소비는 4조 174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9% 증가했다. 이 중 쇼핑업이 44.8%를 차지했다.

 

외국인 신용카드 관광지출액도 3조 2128억 원으로 전년(2조 6113억 원)보다 23% 늘었다. 방한 여행 전반적 만족도는 90.8점으로 전년(89.7점)보다 1.1점 올랐다.

 

배경에는 환율이 있다. 1분기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 후반에서 1500원대를 오르내렸다. 4월 29일 기준 1477원까지 오르며 외국인의 체감 구매력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반면 4월 소비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7.8포인트 급락한 99.2를 기록해 비관 국면으로 전환됐다. 내국인 소비는 위축됐지만 외국인 소비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금융업계는 중일 관계 경색으로 일본을 기피하는 중국 관광객이 한국으로 유입된 것도 주요 요인으로 분석했다. 중국 관광객 사이에서는 백화점 구매 영수증을 정품 인증처럼 활용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백화점 3사 외국인 매출 최대 140%↑... 1분기 영업이익 30%대 상승 전망

 

환율 효과는 백화점 실적으로 직결됐다. 롯데백화점의 1분기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0% 증가했으며 명동본점은 130%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외국인 매출이 89% 증가했고 본점은 140% 뛰었다. 더현대 서울은 외국인 매출이 121% 증가했으며 외국인 수요가 집중된 신세계 센텀시티는 98%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의 1분기 잠정 매출은 2조 2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늘었다. 상품군별로는 럭셔리뷰티(+132%)·남성패션(+121%)·여성패션(+100%)·화장품(+91%)·럭셔리주얼리(+81%)의 성장폭이 컸다.

 

키움증권은 백화점 3사의 1분기 영업이익을 롯데백화점 1790억 원(+37.8%)·신세계 1430억 원(+32.4%)·현대백화점 1290억 원(+32.9%)으로 전망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중국 노동절(5월 1~5일)·일본 골든위크가 있는 2분기에도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호텔신라 면세 7개 분기 만에 흑자... 객단가도 함께 올랐다

 

 

면세업계도 반등에 성공했다. 호텔신라는 24일 공시한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실적에서 매출액 1조 534억 9200만 원(+8.4%), 영업이익 204억 1500만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영업손실 24억 7000만 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23억 원)를 약 9배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당기순이익도 59억 9800만 원으로, 2025년 4분기 당기순손실 166억 2700만 원과 2025년 1분기 당기순손실 61억 8000만 원에서 흑자전환했다.

 

면세(TR) 부문은 매출 8846억 원(+7%), 영업이익 122억 원을 기록하며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시내점 매출이 11.7% 늘고 공항점 매출도 4% 증가했다. 시내 면세점 영업이익률은 직전 분기 3%에서 이번 분기 8%로 대폭 개선됐다.

 

호텔·레저 부문은 비수기임에도 매출 1689억 원(+16.7%), 영업이익 82억 원(+228%)을 기록했다. 제주신라호텔은 객실점유율(OCC)이 전년 대비 12%p 오른 70%를 기록하며 물량 중심의 수요 회복을 보였다.

 

반면 서울신라호텔은 객실 일부 보수 공사로 OCC가 66%로 전년 대비 7%p 하락했음에도 매출은 12.2% 늘었다. 객실이 덜 찼는데도 매출이 증가한 것은 인바운드 수요 증가에 따른 객단가 상승이 주요 원인이다. 신라스테이도 OCC 82%를 기록하며 17.3% 성장했다.

 

흥국증권은 호텔신라의 2026년 연간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1050% 증가한 1554억 원으로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5만 8000원에서 8만 원으로 상향했다. 시장 컨센서스(23억 원)를 약 9배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27일부터 약 2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다만 실적 개선 이면에 재무 부담도 확인된다. 1분기 말 기준 유동자산(1조 2506억 원)이 유동부채(1조 3878억 원)를 밑돌아 유동비율이 90%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내수 부진 속 외국인은 가뭄의 단비”... 전용 멤버십·환승투어 경쟁

 

 

유통업계는 외국인 유치 전략을 전면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 외국인 전용 ‘롯데 투어리스트 멤버십 카드’를 출시해 두 달 만에 2만 5000건을 돌파했다.

 

중국 플랫폼 고덕지도·따종디엔핑 공식 채널을 통해 한 달 만에 방문자 전환율 40%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은 인천공항에서 더현대 서울을 거쳐 공항으로 돌아가는 ‘K컬처 환승투어’를 업계 최초로 운영했다. 신세계는 부산 스파랜드·아이스링크를 ‘비짓부산패스’에 포함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으로 내수 소비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환율 효과를 누리는 외국인 관광객은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관광객 특수에서 K컬처 열풍의 주역인 엔터주는 소외되고 있다. 최근 주요 엔터 기업들은 목표 주가 하향 평가를 받는 등 모멘텀 부족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콘텐츠 소비와 상품 소비 간의 온도 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